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줄리엣과 줄리엣

2018. 7. 4. ~ 15.

창작집단 LAS

줄리엣 몬테규 - 한송희, 줄리엣 캐플렛 - 김희연,
티볼트 캐플렛 - 이강우, 로미오 몬태규 - 조용경, 캐플렛 조영규, 네릿서 - 김하리, 승려 - 장세환

산울림 소극장

 

 

6월에는 한 달 내내 공연을 보지 못 했다.
내가 내 돈을 주고 공연을 보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이렇게 오랫동안 공연을 보지 못 한적은 극히 드문데 그리 되었다.
하와이에 다녀온 것도 있지만, 그 앞뒤로 계속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지난 3월 산울림 고전극장 신작 중 하나로 공연되었던 창작집단 LAS의 <줄리엣과 줄리엣>이 재공연 되었다.
재공연이 되면 다시 한 번 보고싶었기에 예매를 하였고, 내가 예매를 하고나서 거의 직후 모든 티켓이 매진되었다.
정말 좋은 공연이라서 매진이 되었다는 것이 기뻤지만, 내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도 이 공연을 꼭 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는데 그럴 새도 없이 티켓이 매진되어 아쉬웠다.

줄리엣 몬테규도 줄리엣 캐플릿도 모두 아름다웠고 용감했다.
두 주인공이 이성애자였을 때, 첫 만남 이후 로미오가 담을 넘어 줄리엣의 집으로 찾아가고 두 명이 사랑을 고백하고 이야기 하는 신에서 아직 어리고 어린 두 명의 사람의 철없는 행동으로 비춰질 때도 있었다.
줄리엣과 줄리엣의 같은 신에서 그리고 그 이후로 서로 사랑을 이야기 하고 결혼을 하자고 할 때, 두 명은 많은 고민을 했었다.
가족에게도 미처 말을 하지 못 했으면서 섣부르게 결혼을 이야기하는 자신을 책망하기도 했고, 동성애를 금기시하고 동성애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사람을 추방하는 베로나를 떠나 안전하게 살기 위해 방법을 찾으려 했다.

2번째 보는 연극임에도 캐플릿의 남성이 말하는 "동성애는 병이고 고쳐야 한다."는 발언이나 몬테규의 로미오가 누나를 지키기 위해 하는 거짓말에 여전히 화가 났다. 그리고 주변의 많은 사람이 울음을 터트렸다.

극이 죽음으로 치달을 때는 머리가 아팠고 힘들었다. 줄리엣과 줄리엣에게 행복한 순간은 너무 짧았다.

이 극의 대본집이 나온다면 반드시 사겠다. - 그러니까 빨리 대본집 내주세요.

그리고 (관계자가 읽지 않겠지만) 창작집단 LAS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극(이왕이면 '십이야'나 '한여름 밤의 꿈')을 LGBTQAI 버전으로 만들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이 비극이기보다 희극이기를. 슬픔과 우울보다는 웃음과 행복이기를 바라면서.
-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희극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사랑하는 두 연인이 끝에는 함께였기에. 하지만 죽음으로 함께함이 어떻게 희극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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