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지난 4월인가 6월에 영화 기생충 관람이 유행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티켓 파워인지 아니면 뭐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스페인에서 나는 기생충에 관련된 기사와 각종 포스팅을 보았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리뷰는 나와 페이스북 친구인 사람이 페이스북에 올렸던 내용인데 '봉준호가 그린 송강호 가족의 모습은 아마 그가 상상에서 생각한 저소득층의 모습일 것 같다.'라고 했다. 영화를 보고나니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기생충에 나왔던 저속득층으로 대변되는 송강호의 가족은 내가 봤을 때 상당히 이질적이었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이 되는 경우는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원래 엄청 부자인 가족은 아니었는데, 가족 중 한 명이 장애인이거나 큰 병에 걸려서 병원비로 큰 돈을 썼다거나, 2. 가족 중 한 명이 보증을 잘못 썼다거나, 3. 원래는 보통의 가정이었는데 주요소득을 담당하는 사람(주로 아빠라고 불리는 성인남성구성원)의 사고로 인한 사망 내지는 사고로 인하여 장애인이 되었다거나, 4. 그냥 원래부터 가난한 사람이었다거나.
근데 내가 봤을 때, 기생충에서 묘사된 송강호 가족은 상당히 이상스러웠다. 일단 장애인인 사람은 없었고, 보아하니 보증을 잘못 썼거나 빚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럼 단순하게 내가 블로그에 쓸수 없는 다른 어떤 이유때문에 '그냥 원래부터 가난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성인 가족 4명이 반지하방에서 살 정도로 가난한 상황이라면 수능을 볼 생각은 생각조차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첫째같은 경우 한국 가족주의적 문화 때문에 고등학교 때부터 알바를 열심히 하고 대학을 갈 생각을 1도 안 하는 상황도 있다. 대학을 가기 위한 수능접수부터 공부를 위한 문제집 하나조차도 돈이기 때문이다. - 물론 집근처 도서관을 활용한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수능관련 문제풀이 책은 한계가 있다.
그러기에 집이 가난하면 보통은 수능을 보지 않고 대학을 갈 생각이 있어도 일단 '다음'으로 미루고 알바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근데 여기서는 2명의 자녀가 모두 3~4수를 한 것으로 예상되는 대화가 나온다. 정말 일상적이지 않은 대화라고 느꼈다. 도대체가 송강호 가족의 경제 상태를 알 수 없었다. 저소득층 가정을 묘사한 것 같기는 한데, 정말 '상상속에서 만든 가족'이라고 느껴졌다.
이선균과 조여정이 있는 가족을 보았을 때도 비슷한 기시감이 들었다. 부자라고 설정된 그들도 '상상'에서 만들어진 사람 같았다. 실제로 있을 법한 사람이 아닌 그냥 없을 법한 사람을 만든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실제로 있을 법한 사람'은 막내로 나왔던 꼬마 아이 정도 뿐이었다.
영화는 재미있게 보았다. 기생충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 될 것 같지만 그에 대한 해석은 안 할랜다.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했기에 그에 뭐라도 얹고 싶지도 않고 귀찮다.
나는 봉중호 감독 영화에 나오는 독특한 영상이 좋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불편할 때도 많다. 아마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