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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씽 - 경영의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평점 :
흥미롭게도 얼마 전에 읽은 책 중 하나가 실리콘밸리의 유망한 유니콘인줄 알았으니 알고보니 천문학적인 사기꾼 CEO기업이었던 테라노스의 이야기를 담은 배드블러드를 읽은 직후에 이 책을 읽게되니 두 기업의 차이, 아니 두 명의 CEO가 가진 차이가 너무나 극명하게 들어나서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하드씽의 경우 벤 호로위츠의 첫 번째 창업 기업이었던 라우드클라우드/옵스웨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 있어서 라우드클라우드/옵스웨어와 테라노스를 비교하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벤 호로비츠의 경우 라우드클라우드/옵스웨어를 창업하기에 앞서 그와 관련된 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벤은 물론이고 벤과 함께 창업을 했던 사람 모두 자신이 창업하는 분야에 대한 전공을 했었으며, 관련 직종에서 몇 년간 일을 한 경험이 있었다. 이에 비해서 배드블러드에 나왔던 테라노스의 CEO였던 엘리자베스 홈즈의 경우 자신이 창업한 일에 대해서 지식이 전무하였으며 관련한 일을 한 번도 해본적이 없었다. 여기서부터 벤의 기업과 엘리자베스의 기업에서 엄청난 차이나 보여진다. 라우드클라우드/옵스웨어의 경우 자신의 기업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있었고 앞으로의 기업 포지셔닝이나 나아가야 할 부분에 대해 CEO가 명확하게 집고 넘어가고 있었으나 테라노스의 경우는 아이디어만 있는 허울좋은 기업이었을 뿐 포지셔닝이나 그 외 기타 세세한 부분에서 기업을 운영하는데 문제가 많았던 곳이다.
유난히 크게 보였던 두 번째 차이점은 CEO의 태도였다. 기업 내부에 문제가 생기거나 변화가 생겼을 경우 벤 호로비츠의 선택은 문제와 변화를 직원에서 솔직하게 알리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운영을 하게 될 지 공유를 하였던 반면에 테라노스는 그 모든 문제를 비밀에 붙였다. 오히려 누군가 퇴사를 하거나 회사에서 잘리게 되는 경우 '회사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모두 개인이 잘못한 일'이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벤의 회사의 직원은 회사를 믿었고 행여나 주말을 반납하고 일을 하는 경우에도 호의적으로 참여하였으며 회사 측에서도 이에 대한 보상을 비교적 정확하게 해주었으나, 테라노스는 의미없는 야근과 주말근무를 강요하였으며 직원이 회사를 믿지 못하게 만들었다. 회사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벤의 회사에서는 CEO가 주도적으로 일을 하였으며 담당자에서 피해를 돌리거나 탓하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테라노스에서는 무슨 일이 발생하건 모두 직원의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나라도 벤의 회사에서 일을 하지 테라노스에서 일을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스타트업의 경우 언제나 전시상황일수밖에 없다. CEO는 언제나 날카로워져 있을 수밖에 없으며, 자신의 가족은 물론 회사 직원의 가족의 생활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때문에 회사를 어떻게든 살리는 방향으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벤은 '위기를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에 초점을 두고 일을 한 반면 엘리자베스 홈즈는 '일이 잘못되면 무조건 직원탓'에 초점을 두고 회사를 운영한 것 같다.
두 개의 서로 상반된 기업에 대한 책을 연달아 읽으니 매우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