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거인 - 평화를 부르는 고래의 생태·사회사
남종영 지음 / 곰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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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고래의 노래'를 읽으면서도 돈이 된다는 이유로 고래를 학살(근대 포경산업)하고, 그 학살 과정에서 '일부러' 새끼를 죽이며, 쇼동물로서 고래를 이용하기 위해 생명을 장난감 그 이하로 보는 인간의 행태(아쿠아리움, 쇼동물)에 화가 났다. 제주남방큰돌고래의 불법포획과 러시아나 일본 다이지에서 불법으로 포획된 벨루가와 남방큰돌고래를 이용하는 쇼에 돈을 내는 행위 또한 동물학대인 것이다. 동물권과 생태학에 대한 글을 읽을 때마다 제발 인간동물이 인간 외 동물에게도 다정해지길 바라고 있지만, 너무나 큰 기대인 것 같다.

다정한 거인에 있는 내용 중 제일 집중하면서 읽었던 것은 지구의 탄소순환 시스템에서 고래의 역할이었다. 고래의 진화론이나 근대 포경 및 아쿠아리움을 위해 포획되는 동물에 대한 내용은 이미 다수의 책에서도 동일하게 다루고 있는 부분이지만, 탄소순환 시스템 내 고래의 위치는 최근 연구라서 정보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고래가 지구의 탄소순환 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부분이다. 첫 번째는 배설물에 의한 영양 순환, 두 번째는 고래의 사망 이후 탄소 저장에 대한 부분이다.

  1. 고래는 몸집이 큰 만큼 배설물 또한 큰 편이다. 밍크고래나 혹등고래의 경우 하루에 100kg 이상의 배설물을 배출할 수 있다. 고래의 배설물에 포함된 영양소(질소, 철분 등)은 바다 내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촉진하여 바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한다. 바다에서 식물성 플라크톤은 생물학적/물리적으로 탄소 펌프 역할을 하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감소시키고 지구 온난화 완화에 큰 기여를 한다. 해양에서 발생하는 광합성의 50% 이상을 식물성 플라크톤이 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탄소 흡수원인 것이다. 고래의 엄청난 양의 배설물은 식물성 플라크톤에게 영양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 고래는 살아있는 동안 몸 안에 탄소를 축적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래 사망 이후 바다 속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체내 탄소 또한 바다에 저장되게 만들고 있다. 심해로 가라앉은 고래의 시체는 중요한 영양소 공급원이다. 고래 자체가 심해 해양생물의 중요한 서식지가 되기도 하며 장기적으로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방출을 억제시키기 때문이다. 근대 포경과 아쿠아리움 동원을 위한 포획으로 고래 및 돌고래의 개체수가 급감하지만 않았어도 지구의 기후온난화는 조금 더 천천히 진행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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