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마치 고소영에게 너는 왜 김태희처럼 생기지 않았냐고 하는 것과 같아요. 고소영은 김태희가 아니죠. 고소영의 매력은 고소영일 때 있는 겁니다. 박웅현의 매력도 박웅현일 때 있는 것이지, 제 어머니 친구분의 아들을 따라 한다고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친구의 아들, 딸처럼 되라고 하니 우리 각자 개인의 ‘아모르 파티’는 어쩌라는 겁니까? - P-1

지금이라고 그 상자가 없을까요? 아니죠. 우리는 아직도 각자의 상자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삼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사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그 상자의 바깥으로 벗어나면 매년 명절마다 고문을 당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측은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패한 인생이라고 손가락질 받죠.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자존을 싹 틔우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 P-1

자신의 길을 무시하지 않는 것, 바로 이게 인생입니다. 그리고 모든 인생마다 기회는 달라요. 왜냐하면 내가 어디에 태어날지, 어떤 환경에서 자랄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각기 다른 자신의 인생이 있어요. 그러니 기회도 다르겠죠. 그러니까 아모르 파티, 자기 인생을 사랑해야 하는 겁니다. 인생에 정석과 같은 교과서는 없습니다. 열심히 살다 보면 인생에 어떤 점들이 뿌려질 것이고, 의미 없어 보이던 그 점들이 어느 순간 연결돼서 별이 되는 거예요. 정해진 빛을 따르려 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오직 각자의 점과 각자의 별이 있을 뿐입니다. - P-1

학벌은 사회생활 2, 3년이면 다 세탁이 됩니다. 들어갈 때야 명함이 되지만 2, 3년 후에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스펙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진짜가 무엇인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 P-1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다 본질이냐? 고스톱이나 애니팡 같은 게임을 진짜 잘하는데 그럼 이게 내 본질일까? 저는 이렇게 이해합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 것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치는 고스톱이, 애니팡이 당장의 내 스트레스는 풀어주겠지만 5년 후에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본질은 결국 자기 판단입니다. 나한테 진짜 무엇이 도움이 될 것인가를 중심에 놓고 봐야 합니다. - P-1

대학생이 된 딸아이가 미술사에서 철학으로 전공을 바꿨다고 하길래 무조건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누구는 철학을 공부해서 뭐 먹고살겠느냐고 하는데, 제 생각에 철학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직업이라도 철학은 도움이 되죠. 본질적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고전, 클래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제 모습에 만족할 수 있는 저를 만든 가장 큰 동력은 바로 고전에 대한 궁금증이었습니다. - P-1

그게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술과 음악뿐이던 모차르트에게 장모가 소리치며 잔소리를 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모차르트는 밤의 여왕 아리아의 모티프를 떠올리죠. 심지어 장모의 잔소리도 모차르트에게 음악적 영감이 된 거예요. 매일 듣는 잔소리, 그 잔소리, 아 또 잔소리 하는 순간, 그 각성의 순간이 유레카의 순간이 된 거죠.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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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와 의미 있는 방식으로 관계 맺지 못한다고 느낄 때, 서로 의지하고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의미 있는 관계가 없다고 느낄 때 우리는 외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문화적 의미체계는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타인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 맺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관계에 관여된 타인과 관계 자체에 어떤 목적과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의 외로움 위기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능 인간과 관계에 관한 문화적 서사 형식의 변동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 P23

그러나 정체성을 대화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독백적으로 이해하는 문화에서, 타인은 나를 더 잘 알기 위한 통로가 아니라 진정한 나를 오염시키는 존재로만 이해되기 쉽다. - P31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늘 긍정적이고 행복한 인간만을 건강한 인간으로 여기는 문화에서는 부정적 감정이란 그 종류와 맥락을 막론하고 자기 관리를 통해 제거해야 할 감정적 병리로 취급받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의 많은 갈등과 부침이 스트레스로 평면화될 때, 타인을 만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리는 갈등과 부침, 고통은 우리의 적극적인 성찰이나 관여를 요구하는 관계적 사건이 아니라 치유나 회피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감정적 손상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되기 쉽다.
특히 그 무엇보다 자존감을 중시하며 건강과 동일시하는 현대 치료요법 문화에서 우리의 견해, 성격, 삶의 방식이나 소비 취향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자존감을 떨어트린다는 점에서 유해한 사람으로까지 여겨질 수도 있다. ‘취향 존중‘이라는 무비판적 태도가 젊은 세대의 절대적 가치가 되어버린 이유이기도 하다. - P62

우리는 어떤 친구를 만났을 때는 즐겁다가도 헤어진 뒤에는 공허감을 느끼기도 한다. 흐르는 세월 속에서 죽고 못 살던 친구와 멀어지기도 하고, 친하지 않았거나 심지어 미워했던 사람과 친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친구의 말에 기분이 나쁘거나 불편감을 느끼다가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그 친구가 정말 옳은 말을 해준 좋은 친구라는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인간이 되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한한 공감만을 퍼붓는 무해한 친구가 아니라 우리를 진실로 사랑하는 이의 유해하지만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인지도 모른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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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묘하게 단조로운 울음소리가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처럼 이어졌다. 그는 그녀를 위로하고 달래주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가만히 서서 듣기만 했다. - P-1

"맞아." 윌리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고든 핀치에게 커다란 호감을 느꼈다. 그는 차에서 내려 고든의 차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지나온 과거의 또 다른 한 부분이 거의 알아보기 힘들 만큼 천천히 그에게서 멀어져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음을 절감했다. - P-1

윌리엄 스토너는 그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뭔가 할 말이 생기면 그에게 말을 건네고, 그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기는 했다. 로맥스는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예의바르면서도 짓궂고 냉담하게 그를 대했다. 그가 저녁식사 초대를 거절하자 스토너는 더 이상 방법을 생각해낼 수 없었다.

스토너는 얼마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자신이 홀리스 로맥스에게 끌리는 이유를 깨달았다. 로맥스의 거만한 태도, 달변, 유쾌한 신랄함 속에서 스토너는 비록 조금 일그러지기는 했어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친구 데이비드 매스터스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데이브와 그랬던 것처럼 로맥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이런 마음을 스스로 인정한 뒤에도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젊은 시절의 어색함과 서투름은 아직 남아 있는 반면, 어쩌면 우정을 쌓는 데 도움이 되었을 솔직함과 열정은 사라져버린 탓이었다. 그는 자신의 소망이 불가능한 것임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이 그를 슬프게 했다. - P-1

그는 길고 긴 낮과 밤을 방에서 혼자 보내며 자신의 일그러진 몸이 강요하는 한계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책을 읽다가 점차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 자유의 본질을 이해하게 됨에 따라 그가 느끼는 자유로움도 더욱 강렬해졌다. 윌리엄 스토너는 이 말을 들으면서 그에게 뜻밖의 친근감을 느꼈다. 그는 로맥스가 일종의 변화를 거쳤음을 알 수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말을 통해 알게 되는 직관적인 깨달음 같은 것. 스토너 자신도 예전에 아처 슬론의 강의를 들으며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로맥스는 일찌감치 혼자서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깨달음을 통해 얻은 지식이 스토너의 경우보다 더욱더 그의 일부를 이루고 있었다. - P-1

10년이나 늦기는 했지만, 이제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차츰 알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발견한 새로운 자신은 예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더 훌륭하기도 하고 더 못나기도 했다. 이제야 비로소 진짜 교육자가 된 기분이었다. 자신이 책에 적은 내용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인간으로서 그가 지닌 어리석음이나 약점이나 무능력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예술의 위엄을 얻은 사람. 그가 이런 깨달음을 입으로 말할 수는 없었지만, 일단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사람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것의 존재를 누구나 알아볼 수 있었다. - P-1

세인트루이스에서 돌아온 이디스도 그가 변했음을 알아차렸다. 어째서 이렇게 변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변했다는 사실만은 즉시 감지했다. 그녀는 연락도 없이 어느 날 오후에 기차로 돌아와서 거실을 지나 서재로 들어왔다. 서재에는 그녀의 남편과 딸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는 달라진 외모로 갑자기 나타나서 남편과 딸을 깜짝 놀래줄 작정이었지만, 시선을 들어 놀란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윌리엄을 보고는 진짜로 변한 사람은 바로 그임을 알아차렸다. 그 변화가 워낙 깊어서 그녀의 외모가 변한 효과쯤은 그냥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조금은 멍하니, 하지만 약간 놀란 마음으로 생각했다. 내가 저 남자를 생각보다 더 잘 알고 있었구나.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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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의 가슴골과 허리까지 살펴보는 것으로 99%의 평가를 끝냈고, 여자는 3초도 되지 않아 그 남자의 전신과 양말 색깔까지 살핀다. 참고로 여자는 잘난 남자의 가능성을 0.1초 만에 파악한다. 지금의 모든 평가는 모두 무의식적인 계산이다. - P-1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고통받는 이유, 모든 인간관계를 파멸로 이끄는 제1원인은 바로 ‘타인에 대한 그릇된 나의 기대’라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그릇된 기대 또한 전형적인 투사 현상이다. - P-1

그릇된 기대란, 자기 결정권을 가진 성인이 1) 이기적인 마음으로 2) 관계에서 오는 위안과 혜택을 누리기 위해 3) 상대에게 추가의 능력을 바라는 행위다. - P-1

어떤 대상에 대해 과한 기대와 환상을 품는 행위는 미숙함의 상징이다. 역으로 어떤 것에 전문적이고 능숙할수록 대상에 대한 기대가 없어지는 법이다. - P-1

같은 맥락으로 인간관계에 미숙한 사람들은 시작부터 상대에 대해 과한 기대를 품고, 상대가 자신의 기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보이면 크나큰 실망을 한다. 인간관계, 우정, 연애, 결혼을 자신의 불만족스러운 인생을 구원해 줄 황금 동아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가 황금 동아줄이 아니라 썩은 동아줄이라 여겨지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빠진다. 멋대로 기대한 본인의 탓이 아니라 기대를 채워주지 못한 상대에게 모든 감정의 칼날이 향한다.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생긴 분노는 집착, 상대에 대한 핀잔, 과도한 요구 등 정서적 폭력으로 이어지며 결국 둘의 관계는 파멸에 이른다. - P-1

대상에 대한 그릇된 기대와 환상은 특히 연인 관계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 P-1

그래서 ‘이상화’는 많은 사람이 사랑이라 굳게 믿지만, 사실 사랑이 아니다. 서로에게 피해를 주며, 사랑을 지속하기에는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 P-1

지극히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상적인 이미지와 추상만을 훑어보고 사랑에 빠진 뒤 그 모습을 상대에게 기대한다. 그리고 기대했던 모습과 다른 상대의 모습을 보며 실망하고 기대를 채워주지 못한 상대를 탓한다. - P-1

진화학적으로 여성들은 ‘헌신 회의 편향(남성의 호감 표시를 의심하며 평가하는 심리, 상대가 친절을 베푼다고 본인에게 호감이 있음을 확신하지 않는다)’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민지는 더욱더 긴가민가한 상태로 집에 돌아갈 것이다. 물론 보통의 여성들은 이런 상황에서의 불안감을 동성 친구와의 대화로 푼다. 민지는 집으로 돌아가는 60분 동안 친한 동성 친구와 오늘 느낀 세부적인 감정과, 데이트한 남자가 본인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열렬히 토론할 것이다. - P-1

남성의 태도 변화 앞에서 여자가 느끼는 좌절감은 "오빠, 변했어"라는 다섯 단어로 일축할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남자의 태도가 빨리 변할수록 그는 ‘건전한 오빠’일 가능성이 높다. 이성에 대한 지나친 친절과 몰두는 관계의 장기적인 안정성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 P-1

우리가 관계에서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점은 상대가 로맨틱하지 않음이 아니라 ‘개인적 일상의 무너짐’이다. 각자의 일상이 무너진다는 의미는 관계 당사자가 개인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뜻이며, 개인적인 성장이 없다면 두 사람의 관계도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귀결된다. - P-1

하지만 인류 생태학자 칼 필레머Karl Pillemer와 코넬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결혼 생활의 온전한 유지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첫 만남 장소가 아니라 핵심 가치관의 공유다. - P-1

물론 애착 유형은 절대 바꿀 수 없는 낙인이 아니다. 노력으로 충분히 바뀔 수 있다. 한 가지 반가운 사실은 안정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은 ‘완충 효과’가 있다. 연애 상대방 중 한 명만 안정 애착 유형이 되어도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 P-1

문제는 우리가 사람마저 소유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물질뿐만 아니라 인간 존재의 개념 또한 소유의 범주로 이동했다. 보통 상대방의 연애 여부를 물어볼 때 "너 애인 있어(Do you have a lover)?"라는 질문을 한다. 파고들면 굉장히 어색한 표현이다. 인간은 사랑을 가지는(Have)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도록(Do)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람과 함께할 수 있을 뿐 사람을 가질 수는 없다. - P-1

그들에게는 자연도, 사람도 소유하지 않고 일부분으로 함께 존재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자연스러운 존재 방식이며, 우리가 아무리 천문학적인 자산을 가져도 사람의 따뜻한 손길 없이는 행복해질 수 없고, 상대를 나에게 귀속시키기 위해 집착할수록 불행해지는 이유다. 인간은 어떤 대상도 소유할 수 없으며, 이룰 수 없는 존재에 욕심낼수록 불행해지는 결과는 당연한 이치다. - P-1

시장 교환 시스템이 거대 사회를 순환시키는 불변의 시스템으로 정착하면서 ‘인간관계’에서도 같은 시스템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많은 현대인이 비생산적인 성격의 사랑을 한다. 바로 시장교환형 사랑이다. 시장교환형 사랑은 철저히 자본주의의 교환 원리에 기반한 관계를 지향하는 사랑이다. 상대가 제공하는 만큼만 주고, 손해를 보거나 상처를 받게 될 경우 바로 관계를 정리하는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 P-1

사실 인간관계는 ‘나랑 한 번 친해지면 백색이고, 멀어지면 영원히 흑색이다’ 같은 단순한 흑백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손 하나 까딱 안 하면서, 어떤 고통이나 상처 없이 좋은 관계를 꾸준히 유지할 방법은 없다. - P-1

물론 공동체 지향적인 사람들이 보상을 아예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준 만큼 받기를 기대한다. 이 둘의 차이는 원하는 보상을 받지 못했을 때의 차이다. 공동체 지향적인 사람들은 원하는 보상을 받지 못했어도 크게 실망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목적 자체가 주는 것이었고, 지금 당장 보상받지 못했어도 상대에게 신뢰를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음에 기뻐한다. 또한 신뢰 있는 관계를 얻는 일이 매우 어렵고 그만큼 가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반면에 교환 지향적인 사람은 원하는 보상이 즉각적으로 주어지지 않았을 때 분노하고, 상대를 악마화한다. 교환 지향적인 사람들의 속내는 대개 음침하고 자기기만적이다. 지극히 이기적인 목적으로, 즉 원하는 보상과 선물을 기대하고 줬으면서 원하는 결과가 주어지지 않을 때 자신의 이기심을 선의로 포장하는 동시에 상대를 악마화하는데 능하다. - P-1

즉 모든 인간관계의 목적은 ‘하나됨’이 아니라 더 나은 개인, 더 성숙한 독립 개체로서의 성장이다. - P-1

강렬한 끌림으로 시작해 ‘우리의 만남은 운명’이라고 여기는 커플일수록 아주 사소한 갈등으로 쉽게 갈라진다는 사실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모두 동의할 테다. - P-1

상대를 멋대로 ‘이상화’하고, 일상생활이 흔들릴 정도로 욕망이 ‘침습’한다. 상대를 ‘독점’하려 하고, 그와 모든 것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집착에 휘둘린다. - P-1

30년을 넘게 사랑하며 오랜 세월을 함께한 노부부는 성숙한 사랑의 진실을 구체적으로 안다. 그들은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추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모습까지 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노부부의 아내는 30여 년 전 남편의 주도적이고 강단 있는 모습에 반했지만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나니 이면에 숨겨진 가시인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독단적인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노부부의 남편 또한 아내의 수용적이고 부드러운 표현력에 매력을 느꼈지만, 그녀의 장점에는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지 않아 소통이 어렵다는 단점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진실을 깨달았다. 노부부는 그렇게 서로의 진짜 모습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하기 시작했다. - P-1

사랑에 빠진 우리들은 해수면 위에 노출된 빙산의 아주 작은 부분만 보고 그것이 빙산의 전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사람의 매력과 인격은 지극히 입체적이다. 책임감 있는 사람의 해수면 밑에는 ‘거만함’이라는 숨겨진 빙하의 본질이 숨겨져 있으며, 수용적이고 부드러운 인격을 가진 사람의 이면에는 ‘겁이 많음’이라는 인격적 특징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 P-1

가 ‘그런 남자가 원하는 걸 내가 줄 수 있을까? 그런 능력이 있는가?’라는 물음이 가장 중요하다. 인간은 받는 행위만으로 지속적인 행복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당신이 무엇을 받을지 생각하기 전에, 내가 바라는 그 사람을 위해 내가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지부터 정의해야 한다. 상호작용이 없는 관계는 곧 취소될 관계다. 추상적인 사랑에서 벗어나 사랑의 정밀화를 그리려면 구체성이 필요하며, 구체성에는 언제나 ‘우리’가 포함된다. 진실된 관계는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니고 ‘우리’가 하는 것이다. - P-1

본능적 사랑에 휘둘리는 사람일수록 그런 환상 속의 존재가 내 지루한 일상을 구원해 주리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타인이 나의 삶을 구원해 줄 거라 믿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힘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다. 안타깝게도 타인은 우리의 삶을 구원해 줄 수 없으며, 나는 오직 스스로 구원할 수 있다. - P-1

많은 커플이 초기의 열정적인 마음이 희미해지고 지루한 일상적 관계가 지속될 때 지금 느끼는 감정이 ‘권태기’인지, ‘헤어져야 하는 신호’인지 헷갈리곤 하는데 이를 구분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 ‘감사함이 있는가’이다. 연애 초의 뜨거운 마음이 없어도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건강한 관계다. - P-1

인간관계 또한 돈처럼 주체들이 자유의지에 따라 알아서 움직이고 자연스레 흐르는 원리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메신저로 백 번 집착한다고, 방에 가두어 소유한다고 상대방의 마음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상대방은 그냥 본인의 의지에 따라 알아서 움직인다. 초조한 마음에 매매 횟수, 행동을 늘릴수록 상대의 마음은 더 멀어진다.

돈과 관계는 흐르는 물과 같다. 흐르는 강물과 시냇물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곳곳에 앉아 관조하는 태도이다. 물을 원한다고 아무리 잡으려 노력해도 절대 잡히지 않는다. - P-1

타인과 내가 맺는 관계의 수준은 내가 나와 맺는 관계의 수준과 동일하다. - P-1

사랑하는 사이라면, 아무리 끈끈한 관계여도 상대의 성장과 더 나은 독립적 인간으로서의 발걸음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이기 전에 너이고, 나이며, 개인이다. 더 나은 우리는 더 나은 너와 나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 P-1

부모님도, 성장 배경도, 성격도 다른 누군가와 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 감각을 기르는 일에는 필연적으로 불편함과 감정적 상처가 수반된다. 이는 가스라이팅이 아니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깊은 관계, 사랑을 꾸려나가는 과정에서 개인이 직면해야 하는 부정적인 감정과 고통을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회복탄력성이라는 내면의 근력을 기르지 못한다. 내면의 근력이 부족하면 어떤 사람과도 깊고 장기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다. 기회의 부재는 능력의 상실을 낳고 악순환으로 무한하게 이어진다. - P-1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삶을 잘 살아내려면 공동체 감각을 길러야 한다. 진정한 공동체 감각이란 타인이 나와 다른 사람임을 항상 명심하며 살아갈 때 길러진다. 더 나아가 ‘타인은 내가 절대 변화시킬 수 없다’는 마음을 견지해야 한다. - P-1

타인, 파트너, 배우자는 내가 절대 변화시킬 수 없다. - P-1

어떤 상황이 와도 남 탓을 할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자기기만은 참 영리한 전략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이런 여자를 정말 가볍고 천박한 여자라고 말한다. 인간이기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 P-1

자기기만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포용적인 성향’과는 다르다. 상대의 의견에 잘 따라주는 성격은 아무 문제가 없다. 수동과 수용은 다르다. 수용적이지만 자기기만을 하지 않는 사람은 상대에게 따르기로 한 결정도 내 선택이기에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상대 탓을 하지 않는다. - P-1

수많은 실존주의 철학자가 ‘자기기만’에 대해 수십 년 넘게 연구한 이유가 있다. 자기기만하지 않는 것, 내가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선택의 결과에 책임을 지는 태도, 이것이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위한 ‘인간다움’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자기기만이 일상인 사람은 짐승에 가깝다. 짐승과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 P-1

모든 걸 이해하는 것은 신의 능력이다. 반면에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최상위의 가치이자 능력은 ‘사랑하는 능력’이다. 사랑하고 싶은 우리 모두는 알아야 한다. 배움의 목적은 그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함이나, 신의 권능을 갖기 위함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기 위함’이어야 한다는 것을.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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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이라는 이름의 오멜라스에도 지하실에 쌓인 묵은 쓰레기를 직면하는 이들이 나타난다. 한국 사회의 지하실에 묶여 고통받는 이들을 직면하는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들은 자살을 통해 한국을 떠난다.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위권이다. 그들은 출산 거부를 통해 한국을 떠난다. 한국은 인구가 늘지 않아 OECD 국가 중에서 인구 감소 속도가 가장 빠르다. 자신이 속한 곳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 순간, 마치 이직을 결심하듯이 사람들은 떠난다. 이민을 하거나 자살을 하거나 아이를 낳지 않거나. - P-1

중년이 되고서야 깨닫는다. 중년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 아니라 인생은 늘 위기였는데 그저 중년이 찾아왔을 뿐이라는 걸.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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