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이코노미 - 부패의 메커니즘
최성진 지음 / 박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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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이코노미 : 부패의 매커니즘'의 목차를 보면 부패 그 자체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지만 부패가 과연 정치적 · 경제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부터 특이하게 [좋은 부패]란 무엇인가에 대한 부분도 나와있다. 부패라는 것이 아무래도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문제이기는 한데, 상황에 따라서 나라의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는 이상한 경우가 목격되기 때문이다. 부패라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기보다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이지만 1970년대 말부터 덩샤오핑이 취한 중국의 경제정책인 흑묘백묘(黑猫白猫)론처럼 윤리와는 상관없이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야 무슨 상관이냐는 관점도 있기 마련이다. 재미있게도 똑같이 기업이 공무원에게 주는 뇌물이라도 급행료라면 나라 발전에 별 상관관계가 없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인허가료 같은 것이라면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실려있었다.


부패와 지하경제를 정확하게 나눌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구분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세나 정부의 규제로부터 피하기 위한 지하경제는 합법적/비합법적 수단이 동원된다. 지하경제는 경찰이나 지역 공무원과의 유착관계 같은 부패와도 관련이 있지만, '지하'라는 단어가 붙어있듯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이다. 이와 별개로 부패는 공무원의 불법적인 금전적 이득과 관련이 더 크다. 합법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싶은 기업도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 '강제'로 공무원에게 금품이나 로비를 진행할 수도 있다.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부패를 양지로 올리기 위한 합법적인 로비활동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ESG경영이라는 명목하에 전세계적으로 반부패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지만 완변하게 '깨끗한' 사회는 찾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럼 왜 부패라는 것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공무원은 자신이 하는 일에 비해서 보수가 적다고 생각하고, 기업은 행정적인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 하고 싶은 욕구가 부패라는 것으로 의견이 일치했다고 볼 수도 있다. 아니면 인간 자체가 원래 비윤리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특정 권력에 의한 기업 경영에 대한 특혜가 아닌 실질적인 국가/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플이 로비를 잘 해서 IT업계 선두주자가 된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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