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형제들 - 그래픽노블
리자 테츠너 지음, 한네스 빈더 그림, 유혜자 옮김 / 한림출판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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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1941년에 2권의 소설로 출간이 되었던 책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원작 소설을 번역한 책은 없고 그래픽 노블 검은형제들 밖에 찾을 수 없다. 독일에서는 연극, 뮤지컬 등으로 많이 제작이 되는 모양이고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되었다고 한다. 연극, 뮤지컬, 영화까지는 알겠는데 애니메이션이라니. 역시 일본은 애니메이션 강국인가?

내용은 스위스의 한 마을에서 살던 소년이 아동노동으로 팔려가는 내용이다. 책이 출간되었을 때가 1941년이고 책의 배경이 1838년이니 충분히 가능한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당시에는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가난한 집에서 부잣집으로 어린 나이부터 일을 하러 갔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스위스야 '부자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1800~1900년대 초반의 스위스는 나라이름도 없는 그저 약소국이었을 뿐이다. 빌헬름 텔의 배경도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는 스위스 접경 지역이니 말이다.

근현대사회이니 스위스에서 밀라노로 팔려간 이 아이는 영화나 책에서 보던 '굴뚝청소부'가 된다. 굴뚝이라는 공간이 원체 좁아서 성인이 들어갈 수 없어 제2차 성징이 시작되기 전의 남자아이가 많이 했던 일이라고 한다. 굴뚝청소부를 하던 비슷한 나이 또래의 아이 여럿이 모여 나름의 공동체도 만들고 변호사라는 사람이 이들의 삶을 도와주시도 하지만 역시나 한 번에 모든 세상이 뒤짚어지게 바뀌는 일은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청소가 되지 않은 굴뚝처럼, 책의 검은 배경색처럼 모든 것이 암울해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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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 폭력 피해 여성들의 생존 분투기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32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지음 / 오월의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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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ke가 추천해준 책이다. 어느 날인가, 홍대의 한 와인바에서 화성, Like를 만났던 날이었다. 추운 겨울이 다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매서운 바람이 불어와 당황스러웠던 그날. 와인바에 앉아 술을 마시다가 최근에 읽고 있는 책 이야기가 나왔다. 그중에 한 권이 당시 Like가 읽고 있었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였다. Like는 책을 다 읽고 집으로 배송을 보내주었다.

Like는 책을 보내주면서 '책을 읽는 동안 입과 턱에 힘이 들어가니 뭐라도 씹으며 읽는 것을 추천' 해주었는데, 이 책은 정말 견과류 같은 딱딱한 음식을 씹으며 읽어야만 하는 그런 책이었다. 그저 이주여성이 다른 인종으로 받는 차별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사 온 물건' 취급을 받는 한국 현실에 너무나 화가 많이 났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한국으로 결혼 이주를 한 타국의 여성, 특히 유럽의 여성이 아닌 아시아 지역의 여성은 '학력이 낮고 가난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중에는 4년제 대학을 마치고 자신의 나라에서 연구원 같은 일을 한 고학력 여성도 있으며, 집 자체는 현지에서 잘 사는 편이지만 자신의 의지로 한국인과 결혼을 해서 온 사람도 있다. 그 '어떤 사람'이 생각한 대로 현지에서도 '저학력 저소득' 계층이었던 사람도 있지만 '학력과 소득이 낮다.'는 것이 '그 사람을 무시하거나 차별해도 된다.'라는 의미가 될 수 없다.

내가 화가 났던 부분은 동아시아/동남아시아 지역의 여성과 결혼한 한국 남성은 인생의 동반자를 만난다거나 뭐 어떤 이유가 있어서 결혼을 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물건 사듯이 사 오는 '매매혼'의 개념으로 결혼을 한 부분이었다. '돈을 주고 사 온 것'이니 사람(생명체)가 아닌 물건으로 대했고 여성의 입에서 삶과 권리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너는 내가 돈을 주고 사 온 것이니 아무것도 너의 의지로 할 수 없다.'의 내용의 이야기만 반복했다. 가계를 꾸려나갈 생활비를 주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아이가 태어나게 되었을 때, 그 아이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는 행위까지 제재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가정폭력은 디폴트였다.

정말 여러 가지로 나의 화를 돋우는 책이었는데, 페미니즘이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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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그래픽 노블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르네 놀트 그림,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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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그래픽노블을 찾다가 발견한 '시녀이야기'이다. 원래 이 책을 찾으려고 한 것은 아닌데 내용이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원작은 마거릿 애트우드가 1985년 발표한 '시녀이야기'이며 미국에서 'The Hand Maid's Tale'이라는 영어 원제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드라마는 현재 시즌 4까지 발표가 되었는데 시즌5 제작이 확정되었단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시녀이야기'를 발표하고 15년 뒤인 2019년에 후속작 '증언들'을 발표하였다. '시녀이야기'를 검색하니 원작 소설에 대한 리뷰와 드라마 리뷰가 꽤 많던데 나는 왜 모르고 살았던 건지? 아니면 이 책이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2019년에 스페인에 있어서 그냥 몰랐던 건가?

그래픽노블로 읽은 시녀이야기는 강렬했지만 상황과 인물 감정에 대한 묘사가 모두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내용을 알기 어려웠다. 그래픽노블로 책을 읽고나니 원작 소설이 더 궁금해졌다.

배경은 미국이라고 하며, 여성은 그저 '아이를 낳는 도구' 정도로만 여겨지는 시대라는데, 한국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다. 한국사회에서 대다수의 많은 사람이 여성을 '살아있는 생명'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아이를 낳아 키우는 존재'로만 생각한다고 느껴지는 일이 태반인데 말이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생식이 보장된 남성'이 존재하여 '여성'과 결혼을 허락받을 수 있었으며,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회'가 제일 많은 '절대 권력자'가 '생식이 불능한 자'이기에 그의 아이를 낳은 모든 여성이 사실 '그'의 아이가 아닌 '다른 남성'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다. 뭔가 역설적이고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

지금 읽어야만 하는 책이 너무 많아서 시녀 이야기와 증언들을 바로 읽지는 못하지만 조만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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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셰어하우스
케이트 헬름 지음, 고유경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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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셰어하우스. 의도한 것은 전혀 아니었지만 수어사이드하우스에 이어 이번에도 '하우스'가 제목에 붙어있는 추리소설을 연달아 읽었다. 하우스. 집이라는 공간이 안식과 쉼, 평온, 재충전을 위한 공간임에도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에는 집이라는 공간이 자주 쓰인다, 아무래도 집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폐쇄적인 요인이 추리/범죄 소설의 배경이 되는데 알맞은 조건을 제공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어로는 '셰어 하우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뜻을 가진 웰컴 투 셰어하우스가 책의 제목이지만 원제는 그저 The House Share이다. 한국에서는 House Share보다는 Share House가 더 많이 통용되니까 원제에서 그냥 Share와 House의 위치만 바꾸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책의 배경은 유럽, 그것도 생활비용이 다른 지역보다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영국의 런던이다. 간단한 케밥 같은 길거리 음식도 10,000원이 넘어간다는 그곳. 스페인 여행을 가거나 발렌시아에서 살면서 유럽 전역을 여행하며 런던에 다녀왔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런던의 물가는 상상을 초월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에서 어느 정도 맛있는 요리를 먹을 돈으로 런던에서는 케밥 같은 음식밖에 못 먹는다 하니 말 다 했다. 전반적으로 유럽에서 물가가 비싼 도시로 손꼽히는 곳은 프랑스의 파리나 스위스 전역, 그리고 영국의 런던이었다. 유럽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은 대학생이나 직장인이 쉐어하우스를 임대해서 사는 것이 보편적인 일인데, 런던에서는 엄청나게 비싼 임대료가 쉐어하우스를 찾게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소설에서 쉐어하우스를 들어가게 된 다른 사람도 모두 비슷한 이유 때문이었다. 머물 곳이 필요한데, 런던의 임대료는 너무나 비싸고, 출퇴근은 해야 하니까 런던 근교로는 이사가 힘든 상황에서 매우 좋은 조건의 쉐어하우스를 싸게 임대를 해준다고 하니 그곳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들어간 것이었다.

누군가를 심리적 상처를 치료하기 다른 사람을 이용한다는 것은 매우 나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 사건이 매우 커져서 사람이 연쇄적으로 죽게 된 경우라면 더더욱. 웰컴 투 쉐어하우스를 읽으면서 심리치료를 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 오히려 다른 사람의 약점을 잡아 공격하게 되어버린 것이라면 도대체 이런 행동을 왜 하게 된 것인가 의문이다. 어떤 사람의 심리치료를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한 것이라니, 목적도 나빴지만 결과는 더욱 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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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혁명이 온다 - 성과에서 가치로, 새로운 미래의 혁신적 시그널과 생존전략 ESG 혁명이 온다 1
김재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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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이 ESG라는 단어가 친숙한 사람도 있고 낯선 사람도 있을 것이다. ESG가 뭔지, 아니 왜 이 책에서 ESG라는 단어와 혁명이라는 단어를 함께 사용했는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한다.


 

저자는 경영과 MBA 관련하여 공부를 한 사람이며 다양한 비지니스, 특히 트렌드, IT와 관련된 비지니스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책의 목차를 보면 ESG에 대한 개념정리에서부터 기업에서 진행하는 ESG의 방향,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ESG의 요소 등에 대한 설명이 되어있다. 기업에서 '왜' ESG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다.


ESG의 개념정리부터 집고 넘어가자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조직(기업, 지배구조) 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약자이다. ESG에 대해서는 사실 기업에서 주도한 것이라기보다는 소비자나 투자자가 주도적으로 먼저 기업에 요구를 한 것이다. 기업에서 탄소배출이나 동물권에 대한 민감성(환경)이나 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문제(사회), 기업의 CEO리스크(조직) 등에 대한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이 이슈가 기업의 이익과 연결되는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니 투자자가 기업에 먼저 ESG를 요구하게 되었으며 기업 역시 ESG에 민감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ESG를 평가하는 지표는 UN이 MDGs이후 발표한 SDG 17개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SDG의 17개 목표는 1. 빈곤층 감소와 사회안전망 강화, 2.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농업, 3. 건강하고 행복한 삶, 4.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5. 성평등 보장, 6. 건강하고 안전한 물관리, 7. 에너지의 친환경적 생산과 소비, 8. 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 9. 산업혁신과 사회기반시설 확충, 10. 모든 종류의 불평등 해소, 11. 지속가능한 도시와 주거지, 12.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13. 기후변화 대응, 14. 해양생태계 보전, 15. 육상생태계 보전, 16. 인권 · 정의 · 평화, 17. 지구촌 협력 확대이다. 이 17개의 목표 중 정확한 산출이 어려운 것(건강하고 행복한 삶, 모든 종류의 불평등 해소)도 있지만 빈곤층 감소와 사회안전망 강화,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농업, 에너지의 친환경적 생산과 소비 등은 정확한 목표설정이 가능한 부분이며 기업이 충분히 ESG로서 실현이 가능한 부분이다.


 

물론 이런 ESG에 대한 기업의 노력과 행동이 실제적인 효과가 있는가 하는 부분은 여러 평가기관을 통해서 알아봐야 하는 부분인데 재미있게도 전세계에는 수많은 ESG 평가기관이 존재하며 각 기관마다 평가 지표가 달라서 같은 기업의 평가가 A부터 C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한국에서의 경우 기업에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 활동에 영향을 받거나 영향을 주는 직간접적 이해 관계자에 대해 법적, 경제적, 윤리적 책임을 감당하는 경영 기법)과 ESG에 대한 부분은 혼동하는 것 같다. 하지만 CSR과 ESG는 그 내용이 완전 다른데 삼성에서 진행하고 있는 안내견 학교나 장애아동 재활승마의 경우 CSR의 범주겠지만 위와 같이 로봇공학회사 수퍼빈에서 만든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은 ESG가 기업의 전면에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대략 한 달 정도 전에 어린이대공원에서 네프론을 처음 보게 되었다. 수퍼빈 홈페이지(www.superbin.co.kr)에 가보면 네프론 기계가 설치되어 있는 공간이 나와있는데 아직 그 수가 많지 않아서 아쉽다. 미래에셋증권에서 진행하는 해피빈 ESG홍보(http://asq.kr/RpwfKPhaBzIpQj)도 나와있는데, 해당 창을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하겠다는 ESG가 정확하게 보이지 않아 그냥 ESG를 홍보로만 사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무언가 계획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한국에서 성공적인 ESG를 하고 있다고 추천할만한 기업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많은데 비건식당 소개 어플리케이션으로 시작했던 채식한끼, 모피동물의 고통을 종식시키고 소비자에게 CRUELTY FREE 제안을 하는 라는 비건패션업체 비건타이거부터 제로웨이스트를 표방하는 소규모 비건카페(보틀팩토리, 루루흐, 조감 등)나 비건베이커리(홀썸, 책빵고스란히, 슈크레포타제 등)이 있다. 대기업보다는 소규모 카페나 중소기업이 소비자에게 스며드는 ESG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이 특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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