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는 유전자 -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에 대하여
요아힘 바우어 지음, 장윤경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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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임 바우어의 공감하는 유전자는 리처드 도킨슨의 이기적인 유전자를 정면으로, 그리고 과학적이자 의학적으로 반박하는 내용이다. 리처드 도킨슨은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인간의 유전자는 자신을 보존하기 위하여 이기적인 선택을 하며, 겉으로 보이기에는 '좋은 행동'일지라고 알고보면 자신의 이득을 위한 선택을 한다는 내용으로 쓰여있다. 요하임 바우어는 리처드 도킨슨이 유전자의 작동 방법에 대해 너무나 무지한 상태에서 해당 저서를 작성했으며, 인간을 포함한 모든 유전자의 게놈 지도는 그렇게 단순명료하게 작동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요하임 바우어의 반박이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는 요하임 바우어가 정신과/내과 전공의이자 게놈 연구를 하고 있는 신경과학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 많은 유전자는 어떻게 발현이 되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는데, 리처드 도킨슨이 이기적인 유전자에 나오는 유전자 선택설은 제대로 된 과학적이고 의학적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전자가 발현되는 여러 가지 이유와 조건 중 환경과 사회관계가 상당히 많이 작용한다는 사실이 꽤나 놀라웠다. 우리는 언제나 '재능'과 '노력', '교육'과 '유전' 사이에서의 정답을 알려고 애쓰지만 요하임 바우어는 어떤 유전적 힘이 발현되는 이유는 그 사람을 둘러싼 환경과 사회관계가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친다고 이야기한다. 일례로 사회에서 특정 집단을 차별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 그런 차별적인 환경 때문에 해당 집단에서의 '공격적인 유전자'가 발현되며,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의 유전적 성향도 특정 스트레스 환경 때문에 유전적으로 발현된다고 이야기한다.

요하임 바우어는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차별을 줄이고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부모와 교사가 아동에게 공감발달을 촉진하는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면 스트레스 상황이 덜 느끼게 되고 사회 전반의 공격성 자체가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폭력'이나 '강압'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것보다 관계지향적이고 자연스러운 권위로 교육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그런 식으로 교육이 진행되려면 학습 집단의 크기가 제한되어야 하고(25명 이하), 공감과 개개인의 인격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을 한다. 한국에서는 언제나 교사와 부모가 아동과 청소년을 교육할 때 '폭력을 사용해도 된다.'는 전제의식이 깔린 듯 한데 이 전제의식 자체가 아동과 청소년을 하나의 인간이며 객체로서 바라보지 못 하게 만들고 폭력적인 유전자를 유발시키는 조건이 되지 않나 싶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평화와 공감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이 있지만 언제나 차별과 폭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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