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Heights는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북쪽 지역에 위치한 워싱턴 하이츠(Washington Heights)에서 살고 있는 라티노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워싱턴 하이츠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주민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이민자와 그 후손이지만 여러 중남미 출신의 라티노 또한 함께 살고 있는 지역이라 길거리에서 종종 스페인어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뮤지컬 인 더 하이츠와 구체적인 캐릭터 관계가 약간 다른 것은 둘째치고, 존 추 감독 자체가 라티노의 역사나 삶에 대해서 무지한 채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너무 선명하게 느껴졌다. 워싱턴 하이츠 자체가 라티노 문화이며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풍경이나 라티노의 삶을 모두 다 보려우려고 했지만 수박 겉핥기로 끝냈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해서 스탠퍼드에 진학했지만 그곳에서 인종차별을 받았던 니나, 불법체류 이민자라서 대학 진학도 하지 못하는 우스나비의 사촌 동생,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운영하던 미용실을 이전하는 다니엘라, 보증인이 없다는 이유로 이사를 할 수 없는 바네사, 아버지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우스나비, 미국으로 이민을 하여 고생을 했던 우스나비의 할머니.

이민자이자 라틴아메라카의 후예가 미국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그들이 겪는 인종차별이 무엇이었는지 보여주면서도 문화 자체를 받아들이고 자긍심을 가지는 춤과 음악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었지만 그 내용 자체를 너무나 지루하고 엉성하며, 이해하기 힘든 감정의 흐름으로 나열하는 탓에 영화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다. 존 추 감독이 만들었던 영화 중에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인 더 하이츠에는 어울리지 않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배우와 댄서의 노력과 실력이 너무나 돋보였던 것에 비해 연출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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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 지구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가장 쉬운 기후 수업
김백민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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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류세. 낯설 수도 있는 단어고 개념일 수 있다. 인류세는 시간적으로 산업혁명 이후 인간 활동이 지구환경이나 지구 역사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시기부터 현재까지의 시간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으나 학계에서는 아직까지 그 기간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약 2,000년 전부터 인류세가 시작되었다는 제안도 있다. 지구환경은 자연적 변화를 가지지만, 최근 짧은 기간 동안 인간이 만들어 내는 각종 활동에 의해 큰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 시기를 따로 분리하자고 제안된 기간이다. 지질학에서는 지질학적 사건(이벤트)을 중심으로 지질학적 연대를 결정하고 있지만, 인간세는 종래에 불리고 있는 지질학적 시간 단위(기나 세)와는 다르다. 현재까지 정확하게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인류세(인간세)인지 명확하게 정해지지는 않은 상태이다.




극지전문가이자 기후과학자인 김백민은 지구의 45억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떤 식으로 기후변화가 진행되어왔고, 인류가 등장한 이후 인류의 문명 발전이 기후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비전문가도 상당히 알기 쉽게 과학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현재의 기후변화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인간의 행동이 지구의 기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위의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지구의 45억년이라는 시간 동안 현재보다 기온이 낮았던 빙하기보다 기온이 훨씬 높았던 온대기의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지구의 상태를 보자면 '빙하기'인 것은 맞다. 또한, 지구는 자전축과 태양을 도는 회전인 이심률, 세차운동 등이 그동안 변화를 해왔고 그로인한 지구 내부의 기후변화는 당연한 것이었다. 이런 내용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경고하는 기후변화 자체가 너무나 과장되어왔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에서도 해당 내용을 다루면서 과학적으로 발혀진 지구의 기온변화와 여러 환경적인 요인, 자정활동 등으로 인한 온도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책에서도 나오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야기 하고 있는 부분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하여 지구의 온도가 너무나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과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서 동물의 멸종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그 누구도 반박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대안이 너무나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거나, 그저그런 이론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탄소배출 감소 등과 같은 부분은 이미 상당 부분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이다.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도 없고 모든 제안이 반드시 옳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고민을 해야만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모든 일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온전한 답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를 위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은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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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 - 주류 경제학이 나아갈 길에 관하여
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장진영 옮김 / 안타레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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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로버트 스키델스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을 읽게 되었다. 경제학은 사회과학에 포함되면서 사회과학과는 상당히 다른 연구방법과 논리를 가진 학문이다. 부제가 '주류 경제학이 나아갈 길에 대하여'라서 '주류 경제학' 관점에서 본 경제학의 역사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나의 생각은 반 정도는 맞고 반 정도는 틀렸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의 뒷면에는 '주류 경제학의 잘못된 방법론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라는 글귀가 있는데, 사실 내가 책을 읽기 전 이 문장을 보았다면 100% 온전하게 '주류 경제학의 입장'에서 쓴 책은 아니라고 짐작했을 것이다.




로버트 스키델스키의 이력은 상당히 독특한 편이다. 주류이면서 비주류 같은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사회과학 중 주류학문인 경제학을 전공했고 국제관계 전문가이지만 정확하게 그의 전문분야는 경제학 중에서 비주류분야인 '경제사학'이다. 정치가로서 영국의 노동당, 사민당, 자유민주당, 보수당에 소속되었던 적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현재 중립의원으로 정치 활동을 하고 있다. 상당히 진보적인 지식인 같으면서도 보수적인 사람이며, 파시스트 정치인이었던 오스월드 모즐리의 전기를 쓴 까닭에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적도 있다.


 

총 13장으로 이루어진 책의 목차에서 3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경제학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볼 수 있다. 원래 역사학과 정치학을 전공한 경제사학자답게 경제학의 발전을 역사적으로 옳게 기술하였으면서, 그 과정에서 보이는 정치적인 움직임을 매우 잘 서술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게 되면 주로 배우게 되는 내용은 주류 경제학이다. 시장 경제를 희소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제로 파악하고,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시장을 통해서 사회 전체의 행복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원리를 체계화한 자유주의 경제학에는 다양한 분파가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제성장을 도출하여 국가의 개입 없이 개인이 최대의 이익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나마 배우는 비주류 경제학은 맑스주의에 기반을 둔 과학적 사회주의 관점의 경제학인데 이 또한 주류 경제학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 되거나 대안일 수는 없었다.

애초의 경제학이란 그리고 경제의 성장의 목적은 절대 다수의 인구가 절대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지 않도록 함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경제학은 경제성장에 따른 이익이 특정 집단과 개인의 욕구를 자극하도록 변질이 되었다. 저자는 경제학이 인간성을 잃은 것은 목적이 바뀐 그 순간부터라고 설명한다. 그러기에 경제학 자체도 심리학과 윤리학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며, 그저 숫자의 상승에만 몰두하는 현재의 경제학을 여러 의미에서 비판하고 있다. 로버트 스키델스키는 자유주의 경제학에 대한 대안이 과학적 사회주의 관점의 경제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다양한 사회과학에서 사용되는 연구 방법론은 경제학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희안하게도 상당히 많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경제학의 비인간적인 관점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의 성장은 경제학이 생겨난 목적 자체를 다시 회복하고 다양한 관점에서의 경제학이 동등하게 발전해야지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수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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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쓸모 - 새내기 지리 덕후를 위한 '진짜' 한국지리 이야기
전국지리교사모임 지음 / 한빛라이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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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리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은 책 '지리의 쓸모'이다. 스페인에서 살면서 그리고 스페인을 다녀온 직후 언제나 들었던 생각 중에 하나는 '나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하여 스페인보다 관심이 없다.'라는 사실이었다. 물론 남의 나라인 스페인의 역사와 지리보다 한국의 역사와 지리가 더 익숙하며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뭐랄까.. 관심도의 차이였다고 할 수 있다.


한국으로 귀국한 후에 스페인 여행을 다닐 만큼 다녀보았으니 '한국이라는 나라도 여행을 다녀볼까?'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사실 국내여행을 자유롭게 다니지 못하였다. 작년 여름에 부산 여행을 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부산 외 다른 지역을 여행하지는 않았고 거의 서울에만 박혀있다시피 했으니까. 지리의 쓸모는 학교에서 사회와 지리 과목을 배우는 중고등학생에게 추천해 줄 수 있는 유용한 책이지만 한국인이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잘 모르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지리 시간에 접하지 못 한 내용을 새롭게 알 수 있어서 좋았던 부분이 있다. 제일 첫 번째는 바로 행정구역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리 시간에 배울 때만 해도 사실 별 재미가 없어서 흥미롭지 못 한 부분이었는데 남북한의 행정구역 차이와 해방과 분단 이후 어떤 식으로 행정체계가 다르게 발전했는지 비교할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롭고 진지하게 읽을 수 있었다. 북한의 행정구역에 대해서는 지리 시간에 1945년 기준으로 나누어진 것만 배울 수 있었는데, 지리의 쓸모에서는 비교적 최근 북한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부분과 그 이유에 대해 알려주었다는 점이 좋았다. 북한과 남한의 행정구역을 나누고 다르게 부르는 이유와 어떤 식으로 개편이 되었는지도 비교할 수 있어서 좋았다.


두 번째는 '물 스트레스'에 대한 부분이었다. 보통 뉴스 같은 언론사에서 한국을 '물 부족 국가'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당수의 사람이 '강수량'이 많은 나라가 왜 '물 부족 국가'냐며 반론 아닌 반론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부분은 사실 언어를 잘못 사용하여 사람들에게 혼돈을 준 하나의 사례일 수 있는데, 한국 같은 경우는 강수량 자체는 상위권이지만 그 강수량이 장마 기간에만 집중해서 내린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강의 범람 지표는 범람으로 유명한 나일강보다 더 심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지만 이것은 매우 전문적인 분야라 이 상황에 관심이 별로 없는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이게 도대체 뭔 말인가' 싶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한국은 강수량의 계절적 집중 때문에 '물 부족 국가'라기보다는 '물 자원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국가'라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인데, 지리의 쓸모에서 이 부분을 제대로 설명을 해주어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람사르 습지와 관련된 환경적인 부분이었다. 한국의 수많은 습지와 갯벌이 있는 나라지만 과도한 개발 경제에 빠져서 해당 부분을 매우 간과하고 있다. 심지어 지리 시간은 물론 각종 시험과 책, 그리고 수능 문제로도 람사르 습지에 대한 부분이 다루어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시험의 답을 맞히는 것' 외에는 해당 습지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제발 시험 문제로 출제될 만큼 중요한 부분이니만큼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이 외에도 지리와 관련된 환경, 환경이 지리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교과서에 있는 내용과 비교과 내용까지 포괄적이고 전문적으로 다룬 부분이 많이 있으니 중고등학생에게만 이 책을 읽게하지 말고 좀 더 많은 사람이 지리의 쓸모를 읽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사실 학교에서 배운 교과목 내용은 모두 맞는 말만 하고 있는데, 정말 '글'로만 받아들여 시험문제만 맞추는 삶만을 살게되니 그 내용 자체를 체득하거나 내재화시키지 못 한 것 같다. 우리 모두 한국지리부터 시작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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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모두의 적 - 해적 한 명이 바꿔놓은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
스티븐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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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해적은 누구일까? 1588년에 에스파냐의 무적함대 쳐부수고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에서 귀족 작위를 받은 드레이크?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주연 캐릭터 잭 스페로우? 아니면 피터팬에 출연하는 외손잡이 캐릭터 후크 선장? 2021년에도 아프리카 앞바다에 출연하는 해적은 세계 곳곳의 배를 약탈하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기는 하다.


'인류 모두의 적'에서는 1690년대 중반, 대서양과 인도양에서 활동한 잉글랜드 출신의 해적 헨리 에브리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헨리 에브리의 본명과 출생에 대해서는 확실한 것이 없지만, 그가 해적으로 활동하였고 헨리 에브리라는 이름을 썼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헨리 에브리가 처음부터 해적으로 활동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처음 배에 타게 된 것은 아무래도 영국 해군으로서였던 것 같으며, 해적으로 활동을 하기 전에는 흑인 노예의 매매업을 하였다고 한다. 흑인 노예 매매업을 하다가 버뮤다 영국 총독의 요청으로 흑인 노예를 아프리카 희망봉에서 대서양을 거쳐 아프리카로 실어 나르는 일을 맡았다고도 한다.

알려진바로는 1694년, 스페인의 사략선(국가로부터 특허장을 받은 개인이 선박을 무장시켜 적성국가의 상선을 공격하여 사람과 재물을 약탈하는 배)에 고용되어 프랑스 상선에 대한 사략행위와 해적 퇴치를 전문으로 했으나, 이후 카리브해 근처에 배가 정박되어 있을 때, 내부에서 반란을 일으켜 새 선장으로 추대되고 다른 해적과 연합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1695년, 무굴제국의 배를 습격하여 막대한 재물을 얻은 후에, 영국은 에브리를 수배 명단에 올렸고, 영국 해군이 헨리 에브리를 잡으려고 출동하였으나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었다. 1699년 잉글랜드에서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1690년대 활동하던 가장 악명높은 해적이어서, 대해적이라거나 해적왕 같은 거창한 별명이 붙었다. 에브리의 해적질은 불과 2년 동안 이루어졌지만 성공적인 약탈로 가장 부유한 해적 중 하나가 되었고, 체포되거나 살해되지 않고 은퇴하여 잠적했기에 그 악명은 더욱 높아졌다.

헨리 에브리 개인에 대해 알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아마 원피스에서도 헨리 에브리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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