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 것 없이 - 르포기자 귄터 발라프의 인권 사각지대 잠입 취재기
귄터 발라프 지음, 서정일 옮김 / 알마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작년 11월에 사고 딱 1년만에 읽은 책이다.

처음에는 그냥 그럴려니 했다.

외국인 차별 발언 뿐만 아니라 차별에 대한 내용은 워낙 많이 읽고 듣고 보고 실제로 경험한 나에게 초반에 나온 특정 정당의 특정 인물의 특정 행동과 말(의식적으로 옆에 앉지 않는다던가, 동정과 시혜로 관심을 가져준다던가, 꺼지라는 등의 모욕적은 언어)는 이미 흔한 내용이었다.

워낙 자주 있는 일이라 독일이나 한국이나 아니 전세계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도 충분이 있을 법한 내용이었다.

 

그 다음부터 나온 알리 체험기(독일인의 터키인 퍼포먼스)를 보면서 이 사람 이거 쓰고 촬영한다고 꽤나 고생했다라는 생각과 함께

1970~80년대 독일의 외국인 차별이 현재의 한국과 같구나라는 것을 실감했다.

위험하고 더럽운 일에 독일인이 아닌 터키인과 가난한 사람을 밀어넣고는

그것도 불법 인신매매를 해 놓고서는 당당한 그 행동이라니.

심지어 방사능에 피폭될 수 있는 핵발전소 수리 업무를 그들 나름대로 열등한 인간이라 치부하는

가난한 사람과 외국인 노동자를 집어넣는 것을 보고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리게 된 그 사람들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나보다.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높은 실업율과는 상관없이 위험하고 더럽고 치사율이 높은 일에 외국인 노동자를 밀어넣고 한다는 소리가 "터키인 개돼지 만도 못한 너희들 때문에 일자리가 없잖아, 실업율이 높잖아. 일을 주고 돈까지 주니 우리 우월한 독일인에게 감사해"라고 말하는 인간의 행태를 보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기사가 올라올때마다 악플을 달아대는 한국인의 댓글이 생각나 낯부끄러웠다.

이딴 방사능 핵폐기물보다 쓸모없는 인간은 세상 어디에나 있겠지만

점차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이 많아지는데 경제는 더욱 어렵다고 느끼는 한국의 상황에서

민족주의와 인종주의가 판을 치게 되면은 결국 외국인 증오 범죄만 늘어나게 될 거다.

근데 한국에서는 무조건적인 외국인 한국통합 정책만 생각하지

한국의 민족주의와 인종주의를 변화시키려는 교육개혁은

교사의 개인적인 노력이나 시민단체의 작은 힘으로 하고 있다.


난 독일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책이 나오고 이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자

책의 저자를 법적으로 구속하는 대신에 사회문제화 시켜서 법과 정책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회사가 저자를 상대로 소송을 걸자 법원에서 아예 판정승으로 저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손을 들어주었다.(회사가 졌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주거프로젝트를 만들어 외국인 노동자와 그들의 자녀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는데,

조금 씁쓸한 것은 정부가 주도한 것이 아니가 저자 귄터 발라프 개인과 시민협동조합의 힘으로 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같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한국 정부는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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