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 - 1일 1페이지 일상의 따옴표
호다 코트비.제인 로렌치니 지음, 김미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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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의 간접접촉자의 접촉자가 된 날. 집으로 일찍 귀가를 했다. 원래 근무 시간보다 한참 이른 시간에 강제 퇴근을 해버렸고, 선제적 검사를 위해 선별진료소에 들렸으며 덕분에 저녁에 가야만하는 바리스타 학원에는 못 갔다. 최소한 Covid-19 판정 관련해서 연락이 오는 그 다음 날 아침까지는 내 방안에서 혼자 자가격리를 해야만 했다. 마침 내가 집에 도착하니 신간서적 '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이 도착을 하였기에 책을 들고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말'은 하루 한 문장을 읽을 수 있게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글을 적어둔 책이다. 미국의 유명 방송인인 호다 코트비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한 문장 중 365개의 글을 선별하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은 단순히 명언을 모아둔 명언 모음집이 아니라 그 명언 아래에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적어두며 왜 이 글이 호다 코트비에게 의미있는 말이었는지 적어두었다는 것이다. 그 일화는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내용일 때도 있었고 친구와 관련된 일화일 수도 있었다. 단순히 명언만 모아둔 책이었다면 실망스러울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써두니 왜 이 글이 호다 코트비에게 의미가 있는 글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선별진료소에 갔던 12월 23일의 명언이다. '완전히 무너져도 괜찮다. 거기에 짐을 풀고 살지만 않으면 된다.' 그렇다. 어떤 이유때문에 우리가 일상 생활이 완전히 무너져내릴 수도 있다. 그곳에서 영원히 머물지만 않는다면 괜찮다. 무너져 내린 폐허를 뒤로 하고 앞으로 나갈 일만 생각하면 된다.

2020년 12월 25일에는 산타할아버지에게 Covid-19 항체를 선물 받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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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 라이어
태넌 존스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시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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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시간에서 신간소설책이 나왔다. 황금시간에서는 블로그(https://blog.naver.com/goldentimebooks)와 인스타(https://www.instagram.com/goldentimebook/)에 매번 신간 소식을 올리는데 이번에 출간된 소설은 베터라이어이다. 올해들어 황금시간에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스릴러소설을 많이 출간하는 것 같다. 올해 출간된 소설 중 베터라이어 전에 마이 러블리 와이프와 걸스 라이크 어스를 읽었다. 세이디도 읽고 싶은데 아직 못 읽었다. 제애발 도서관아 문을 좀 열어라. 우리 동네 도서관은 2021년 1월 초까지 문을 닫는단다.

 

책 표지에서는 현대 여성의 잠재된 공포를 형상화 한 페미니즘 심리 스릴러라고 적혀있었다. 엔터테인먼트위클리, 뉴욕포스트, 릿허브, 크라임리즈, 북라이엇, 팝슈거, 헬로기글스에서 2020년 최고 기대작으로 선정을 했다는데 어떤 면에서 이 책이 기대작으로 선정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뒷면에 나와있는 시놉시스에는 두 자매와 유산 상속에 대한 이야기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친구네 집 소파에서 책을 읽으며 한 문장 한 문장 글자를 읽어내려갔다. 소설은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동생 로빈을 찾아 나선 레슬리, 10대 시절 집을 뛰쳐나간 로빈, 레슬리의 부탁으로 죽었다고 생각되는 로빈의 대역을 연기하는 메리의 시점을 옮겨가며 서술이 되었다.


두 자매 레슬리와 로빈의 시점은 과거와 현재를 오갔다. 두 자매는 남들이 보기에 최소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화목하고 안락한 가정에서 자라나는 평범한 자매라고 보였겠지만 집 안의 어두음은 밖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 어둠은 레슬리에게 전염되었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사실 나 자신이 아이를 키워보지 않았기 때문에 레슬리가 그녀의 아이 일라이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왜 그렇게 불안해하는지 100% 공감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처럼 죽고 싶지 않았고, 자신이 느끼는 불안을 아이나 다른 가족에게 옮기고 싶지 않아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그것이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났을 뿐이지.

메리가 로빈과 닮았다는 것은 둘째치고 그녀가 바라는 것이 가족애인지 아니면 그저 돈 뿐이었는지 너무나 헷갈렸다. 어느 순간에는 레슬리를 동정하고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저 자신의 안위만을 지키려는 모습이 보였다.

로빈의 나오는 순간은 주로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이었다. 로빈이라는 사람이 성인이 될 때까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살았는지 잘 알 수는 없다. 어렸을 때의 로빈에게 레슬리는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존재였던 것 같다. 레슬리와 로빈이라는 두 자매의 사이가 틀어진 것은 아마 어머니의 죽음 이후의 상실감을 '어디에서, 누구에게' 찾았는가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나는 책을 다 읽은 후에 레슬리와 로빈의 아버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남성은 자신의 아내에게도 무심하였으며, 자신의 두 딸에게도 딱히 좋은 아버지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자신의 후손으로서 유샨을 물려주고 자신의 뜻대로 살기 원했을 뿐이다. 레슬리는 그 틀을 벗어나기 힘들어했고, 로빈은 뛰쳐나왔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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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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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서평을 쓰기 전 한줄감상평을 쓰자면 이 책이 의외로 재미있었다는 사실이다. 최근에 읽은 추리소설이 무겁고 끈적끈적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책은 비교적 가벼운 느낌이라 재미있게 그리고 빠른 시간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제3도시는 바로 개성공단은 이야기 하는 것이다. 북한에 있는 도시지만 남한에서 자본을 대고 있는 곳. 한반도의 두 나라에서 갈등이 생길 때마다 끊임없이 뉴스에 오르는 그 곳의 이야기이다. 한반도에 위치해있지만 그 어떤 정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으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한 곳에 있지만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곳이기에 소설에서는 이 곳을 제3도시라고 부른다. 현실에서도 이 곳을 제3도시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개성공단에 직접 가 본적이 없어서 이 곳에 묘사되는 도시가 현실과 얼마나 맞닿아있는지 알 수 없었다. 책에서 묘사되는 개성공단에서는 두 나라의 사람이 만나는 접촉점이 존재하지만 부분적으로 서로의 삶에 대해 궁금하면서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명색이 추리소설이니만큼 책의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 하지 않겠다. 사건이 일어난 이유는 북파 공작원의 이유 모를 행동 때문이었겠지만 사실 조선인민공화국과 대한민주주의공화국의 정부의 싸움에서 희생양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 곳에 들어가 탐정을 했던 사람도 장기판의 말이었을 뿐이고.

우리는 사실 알게모르게 적과 내통하고 있으며 무의식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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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릴로 프린치프 - 세기를 뒤흔든 청년
헨리크 레르 글.그림, 오숙은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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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릴로 프린치프. 이 이름을 알고 있다면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세계사에 아주 관심이 많거나 무정부주의자일 확률이 매우 높다. 가브릴로 프린치프. 누구인지 알겠는가? 바로 세르비아의 민족주의자이자 제1차 세계대전의 시발점이 되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와 그의 부인의 암살한 사람이 바로 가브릴로 프린치프이다. 이 사건 이후 오스트리아는 세고비아에 전쟁 선포를 하였으며,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책과 각종 자료는 아주 많지만 온전히 그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가브릴로 프린치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은 그래픽 노블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최초이자 유일하지 않을까싶다. 알라딘 중고서점 합정점에 책을 팔러 갔다가 이 책이 있길래 구매를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19세기 말 - 20세기 초에는 강대국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었다. 강대국의 영토가 늘어나는 만큼 강대국에 짓밟힌 나라는 식민지가 되었다. 한국과 대만은 그 때 당시 일본의 영토였으며, 세르비아 민족이었던 가브릴로 프린치프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식민지 영토에서 태어나 식민(植民) 지배를 받고 있어으며, 그의 가족은 빈농이었다. 수 많은 식민지배 계층은 자신의 민족의 독립을 꿈꾸었기에 민족주의가 전세계적으로 퍼져있었으며, 가난하고 약한 민족에게 무정부주의의 불씨가 찾아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겠다.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사람을 죽인 것은 맞고 그로 인하여 세계대전이 발발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유 때문에 가브릴로라는 사람에 대해 나쁜 말을 하거나 손가락질 할 수는 없다. 그 때 당시의 대한의 독립을 원하는 사람이 각종 무기를 사용하여 일본인에 대한 암살을 시도한 민족이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가브릴로 프린치프도 그 때 당시의 한국인처럼 슬라브족, 세르비아인의 독립을 꿈꾸었던 것일테니까.

가브릴로 프린치프가 세계대전을 발발하게 한 나쁜 놈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어쨋거나 사라예보 사건으로 인하여 전쟁이 일어났고 전 세계적으로 수 많은 사람이 죽어버렸으니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민족의 독립을 위하여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였고 암살에는 성공하였으나, 혁명에는 실패한 사람일 수 있다.

나는 남슬라브 민족주의자이며, 오스츠리아의 지배에서 해방된 범남슬라브족의 통일을 믿습니다. 나는 테러로써 그 목표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사악한 것을 파괴했으니, 나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나는 내가 선한 일을 행하였다고 믿습니다.

우리 마음에서 생각이 자라났고 그래서 우리는 암살을 결행했습니다. 우리는 우리 민족을 사랑했습니다.

우리 민족을 사랑했던 것입니다!

다른 말로 나를 변론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1914년 10월 23일, 사라예보.

가브릴로 프린치프의 법정 최후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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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 아가씨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앤 타일러 지음, 공경희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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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다시 쓰기로 재탄생한 식초 아가씨이다.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원작으로 하였는데 나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싫어한다. '좋아하지 않는 편'이 아닌 '싫어한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여성은 남성에게 종속되어야 하며 남성의 말대로 살아야 한다는 잘못된 편견을 심어주는 아주 이상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는 대다수의 여성이 자기주체적인 삶을 사는 선택을 하였는데,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왜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는 것이 마땅한지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지 않았다.

식초 아가씨의 경우 말괄량이 길들이기와는 다른 이야기로 재탄생되었지만 역시나 '싫은' 소설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아버지가 자신의 연구를 위하여 딸과 연구 조교를 결혼시키려는 계획도 마음에 안 들며, 그 상황에서 딸에게 어떤 상황 설명을 하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 매우 싫다. 아버지라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가족이 아니라 연구일 뿐이었다.

첫째 딸과 결혼을 하는 러시아 남성의 경우 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연구 때문에 결혼을 하는건지 그 이유를 모르겠으며, 캐서린(케이트)의 경우에는 자기 줏대가 없이 느껴졌다. 셰익스피어 다시 쓰기라면 차라리 케이트가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상황으로 글을 쓰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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