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부 불신 - 기부금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이보인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5월
평점 :
기부불신에서 처음 왜 기부자가 기부금을 내는 것을 거부하고 불신을 가지는지 설명하는 부분에서 어금니아빠 이영학에 대한 예시를 든다. 나는 NGO, 사회복지관, 공공기관에 대한 기부금 모집과 사용내역에 대한 비판을 하고싶었다면 처음부터 어금니아빠 이영학이라는 예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과 택배견 경태 후원금 사기 사건은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모은 사람들이 어떻게 불법적이거나 부정적인 방식으로 기부금을 착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례이다. 개인 계좌로 기부금을 전달하게 되면 사용 내역을 특정지어 투명하게 공개하기 어렵고 책임을 묻기 어려워진다. 국가에서는 기부금에 대한 법적 책임을 위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회계 감사을 하고 투명성을 강제하고 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다수의 단체가 규제를 받고 있다. 기부불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개인 계좌로 후원금 받는 사례는 다루지 말아야 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부불신에서 하고 싶은 내용의 논점을 흐리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부자라면 자신이 낸 기부금이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할 것이다. 확인하고 싶을 것이다. 기부불신에서는 생리대 모금 사업에 대하여 '실제로 모금된 액수 중 생리대를 직접 구입한 내역'이 6%대라고 산출을 하였다. 저자가 남성이라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는데, 단순히 [생리대]라는 것을 내세운 사업 중 [생리대 구매]에만 모든 모금액을 사용하는 그런 단체는 없다. 생리대 구입하여 청소년 등에게 지원하는 사업 중, 생리대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성폭력 예방교육을 결합한 사업도 있을 것이며, 생리대를 포함한 생필품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생리대라는 단어가 사용이 되었다고 '생리대 구입'만 한다면 추후 배송비가 없어서 전달이 불가할 수도 있다. 단순 물품지원만 했을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사업평가를 받을 때 불리하기 때문에 생리대를 포함한 다른 사업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도 필수적이다. 물론 저자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사유와 이유로 모든 기부금을 100% 생리대 구매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방식과 어투가 그 사업을 하는 기관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였다. 내가 낸 기부금에 왜 100% 기부자의 의도대로 사용이 안되는지에 대해 저자가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생리대 사업을 예시로 든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본인이 CSO를 역임하고 있는 사단법인 점프의 사업이나 행복나눔재단의 사업 중 기부자가 원하는대로 100% 물품구매 후 전달이 되지않는지에 대해 예시로 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기부자가 기부금의 용도를 명확하게 확인하지 못 하는 이유는 마치 특정대기업의 주식을 구매한 개미투자자가 재무분석을 제대로 못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되었다. 한국에서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는 단체는 모두 인터넷에 자신의 모금 및 사용 내역을 공개적으로 업로드해야한다. 물론 이 자료를 개인 기부자가 찾는 것이 힘들고, 정보공개청구를 하는 것도 귀찮을 수 있지만 제대로 된 기관이라면 회계내역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저자는 영리 기업과 달리 NGO 및 사회복지기관이 회계처리 기준이 덜 명확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온전히 법에 의거해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본인이 활동하고 있는 행복나눔재단과 사단법인 점프 CSO의 기부금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책에 쓰여진대로 할 수 있는가? 저자가 한국의 기부문화가 긍정적으로 발전하기 바라는 생각에는 동의를 한다. 기부문화 발전에 대한 방법과 방향성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내가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저자가 하버드 공공정책 대학원 출신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NGO와 사회복지관련 단체가 현장실무에서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