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파친코 1~2 - 전2권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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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에서 드라마 파친코가 공개된 이후 한국에서 책 파친코 열풍이 불었었다. 한국과 일본이 배경이고, 한국계 사람이 주인공인 원작 소설이 외국기업의 투자를 받아 윤여정과 이민호 등 한국 배우가 캐스팅되고, 총 8화의 대하드라마로 만들어져 한국인의 자부심을 높여주었다고 할 수 있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자면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산 한국인'이 아닌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산 세월이 더 긴' 한국계 미국인이 쓴 소설이었기에 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수성도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 중 하나는 하와이 이민 1세대 한국인 남성들이 한국에 있는 여성의 사진을 통해 신부를 데리고 온 사진 신부를 배경으로 쓴 2권의 소설 '블루 하와이'와 '사진 신부 진이'를 읽고 느낀 감정 때문이었다. '블루 하와이'와 '사진 신부 진이' 모두 일제강점기에 하와이로 결혼이민을 간 한국인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이었지만 '블루 하와이'는 한국인, '사진 신부 진이'는 Alan Brennert라는 미국인 작가가 쓴 소설이다. '블루 하와이'는 하와이가 배경이지만 주로 한국인 시선에서 한국인만이 출연한 상당히 한국스러운 내용이었지만, Alan Brennert의 '사진 신부 진이'(영어 원제 Honolulu)는 한국인 여성 진이가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하와이로 이주한 다양한 국가의 사람 관계(한국인, 일본인, 필리핀인, 중국인 등)에 대해서도 묘사하고 있었다.

파친코가 한국인이 쓴 소설이었다면 솔로몬은 일본인이자 게이라는 성 정체성을 가진 모토야마 하루키와 친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모토야마 하루키의 남동생이자 지적장애인 모토야마 다이스케도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인에게 우호적이거나 친하게 지낸 그 모든 일본인이 스쳐 지나가는 인연으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이민진 작가는 선자의 가족이 일본 사회 내 한국계로서 사는 삶이 불편하고 불만스럽지는 했지만 세계 2차대전 이후 고향이 있는 한반도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를, 한수가 한반도에서의 삶을 반대한 이유를 정확하게 묘사했지만 정치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계라는 인종으로서의 주관적인 시선과 미국인으로서 바라보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이 조화로웠던 소설이었기에 전 세계에서 환호하는 대하소설이자 대하드라마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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