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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끝줄 소년 ㅣ 지만지 희곡선집
후안 마요르가 지음, 김재선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예술의 전당에서 연극 '맨 끝줄 소년'을 본게 언제였지?
- 내가 인터파크에 예매한 날짜, 공연 후기를 쓴 날자를 확인해본다.
아. 11월 22일. 후기는 공연을 보고 이틀 뒤에 썼구나.
그 동안 서울연극센터 자료실에 책이 없어서 못 읽고 있었는데,
크리스마스 다음날 친구와의 약속때문에 대학로에 나갔다가 책을 확인하고 냉큼 빌려 읽었다.
- 사실 아서 밀러의 희곡 '시련The Crucible'을 읽고싶어 서울연극센터에 책을 찾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시련The Crucible'이 없다.
책을 읽으면서 귓가에 예술의 전당의 자유소극장에서 보았던 연극 '맨 끝줄 소년' 출연 배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헤르만? 후아나? 클라우디오? 라파? 에스테르?
귓가에서 출연 배우가 너무나 선명하고 자세하게 희곡집을 읊어주었다.
하지만 머릿속에 나타난 것은 무대위의 연극 장면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이브, 씨네큐브에서 보았던 영화 '미스트리스 아메리카'였다.
희곡 '맨 끝 줄 소년'의 주인공은 클라우디오지만 서술자는 헤르만이라고 생각했다.
- 그러기에 클라우디오가 쓴 글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아니면 상상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 세가지가 합쳐진 결과인지 알 수 없었다.
- 초반에는 분명히 사실을 그대로 쓴 글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실과 거짓, 그리고 상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 같았고 감정의 변화도 낯설게 변질되어 있었다.
영화 '미스트리스 아메리카'는 희곡 '맨 끝 줄 소년'과 매우 다르면서,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다.
작가 지망생 혹은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주인공이고, 어떤 대상을 보고 영감을 느껴 글을 쓰며, 그것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되지만, 그 글의 주인공은 글을 싫어한다는 것.
단지, '미스트리스 아메리카'은 글쓰는 사람의 시점으로 진행이 되어서, 좀 더 편한 구석이 있었다.
글 쓰는 사람의 감정이 더 직접적으로 표현이 되니, 애매한 '맨 끝 줄 소년'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현실의 사람을 주관적으로 묘사한다는 것이 그 글의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미스트리스 아메리카'와 '맨 끝 줄 소년'의 주인공은 모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