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가 왔습니다
조피 크라머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의 제목을 보고 읽기 시작했을 때는 이 소설이 독일문학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상당히 오래된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You've got a Mail이 떠오르는 소설 제목 때문인지 영미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독일인이 쓴 독일어 로맨스 소설을 읽어본 기억이 없어서 상당히 이색적인 시작이었다.

연인의 자살로 빈 집에 혼자 남겨진 클라라와 자살을 한 벤의 전화번호를 사용하게 된 스벤. 벤이 너무나 그리워서 벤의 전화번호로 보낸 메시지를 스벤이 받게 되면이 소설은 시작된다. 소설을 읽으면서 '왜 하필 메시지였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독일에서 해당 소설이 발간된 시점이 2009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09년이면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된 시기이다보니 지금은 일상적인 인스타그램 같은 SNS가 시작되기 전이다. 그러다보니 소설 제목이 'DM이 왔습니다.'가 아닌 '메시지가 왔습니다.'가 된 것 같다.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그냥 SNS로 연락하면 되는거 아닌가?', '도대체 DM이 아니라 왜 문자를 보내는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냥 그때는 왓츠앱도 카카오톡도 SNS도 없어서 문자를 보낸 것 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조차도 매우 당황스러웠다. 그렇다. 우리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는 전화와 문자를 사용했었다. 2023년, SNS와 DM으로 소통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 2009년 전화와 문자로 연결된 사람의 로맨스를 읽고 있으니 이해와 공감이 상당히 떨어졌던 것이다. 소설이 쓰여진 시기를 다시 인지하고 클라라와 스벤의 행동을 인식하니 2009년의 내향형 인간이 연애를 하는 법으로 소설이 다시 읽혀서 흥미로웠다. 인간은 언제나 외롭고 고독하지만 결국 서로 연결되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