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는 개봉 전부터 말이 많았다.


넷플릭스에서 상영을 한다. 그거때문에 CGV나 메가박스 같은 대형극장체인에서 배급을 한다안한다 같은 배급 논쟁부터, 육식 등등등등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았다.


옥자가 개봉한 뒤 내 주위에서 옥자를 본 사람이 하나둘 늘어갔고, 나에게 전해지는 옥자에 대한 평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1. 주로 육식지향적인 삶을 살거나 고기를 먹는 사람 : 옥자를 보고 너무 슬펐다. 가슴이 아팠다. 적게는 1~2일 많게는 일주일 정도 고기를 먹지 못하였다.

2. 부분적 채식을 하거나 비건인 사람 : 나쁘지는 않은데 현실에 비하면 너무 약한데? 사람들이 이걸보고 고기를 안 먹는다고 생각한단 말이야?


부분채식을 하거나 비건인 사람은 이후로도 "아마 내가 너무 많이 알고있나봐" 내지는 "내가 워낙 충격적인 영상을 많이 봐서 그런 것 같아"라는 생각을 전해주기는 했지만, 위의 평에서 딱히 달라지지 않았었다.


옥자를 보고 난 다음에 나의 생각은 다른 의미에서 봉준호라는 사람이 이야기를 어느 정도는 잘 만들었다고는 생각했지만, 평은 2에 가깝고 여러모로 불편한 영화였다.


대기업의 모순과 거짓말, "어떤 사실"을 너무나 빨리 잊어버리는 대중, ALF의 시위를 진압하는 블랙초크의 모습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제일 불편했던 것은 "왜 사람과 감정적으로 교류한 동물만이 살아남는가"하는 의문이었다.


영화 옥자의 결론은 옥자가 미자와 "가족처럼" 지냈기에 옥자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게 아닌데.


옥자가 미자와 감정적인 교류를 하지 않았다면, 많은 관객이 옥자를 여전히 고기로 보고 맛있는 음식으로 생각하고 있을 거라는게 너무 싫었다.


"감정적인 교류"를 하지 않아도 "가족처럼" 지내지 않아도 동물을 "고기", "맛있는 음식"으로 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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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자 맨 처음 든 생각은 해리엇이 너무 외로워보였다는 것이다.


2층으로 된 꽤나 넓은 집. 몇 명의 집 관리인이 있었지만, 딱히 해리엇과 감정적인 교류가 있어보이지 않았고 혼자 먹는 저녁은 일상으로 보였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안부 전화도 없는 삶.

영화 초반 몇 개의 흰색 약을 와인으로 넘긴 뒤 찾아온 쇼크 때문에 해리엇이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실려나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 해리엇의 집에 매일같이 찾아오는 가정부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 날 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리엇이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어서 집에 매일같이 찾아오는 가정부와 정원사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 날 죽었을거고 며칠 뒤 발견되었을거다.


해리엇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녀의 부고 기사에 어떤 글이 쓰일지 궁금하지는 않았다.

단지 해리엇이 완벽한 부고기사를 만들기 위해 나아갈 때 그녀가 다시 할 일이 생기고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는게 더 중요했다.


완벽한 부고기사보다는 무언가 할 일이 생기고 만날 사람이 생긴다는게 더 중요해보였다.


해리엇이 처음 "봉사활동을 하기 위한 기관"에 찾아갔을 때 한 말은 "위험을 무릅쓰고 어리석은 일을 하겠는가, 위험을 무릅쓰고 대단한 일을 하겠는가."였다. 그 대사가 그녀의 가치관이었다.

하지만 죽기 전 앤에게 해주었던 말은 "실수하고 실패해야지 더 많이 배울 수 있다."였다.

아마 두 개의 대사가 해리엇이 하고 싶은 말이었을 거다. "위험을 무릎쓰고, 실패하고, 실수해라."

우리는 위험을 무릎쓰기 싫어하고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한다는 말.


해리엇이 죽고 난 다음에 위험과 실패와 실수를 옆에 두었던 그녀가 앤&브랜다와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이 참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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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마이크 XXL
그레고리 제이콥스 감독, 채닝 테이텀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매직 마이크의 후속편으로 한국에서 극장 개봉을 안 하고 바로 DVD가 나왔다.

- 매직마이크와 XXL의 연출이 좋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극장 개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쉽다.


마이크와 키드에게 집중되었던 1편과는 다르게 직접적인 은퇴를 압둔 남성 스트립퍼의 로드무비이고, 연출이 딱히 좋지는 않으며, 은퇴 이후 스트립퍼 일행이 무엇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댈러스가 시키는 것만 했던 스트립퍼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려는 노력을 좋았다.


마지막 쇼가 베스트는 아니었어도 남이 시키는 광대가 아닌 스스로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스스로는 만족할 것 같다.

- 물론 돈을 받으려는 행위가 스스로 만족하는 무언가로 끝나면 안 되겠지만.


댄스 부분이 만족스럽지 않고, 섹스 산업을 프로페셔널로 포장하려는 연출은 마음에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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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타이드 워터파이어 연대기 3
제니퍼 도넬리 지음, 이은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작년에 워터파이어 연대기 딥 블루와 로그 웨이브를 읽으면서 제발 여성 청소년 성장 소설로만 끝나는 책이 아니기를 바랬다.


1권과 2권을 읽은 뒤, 꽤 오랫동안 잊고 지내고 있었다.


워터파이어 연대기 3권, 다크 타이드 발간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알라딘 장바구니에 책을 넣어두기는 했지만 살지말지는 고민하던 중 책은 사지 않았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다.


다크 타이드는 이전 2권의 책과는 좀 달랐다.


전개속도는 빨랐고 쓸데없는 상황이나 감정 묘사를 하지 않았다. 전편에서 잘 설명하지 못한 인어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보충되었다.


매우 재미있게 그리고 집중하면서 읽었다.


루시아가 사랑을 위해 친구까지 죽이는 일은 마음에 안 들었기는 했지만.

- 루시아가 가지고 있는 상처는 그녀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선택의 책임은 본인이 져야한다. 루시아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생각이 있을까?


외국에는 이미 완결편 4권이 출간되었다는데, 한국어번역은 아직이다. 아마 올해 중 늦어도 내년 여름 이전에는 완결이 나지 않을까 싶다.


완결이 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다크 타이드를 읽으면서, 이 책 시리즈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권의 책에 모든 기승전결을 담는 것이 아니라 4권의 책이 모여야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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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앨리스의 캡슐커피


2017. 7. 6. ~ 7. 30.


대학로 드림씨어터

 

2017. 7. 13. Today's Cast

앨리스 - 엄혜주, 도날드 - 김준석, 니나 - 권정연, 벤 - 노다윗, 찰스영감 - 한병수, 코니부인 - 이선영, 로즈 - 심마리

 

드립커피만을 고집하는 도날드가 개인 카페 바리스타 자리를 비우게 되어 후각은 뛰어난데 커피를 못 마시는 앨리스를 채용하게 된 이야기.


크게 무슨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연출이 매우 잘 되어 있어서 마음에 드는 연극이었다.


도날드가 왜 드립커피만을 고집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나오지 않았으나 딱히 안 나와도 상관없었다.


까칠한 도날드가 운영하던 카페는 드립커피의 맛이 좋았겠지만, 앨리스의 카페는 사람이 있어 좋아보였다.


아무래도 카페라는게 커피의 맛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던 연극.


시도때도없이 퀵페인지를 하며 계속 나오던 로즈 최고! "독이 든 커피는 커피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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