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의 사회학 - 동물학대 연구는 왜 중요한가?
클리프턴 P. 플린 지음, 조중헌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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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의 사회학은 2018년에 책공장더불어를 통해 한국어로 번역출판되었지만 실제 원서로 쓰여진 것은 2010년 이전이며, 저자가 참고한 문헌이나 연구조사결과 내용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집중이 되어있다. 따라서 2022년인 현재에는 '동물학대의 사회학'과 '동물학대와 사회 내 폭력'에 관련된 연구가 더 세심하고 세세하게 진행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일반적인 생각으로 '동물학대를 하는 사람'은 무조건 '나쁜 사람'이고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사람이 '왜 동물학대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사회적인 상황이나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에 나온 사례 중에서는 아동/청소년기에 동물학대를 했던 사람이 꼭 범죄자가 된 것은 아니었으며 범죄행위를 해서 감옥에서 복역을 한 사람 중에서 동물학대 경험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동물학대 경험이 없는 사람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사례는 약 20년 전의 연구결과로 도출된 내용이기 때문에 2022년에는 달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전반적으로 사기 전과와 같은 사람에 대한 직접폭력이 아닌 범죄의 경우 동물학대와의 연관성은 극히 낮았고 관련이 아예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오히려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폭력행동'이 동물학대와 연관성이 높았으며, '동물학대 가해자'이자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폭력행동으로 인하여 복역을 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아동/청소년기에 '가정 내 폭력의 피해자'인 경우도 있었다. 폭력행동으로 인한 범죄와 동물학대 자체는 물론 잘못된 행동이지만 사회복지적인 측면에서 '가정 내 폭력 피해 당사자'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면 동물학대행위 자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폭력행동으로 인한 복역도 없었을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고 써두었다.

저자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가정 내 폭력'과 '동물학대'는 상당히 비슷한 면이 많다는 생각을 하였다. 모두 비교적 약자에 대한 폭력이며, 쉽게 발견하거나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과 신고가 들어갔을 때 직접적으로 지원을 해야하는 경찰의 자의적인 해석 때문에 폭력의 시작되는 시기에는 쉽게 분리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 특정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이 동물학대를 저지른다는 관점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정신장애와 동물학대의 연관성은 오히려 적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이다. 게다가 동물학대와 관련이 있는 가정 내 폭력의 피해자는 주로 여성이거나 18세 미만(오히려 그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의 아동과 청소년이기에 가정 내 불평등한 상황과 상당히 관련이 많다. 동물학대를 일찍 발견하고 조치를 취하게 되면 사회 내 폭력의 링크를 초반에 단절시켜 보다 큰 폭력범죄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기에 책에서는 '동물학대 치료를 위한 애니케어 모델'를 소개시켜주었는데 이는 동물학대 가해자를 위한 상담 프로그램이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에서는 사회복지대학 학사후과정으로 동물학대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아동 및 성인 동물학대자를 위한 서비스활동을 지원하는 교육이 존재하고 덴버 대학교의 사회복지대학원에서는 '인간-동물 연계성 연구소'가 있어서 동물학대 및 동물학대가 다른 형태의 폭력과 맺는 관계 등을 연구하고 교육을 하고 있다. 동물학대와 가정 내 폭력이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에 '동물학대 의심신고'가 들어왔다면 해당 가정 내에서 폭력이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확인이 필요하고 '가정 내 폭력' 신고가 들어왔다면 '동물학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확인해보는 절차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 내에서는 과거보다 많이 변화되었다고는 하지만 가정폭력도 동물학대도 모두 매우 약하게 처벌하고 있고 경찰의 개입도 낮은 편이다. 한국 내에서도 이런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서 가정 내 폭력 피해자가 동물학대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적절한 서비스와 지원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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