언어의 정원 (16p 설정집) - 한국어 더빙 수록
신카이 마코토 감독, 이리노 미유 외 목소리 / 아트서비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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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한 여름. 더운 날씨가 매일같이 이어지고, 비는 오지 않았다.
여름이 끝나갈 어느 날. 갑자기 태풍에 연이어 폭우가 쏟아졌다.
제발 한바탕 소나기라도 후드득 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어들었던 언어의 정원은 갑자기 내린 폭우로 우울한 마음을 적시며 돌아갔다.
책 언어의 정원을 읽고 데이트 폭력 장면이 나와서 한동안 언어의 정원을 보지 않았다.
한바탕 비가 필요했던건 사실이지만 급작스러운 빗방울에 너무 우울했다.

비가 내리는 날의 신주쿠 공원. 비와 빛.

유키노 천둥소리 희미하게 울리네 구름이 껴서 비라도 와준다면 당신은 여기 있어줄까?
타카오 천둥소리 희미하게 울리고 비가 오지 않아도 난 여기 있겠어요. 당신이 붙잡는다면.

하이쿠의 시. 유키노와 다카오가 사람을 잡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외로웠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둘이 함께 있을 때의 웃음조차 외로워 보였다.
도시 한가운데 놓인 정원에서 유키노와 타카노는 사랑이 아닌 곁에 있어줄 사람이 더 필요했을 수도 있다.

나쁜 건 네가 아니라 거친 모습을 감추지 못한 내 탓이야. - 언어의 정원 OST, Rain

신카이 마코토가 '너의 이름은'에서 그리고 몇몇 여혐 논란이 없었다면, 언어의 정원을 좀 더 마음 편안히 볼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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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려나 서점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고향옥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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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에서 제목이 재미있어보여 집어들었다.
활자로만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펴보니 그림이 있었다.
책과 서점에 대한 각양각색의 상상이 그림으로 그려져있어 신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혹시 있을까 싶어 서점주인에게 물어보면 있다고 꺼내어주는 책이 신기했다.
희귀한 책이라고 책(나무)을 키우는 법이 나오거나 책과 관련된 명소로 독서초가 나오는데 독서초가 꽃을 피우면 계속해서 책을 읽거나 하는 형식이었다.

재미있는 상상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수중도서관이었다.
성처럼 생긴 도서관은 시간이 지날수록 물에 잠기게 되는데 물에 잠긴 부분에 있는 책을 읽을 수 없고, 물에서 너무 높이 떨어져 있는 부분은 너무 높아서 읽을 수 없고.
결국 꼭대기 층에 있는 책은 물이 제일 위까지 가득 차야지만 읽을 수 있다는 상상이 귀여웠다.
- 근데 실제로 이런 도서관이 있다면 물 안에 있는 책은 스쿠버다이빙을 해서 읽을 수 있고 꼭대기 층에 있는 책은 경비행기나 헬리콥터를 타거나 암벽등반으로 올라가서 읽는 사람이 생길 것 같았다.

기분전환으로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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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미어캣 - 대만 싱글맘, 미어캣을 만나 인생을 다시 배우다
원팡링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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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만의 여성이 40세가 넘어 미어캣을 보러 아프리카에 간 이후,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 쓴 에세이이다.
미어캣이라고 하여 미어캣에 관한 생태에세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에세이 종류였다.

어떤 사람과의 관계나 자존감은 사실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미어캣의 생태 다큐멘터리와 직접 봉사 참여를 통하여 관계와 자존감을 모두 극복하였다고 하는 것은 일정 부분은 진실일 것이고 일정 부분은 과장이 섞였을 수 있다.
저자가 겪은 모든 일에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40세가 넘은 나이에, 몇 번의 도전 끝에 미어캣 봉사 참여 프로그램에 가게되었다는 것은 나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해당 담당자는 정말 힘들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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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어른이 될 수 없었다
모에가라 지음, 김해용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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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지친 몸을 끌고 기어가다시피 들어간 서점.
신간서적코너 어딘가쯤 놓여있던 책을 들어 서점 한구석에서 읽기 시작했다. 영혼 없이.

트위터에서 140자로 연재되던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는데 썩 재미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그저 어떤 40대 아저씨가 자신의 20대를 회상하며 좋아했던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일을 쓴 글이었다.
다만, 책을 읽으며 가끔씩 쓸쓸함이 묻어나와서 중간에 책을 쉽사리 놓을 수 없었다.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런 구원도 얻을 수 없다. - p185

우리는 모두 살아있지만, 그리고 어떤 형식으로든 구원을 바라지만 구원은 얻을 수 없다.
살아있다는 것이 우리가 가진 위험이라면 죽음만이 구원일 수 있다.
죽음의 고통에서 멀어지는 것이 구원이라면 우리는 영원히 구원받지 못한다.
책의 내용보다는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구원을 얻을 수 없다는 문장이 폐부를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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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마에 대해 거의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갔다. 영화 장르가 스릴러/미스터리라는 것 외에는 감독도 나오는 출연배우도 누군지 알지 못 한채 영화를 보러갔다.
- 급으로 같이 갔던 사람의 말로는 '요아킴 트리에 감독이 전작과 달리 새로운 시도를 한 것 같다.'라고 하였지만, 내가 전작을 보지 못했다.

영화를 보면서 동물(사슴=순수/뱀=욕망, 타락)을 가지고 나타낸 상징이 매우 불편했다.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고 뱀은 그저 뱀일 뿐인데, 인간이 가진 상상으로 상징을 불어넣고 사슴은 순수하다, 뱀은 타락했고 욕망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매우 싫었다. 사슴도 뱀도 그저 있는 그대로일 뿐인데 인간은 상징으로서만 동물을 사용하려고 했다.

델마가 가진 능력이 실제로 있는 것인지 아니면 SF적인 설정인지 알 수 없었다. 의사인 아버지가 딸 델마에게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정신과 약을 먹이는 것은 딸을 걱정한다기보다 폭력적으로 느껴져서 불편했다.
델마를 억압한 것은 그녀가 가진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사랑과 욕망을 인정하지 못 하고 강제로 억누르게 만든 잘못된 믿음이었다.

델마와 아냐가 사랑을 확인하는 부분에서.. '도대체 여기서 퀴어가 왜 나와?'라는 의문이 생기기는 했지만, 뒤늦게 '아무 이유없이' 이성애가 나올 때도 부지기수인데 '아무 이유없이' 동성애가 나와도 상관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영화를 보고 낸 결론 중 하나는 "이유 없는 강제적 믿음이 잘못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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