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 더 뮤지컬 bare the musical


2016. 6. 29. - 9. 4.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2016. 8. 26. Casting

피터 송승원, 제이슨 성두섭, 아이비 최서연, 맷 주민진,

나디아 지우림, 신부 송이주, 산텔수녀/클레어 백주희

타냐 배명숙, 다이앤 송나영, 카이라 안상은, 로리 김수언,

앨런 문남권, 잭 김방언, 루카스 신동근

 

공연을 다 본 다음의 나의 생각을 요약하자면 "한국에서 그마나 Gay에 대해서 조금의 감수성을 가지고 연출한 뮤지컬"이다.


베어 더 뮤지컬은 1. Gay 캐릭터가 나오는 뮤지컬이고, 2. Gay가 주인공인 뮤지컬이다.


요즘 한국에서 공연되는 라이선스 뮤지컬 중 Gay가 주인공이나거 Gay 캐릭터가 나오는 뮤지컬이 많아서 그 이름을 일일히 쓰기도 귀찮은 상황이다.


베어 더 뮤지컬은 작년에 공연이 되고, 이번에 두 번째 공연을 하는 뮤지컬인데 뮤지컬에도 유행이 있고 베어 더 뮤지컬 또한 요즘 유행하는 뮤지컬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내가 생각하는 요즘 유행하는 뮤지컬 중 하나는 뮤지컬의 주소비층인 2-30대 여성관객을 모으기 위해 1. 남성이 보다 많이 출연하며, 2. 특히 Gay 캐릭터의 사랑 혹은 Gay 캐릭터가 나오는 뮤지컬 이라는 생각이 든다.

- 근데 사실 이런 뮤지컬을 많이 보는 여성관객이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그냥 잘생긴 남자가 많이 나오니까 좋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뮤지컬 또한 그런 것에 편승하는 경우가 그냥 많아서 마음에 안 든다.

- 뮤지컬 연출이나 캐릭터 연구를 할 때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Gay의 특징인 여성스러운 행동 등을 강조하는 부분이 많이 보일때가 있는데, 성소수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편견으로 만든 캐릭터일 뿐이다.

뭐 이런 여러 가지 이유와 함께 작년에는 내가 이 공연에 그닥 끌리지 않았고, 별로 보고싶지고 않았으며, 딱히 티켓도 많이 없길래 안 봤었다.


근데 이 뮤지컬을 보게 된 이유는 원래 뮤지컬 페스트를 보려고 예매를 해두었다가 개인사정으로 취소해서 티켓금액을 환불받았는데, 어차피 뮤지컬 보려고 했던 돈으로 다른 뮤지컬이나 보자 해서 둘러보니 그나마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던 공연이 이것밖에 없어서 + 시간이 맞아서.


평이 좋다는 것은 이 글을 쓰기 전 자료를 찾다가 알게된 사실.


시놉시스는 공연 소개에 나와있는대로 카톨릭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남학생 피터와 고등학교 남학생 제이슨은 Gay이고 서로 사귀는 사이인데, 커밍아웃을 안 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것이다.


전교 1등이고 모든 사람에게 인기가 많은 제이슨은 커밍아웃을 거부하고, 피터는 커밍아웃을 하자는 입장. 

- 시놉에는 제이슨이 모든 것을 잃을까봐 커밍아웃을 거부한다고 하지만, 내가 공연을 보고나서 느낀 것은 제이슨이 두려워 하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차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을 잃는 것이 두려웠다면 피터에게 다른 곳으로, 성소수자도 안전한 곳으로 떠나자고 하지는 않았겠지.


"Gay에 대해 감수성을 가지고 연출한 뮤지컬"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성소수자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보였기 때문이다.


카톨릭/기독교 교리를 문자로만 받아들여 성소수자가 죄인이라고 생각라는 신부.

자신의 가족/친구가 성소수자라는 것을 알고서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하는지 몰랐던 가족

- 피터의 엄마, 나디아, 맷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인식하고 커밍아웃 하려는 피터.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알지만 차별이 두려워 숨으려고 하는 제이슨.

학생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알고, 수녀이지만 학생에게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른 것 뿐이라고 말을 해주는 산텔수녀(그리고 마리아)


산텔수녀/마리아는 좀 많이 멋졌다.

학생의 조그만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게 하지만

상처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건들여주고,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말을 해주는 사람.

- 피터가 산텔수녀 덕분에 자살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 제이슨도 산텔수녀와 이야기 했다면, 아웃팅에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 커밍아웃을 할 수 있었을까?


근데, 왜 "Gay만 나오냐?"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세상에 성소수자가 Gay만 있는 것도 아니고, 레즈비언도 있고 트랜스젠더도 있고, 바이섹슈얼도 있는데, 왜 한국 뮤지컬에 나오는 성소수자의 95%는 Gay 아니면 드랙퀸인가!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인구의 2.5%-3%는 성소수자라는 통계가 있다.

성세실리아 학교 4학년 학생이 300명이면, 최소 7.5명의 인원이 성소수자라는 이야기이다.

중에는 피터나 제이슨처럼 Gay도 있을거지만, 다른 성소수자도 있겠지.

최소 7명이라는 인원이 다 Gay일수는 있지만,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바이섹슈얼일 확률도 있는데 도대체 왜 Gay만 나오냐고!.ㅋㅋㅋㅋㅋㅋㅋ

- 이에 덧붙여서 요즘 2인극이 유행이라는데, 그 2인극에 나오는 사람의 99%는 남성배우.

- 2인극에 출연하는 여성배우를 이야기하라면 지금 생각하는 사람은 뮤지컬 Trace U의 안유진배우 1명정도?


뮤지컬/연극 업계가 그냥 돈 벌자고 남성배우만 쓰는 것 같은 느낌이다.

- 여성 2인이 주인공인 좋은 컨텐츠 만들기 귀찮은가?


나는 한국의 공연업계를 응원한다. 그리고 여성배우도 응원한다.

여성배우가 좋은 무대에 좋은 대우를 받고 무대에 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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