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이후의 세계 - 콘텐츠 폭식의 시대 어떻게 승자가 될 것인가
데이드 헤이스.돈 흐미엘레프스키 지음, 이정민 옮김 / 알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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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읽었던 '스토리테크 전쟁'이 미디어콘텐츠 산업에서 기술을 우위에 둔 실리콘밸리와 문화에 기반을 둔 헐리우드가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힘겨루기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면 '스트리밍 이후의 세계'에서는 문화컨텐츠가 극장형 시스템에서 스트리밍으로 변화된 경제사적 의미와 함께 각 기업이 어떠한 방향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성장시키려고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더 중점적으로 다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스토리테크 전쟁'이 혁신기술에 의한 미디어 산업 변화의 측면에서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다루었다면, '스트리밍 이후의 세계'에서는 팬데믹과 기술의 발전으로 변화되는 미디어산업의 측면을 더 부각하였다고 본다. Covid-19로 인한 팬데믹이 아니었더라면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 정도로 부각되고 성장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성장을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을 수 있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하여 극장이 문을 닫거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니, 영화제작사와 배우를 비롯한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은 물론 영화를 소비하는 관객(소비자)이 대안으로 찾은 것은 '집'에서도 '혼자'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였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혼자서 보는 미디어 컨텐츠는 영화관처럼 화려한 3D를 관람할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이나 소리로 더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서라운드 사운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개인에게 독립된 환경과 안정감을 줄 수 있고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취향에 맞는 미디어를 선택해서 볼 수 있었다. 팬데믹 이후로는 옛날에 개봉을 하였던 영화가 아닌 신작 영화나 드라마도 클릭 몇 번으로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데다 영화관보다 값도 싸고 월정액료만 내면 무한으로 영상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종의 '횡재' 아니었을까?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넷플릭스와 영화관 동시 개봉을 선택했을 때, 이를 비난하였던 영화 업계에서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개봉하지도 못 하는 상황에 들이닥치니 스트리밍 서비스가 구원이었다. '스트리밍 이후의 세계'에서 보면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하였던 클래식한 영화배우이자 연출자 톰 행크스도 자신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가 영화관 개봉이 밀려 애플TV에서 공개가 확정되자 '애플이 우리를 도우십사'라며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스마트폰의 영상시청 시간이 늘어나고 TV와 스마트폰이 연동되는 상황에서 지상파와 케이블에 기반을 두었던 미디어 기업은 자신의 생존 방향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제로 시작한 상황이다. 아마 미래에 스트리밍 서비스에 편입되지 않은 미디어 산업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공룡처럼 멸종을 맞이할 것이다. 한국의 상황은 어떻게 될지 의문이다. 실제 수익률과는 별개로 나라를 가리지 않고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가 높은 위상을 떨칠 수 있는 이유는 자체제작 영상미디어가 어느 정도 성공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기반을 둔 스트리밍 기업 중에 훌륭한 자체제작 영상미디어를 만들어내는 곳이 존재하는가? 이거 참 애매하다. 한국이 겨우 끼어들어 소리를 조금이라도 내게 된 문화컨텐츠 시장에서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SM, YG, JYP의 자체제작 한국 아이돌이 전세계에서 인기를 얻은 것처럼 '한국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의 자체제작 영상이 힘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 지금 출생률 하나만 문제인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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