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셰어하우스. 의도한 것은 전혀 아니었지만 수어사이드하우스에 이어 이번에도 '하우스'가 제목에 붙어있는 추리소설을 연달아 읽었다. 하우스. 집이라는 공간이 안식과 쉼, 평온, 재충전을 위한 공간임에도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에는 집이라는 공간이 자주 쓰인다, 아무래도 집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폐쇄적인 요인이 추리/범죄 소설의 배경이 되는데 알맞은 조건을 제공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어로는 '셰어 하우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뜻을 가진 웰컴 투 셰어하우스가 책의 제목이지만 원제는 그저 The House Share이다. 한국에서는 House Share보다는 Share House가 더 많이 통용되니까 원제에서 그냥 Share와 House의 위치만 바꾸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책의 배경은 유럽, 그것도 생활비용이 다른 지역보다 어마어마하게 비싸다는 영국의 런던이다. 간단한 케밥 같은 길거리 음식도 10,000원이 넘어간다는 그곳. 스페인 여행을 가거나 발렌시아에서 살면서 유럽 전역을 여행하며 런던에 다녀왔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 런던의 물가는 상상을 초월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에서 어느 정도 맛있는 요리를 먹을 돈으로 런던에서는 케밥 같은 음식밖에 못 먹는다 하니 말 다 했다. 전반적으로 유럽에서 물가가 비싼 도시로 손꼽히는 곳은 프랑스의 파리나 스위스 전역, 그리고 영국의 런던이었다. 유럽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은 대학생이나 직장인이 쉐어하우스를 임대해서 사는 것이 보편적인 일인데, 런던에서는 엄청나게 비싼 임대료가 쉐어하우스를 찾게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소설에서 쉐어하우스를 들어가게 된 다른 사람도 모두 비슷한 이유 때문이었다. 머물 곳이 필요한데, 런던의 임대료는 너무나 비싸고, 출퇴근은 해야 하니까 런던 근교로는 이사가 힘든 상황에서 매우 좋은 조건의 쉐어하우스를 싸게 임대를 해준다고 하니 그곳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들어간 것이었다.
누군가를 심리적 상처를 치료하기 다른 사람을 이용한다는 것은 매우 나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 사건이 매우 커져서 사람이 연쇄적으로 죽게 된 경우라면 더더욱. 웰컴 투 쉐어하우스를 읽으면서 심리치료를 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 오히려 다른 사람의 약점을 잡아 공격하게 되어버린 것이라면 도대체 이런 행동을 왜 하게 된 것인가 의문이다. 어떤 사람의 심리치료를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한 것이라니, 목적도 나빴지만 결과는 더욱 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