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선의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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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문유석은 1997년부터 2020년까지 23년동안 판사로서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초반에 영화의 한 장면에 나오는 대사를 인용하면서 '니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어, 이 새끼야. 한 글자도 안 맞아, 이 × 새끼야.'라고 썼다. 나는 최소한의 선의에 나오는 모든 문장 중에 이 문장이 제일 마음에 든다. 유투브나 블로그를 비롯한 각종 SNS에 올라오는 자신이 온갖 법에 대한 전문가이고 상당히 정의로운 척 하는 사람 중에 법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진짜 극희 드물고 진짜로 정의로운 사람은 더 드물다. 모두 자신의 생각이 옳고 맞다고 하는데 그냥 이기적인 심보로 자기가 아는 법 조항 몇 개를 갖다 붙힌 것 뿐이다. 그런 사람에게 나도 똑같이 말해주고 싶다. '니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틀렸어, 이 새끼야. 한 글자도 안 맞아, 이 × 새끼야.'

한국은 법치주의 국가다. 판사는 법에 의거해 판결을 내리는 사람이다. 물론 판결을 내릴 때, 개인의 생각이 1도 포함이 안 되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기본적으로 '법에 쓰여있는 내용을 가지고 판단을 하는 사람'이 판사인 것이다. 한국의 법은 상당히 어렵고 복잡하며 특정 법의 내용이 충돌할 때는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법이 존재한다. 그러기에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어떤 법률을 가지고 자신이 한 말이 옳다고 이야기했을 때 그 말이 '틀렸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라고. 문명사회에서 법이 존재하고 국가각 법치국가로 존재하는 이유는 저자의 말마따나 최소한의 善과 최소한의 線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법이 없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의적인 생각과 판단에 의해 살아간다면 사회는 상당한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사회가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법으로 규정해놓은 내용으로 커버할 수 없는 새로운 규칙이 생겨났다. 우리는 최소한의 善과 線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법을 발전시켜야 하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최소한의 선의를 읽으면서 이런 사회적 논의를 어떻게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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