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스크린을 넘어 스토리가 되다
허은.이은숙.정영희 지음 / 조윤커뮤니케이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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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스크린을 넘어 스토리가 되다'에 소개된 작품 중 2010년 이전에 만들어진 작품은 2006년에 개봉한 영화 가족의 탄생 딱 하나뿐이다. 총 25개의 여성 영화, 드라마, 예능 중에서 2017년에 개봉한 영화 미스 슬로운, 2018년에 연재가 시작된 웹툰 극락왕생, 2019년에 방영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2017년에 연재가 시작된 웹툰 그녀의 심청과 송은이와 김숙이 일이 없어 스스로 만든 팟캐스트 비보를 제외한 총 19개의 작품이 2020년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분명히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이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기였는데, 그때 만들어졌던 작품이 하나도 소개가 안 되었다는 것은 분명 그때까지의 여성주의란 눈에 띄지 않는 그 무언가였던 것 같다. 하긴 그때 시선에서 매우 파격적인 내용이었던 영화 싱글즈도 지금 보면 상당히 성차별적인 요소가 많은데 말해 무엇하랴?

2020년 이후 OTT 플랫폼도 많아지고 굳이 TV 브라운관의 정규방송이 아니라도 영화, 드라마, 예능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더 다양한 시도와 내용을 가지고 영화, 드라마, 예능을 만들 수 있다 보니 여성주의가 드러나는 영상도 많이 만들 수 있는 사회가 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내가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서비스를 거의 안 보다 보니 사실 책에서 소개된 영상 중 본 것은 미스 슬로운과 삼진 그룹 토익만, 영화 2개와 예능인 스트리트우먼파이터와 골 때리는 그녀들뿐이었다. 비보는 팟캐스트는 안 듣고 가끔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영상만 보고 있으며, 드라마는 아예 본 것이 없었다.

단순히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와 드라마가 아니라 생물학적 sex와 사회학적 gender의 의미를 고민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OTT가 만들어 낸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 코로나가 퍼지지 않았다면, 다양한 개인의 욕구와 취향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페미니즘 기반의 콘텐츠가 이렇게 많이 등장할 수 있었을까? 우리 모두는 모두 비슷하면서 다르다. 공영방송에서 보여주는 전통적이고 정제된 남성중심주의의 영상보다는 보다 새롭고 대안적인 시선이 많아질 때 세상은 다채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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