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다 네르하를 갈 때, 나는 과딕스를 갔다.

과딕스(구아딕스, Guadix)는 카톨릭에 의해 쫒겨난 아랍인이

동굴을 파서 그 안에 집을 짓고 산 곳이라고 한다.

여행책자에 지도도 안 나오고, 꼴랑 반페이지짜리 글을 읽고

그라나다에서 버스를 타고 무작정 과딕스로 향했다.

그라나다에서 버스왕복비용이 10유로 정도밖에 안 되고, 1시간 거리이지만 여타 다른 스페인의 도시와는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일요일이라서 상점 문이 많이 닫은 것도 있지만, 도로에 버스도 택시도 전혀 없는데

걷기에는 너무나 골목길이 많고 크다.

게다가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도 닫혀있었다.

무작정 걸어서 사진 찍는 곳과 동굴집을 구경하였지만

주변에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매우 난감한데다가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어떻게 가야할 지 방법을 알 수 없었다.

길을 걷다가 3개월 된 강아지 따라와 럭키를 산책시키는 부부, 프랭크와 마리가 시외버스터미널 근처까지 같이 걸어가주어서 그라나다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그라나다도 일요일이라 그런지 엘 꼬르떼 잉글레스도 문을 닫고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아서 내일 먹을 빵을 사지 못했다.

오렌지 두 개가 남아있어 내일 아침에 일단 두 개를 먹고 숙소 앞에 던킨을 가던지 해야겠다.

 

오늘부터 한국인 동행을 만나기로 했는데 7시가 넘어 그라나다에 도착하고

숙소에서 짐을 풀고 나오면 8시 30분정도 될 거라고 했다.

동행이 올 때까지 그라나다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간단하게 칵테일과 감자튀딤을 먹었다.

원래 모히토를 시켰는데 안 된다고 해서 레모네이드 같은 칵테일로 바꾸었다.

사순절 기간이라 그런지 성당 근처에서 예수 코스프레를 한 사람과

채찍을 든 사람, 마리아로 예상되는 사람 등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조금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기도문 같은 것을 외웠다.

아마 미사 같은 것을 하는 중이었나보다.

 

동행이 도착을 하여서 나가보니 5명의 사람이 같이 왔다.

론다 등에서 만나 사람이라고 했고, 모두 혼자 여행을 왔다가 오는 길에 만나게 되었다고 했다.

알바이신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늦은 아주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내려왔다,

밤 12시가 넘어 숙소에 도착했고, 이 글을 쓰는 시간이 대략 새벽 1시 30분이다.

내일은 조금 늦게 일어나서 바지를 빨아 널고, 그라나다 시티투어버스를 타야겠다.

- 그라나다 시티투어 버스는 한국어 가이드가 있어서 좋다.

 

- 오늘 아침에 사과를 잘라 먹다가 엄지 손가락을 다쳤다.

  초반에 피가 안 멈춰서 걱정했는데 이제 괜찮고 생각보다 덜 아프다.

- 어제 오늘 이틀동안 한국사람을 만나니 외로움이 조금 가셨다.

  그래도 친구를 보고싶다.

- 과딕스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동물해방을 읽었다.

   스페인에서 처음 책을 읽으면서 평등과 권리에 대해 조금 다시 생각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