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크 전쟁 - 기술과 데이터가 촉발한 콘텐츠 비즈니스의 거대한 진화
류현정 지음 / 리더스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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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테크 전쟁을 읽으면서 할리우드가 점유율에서 밀리고 음악성에서 도전을 받은 이유에 대해 알 수는 없었지만, 다른 부분은 알 수 있었다. 할리우드의 문화/미디어 산업은 규모의 경제로 흘러가고 있었다. 하나의 기업에서 영상 제작과 유통과 TV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서 하나의 체인으로 산업이 돌아갔다. 그러기에 하나의 영상이 망하더라도 유통과 TV프로그램으로 최소한의 수익이 보장되어 손실을 최소화하고, 흥행에 성공하면 대박이 터지는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영상 제작과 유통업체가 하나의 모기업 아래에 있는 것이 일종의 할리우드 시스템이었다.

할리우드 시스템이 실리콘밸리의 도전을 받게 된 경위는 아무래도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영상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핵심이었다.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모바일 환경에서 영상을 보는 것이 일상화되자 굳이 영화관이나 TV브라운관이 아니라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모바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모바일로 영상에 접근이 가능한데 굳이 비싼 TV가 필요없고 굳이 집에서 나가 영화관에 갈 필요가 없게 되었다. 유투브를 시작으로 모바일 영상 컨텐츠가 확산되고 있던 상황에서 하필이면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이 터져버렸고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게다가 영화관 티켓값이 엄청나게 비싸지면서 영화관을 찾지 않게되는 관성을 더 강해졌다. 실리콘밸리 시스템 때문에 수익모델에 타격을 입은 할리우드 시스템이 전략을 바꾸어 실리콘밸리 시스템을 뒤쫓기 시작했지만, 출혈경쟁과 손실투자로 인하여 사실 이 경쟁에서 누가 살아남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할리우드 시스템은 기존의 본인이 가지고 있던 수익모델과 모바일 영상으로 확대된 광고 영역을 먹으려고 준비 중이지만, 알고리즘 기반으로 시청자의 니즈를 파악한 실리콘밸리의 광고가 광고주에게 더 잘 팔리는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영상/미디어 산업의 핵심 수익은 역시 광고 아닌가? 영상/미디어 산업에 뿌리를 둔 할리우드 시스템이 기술의 실리콘밸리 시스템을 잡아먹을 것인가? 아니면 실리콘밸리 시스템이 영상/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강자가 될 것인가?

책에서는 미래에 할리우드 시스템과 할리우드 시스템이 결합하는 모델, 할리우드 시스템과 실리콘밸리 시스템이 결합하는 모델, 실리콘밸리 시스템과 실리콘밸리 시스템이 결합하는 모델 중 하나가 나오지 않을까 예측을 한다. 이 예측은 사실 매우 단순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기존의 산업과 기술의 산업 중 어느 것이 성공할지에 따라 인간과 AI의 전쟁이 향방이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의 시스템을 현명하게 콜라보한 새로운 시스템이 아래 영상/미디어 산업이 재편되지 않을까 싶지만, 미래를 과연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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