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 - 가장 민주적인 나라의 위선적 신분제
이저벨 윌커슨 지음, 이경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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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저벨 윌커슨의 카스트는 미국 내 인종차별의 역사와 이슈를 카스트라고 통칭되는 인도의 신분제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카스트라는 단어의 어원 자체가 실상 인도어가 아닌 포르투갈어이며, 카스트라는 뜻 자체가 인도의 신분제가 아닌 '세계 각지의 정교하게 고착화된 신분 질서 제도를 칭하는 학술적 일반명사'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카스트'라는 단어와 미국 내 인종차별은 유럽계 백인에 의한 타인종 차별의 역사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특히 흑인에 대한 차별의 역사는 악독하고 악랄하기 그지 없다. 전 세계 그 어떤 나라에서도 노예제 자체가 법으로 규정된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며, 인종분리 정책과 인종에 대한 차별 정책은 독일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타헤이트보다 강렬하다.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유대인에 대한 차별을 시행할 때조차 미국의 인종차별을 모티브로 가져다 사용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역사상 가장 잔혹하다는 독일 나치에 의한 유대인 차별조차 미국의 인종차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카스트를 읽으면서 미국 내 노예제의 역사와 인종차별의 역사를 알지 못 하면 그 모든 미국 문화와 이 세상에 있는 그 모든 차별을 이해할 수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의 차별은 피부색깔와 인종으로 쉽게 인식이 되지만 한국처럼 인종과 피부색이 같은 경우라면 차별이 눈에 띄기 어렵다. 인도처럼 불가촉천민이 있거나 미국의 유럽계 백인이 흑인에게 몸의 일부가 닿는 것을 '더럽다'라고 느끼는 것처럼 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특정 집단은 불가촉천민으로 차별을 받고 있다. 장애인을 거주시설에 몰아넣은 후 그 곳에서 편하게 살게 해줄테니 비장애인이 사는 곳으로 나오지 못 하게 하는 것 또한 차별이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은 공공교통수단을 사용할 수 없도록 이동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도 차별이다. 퀴어퍼레이드에 특정 집단이 단체로 찾아와 '퀴어는 없어져야 하는 존재'라고 하는 것 또한 차별이다. 한국인이 한국은 차별이 없고 평등한 자유민주주의국가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그 말을 하는 당사자가 장애인이 아니며, 퀴어가 아니고, 외국인이 아닌 '헤테로섹슈얼로서 한국에서 사는 서울권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남성'으로서의 이득을 보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신은 이 세상 모든 존재를 구별하지 않았지만 인도는 신분으로 사람을 차별하고, 미국은 인종과 피부색으로 사람을 차별하며, 한국은 성별/다름/소수성/장애 등을 이유로 계급을 나누고 차별을 하는 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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