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는 이틀 동안 수업에 나가지 않고, 아는 사람들과 한 마디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내내 작은 방에 틀어박혀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고민했다. 조용한 방과 책들이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 - P55

그에게는 지금까지 내면을 성찰하는 버릇이 없었디 때문에 자신의 의도와 동기를 찾아 헤매는 일이 힘들 뿐만 아니라 살짝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자신에게 내놓을 것이 거의 없다는 생각, 내면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 또한 거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 P55

마침내 결정을 내리고 나자 결국 이렇게 될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 P55

동료들과는 조심스럽고 정중하며 모호한 관계를 유지했다. - P64

손님들이 그의 주위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자리를 바꿔 앉기도 하고, 새로운 대화 상대를 만나 어조를 달리하기도 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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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1-01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텔게우스님, 오늘부터 2024년 갑진년이 시작되었어요.
새해에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베텔게우스 2024-01-01 19:0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멋지고 새로운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한 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는 부모에게 반드시 해야 하는 이야기를 생각하다가, 자신의 결정을 이미 돌이킬 수 없음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 결정을 무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들었다. 경솔하게 선택한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자신이 버린 세계가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자신과 부모가 잃어버린 것을 슬퍼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그 세계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 P34

이 세 사람, 즉 스토너, 매스터스, 핀치는 금요일 오후에 컬럼비아 시내의 작은 술집에서 만나 커다란 잔으로 맥주를 마시며 밤늦도록 이야기하는 버릇이 생겼다. 스토너는 여기서 유일하게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쁨을 느꼈지만, 자기들의 관계가 과연 무엇인지 의아할 때가 많았다. 그들은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었지만, 친한 친구는 아니었다. 서로 속내를 털어놓지도 않았고, 매주 술집에서 모일 때를 제외하면 거의 만나지도 않았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이런 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 P42

자네는 꽤 똑똑해. 어쨌든 우리 둘의 친구인 저 녀석보다는 똑똑하니까. 하지만 자네에게는 오점이 있네. 오래된 약점. 자네는 여기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지. 여기서 뭔가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하지만 세상에 나가면 곧 알 수 있을 걸세. 자네 역시 처음부터 실패자로 만들어졌다는 걸. 자네가 세상과 싸울 거라는 얘기가 아냐. 세상이 자네를 잘근잘근 씹어서 뱉어내도 자네는 아무것도 못할 걸세. 그냥 멍하니 누워 무엇이 잘못된 건지 생각하겠지. 자네는 항상 세상에게서 실제로는 있지 않은 것, 세상이 원한 적 없는 것을 기대하니까. 목화밭의 바구미, 콩줄기 속의 벌레, 옥수수 속의 좀벌레. 자네는 그런 것들을 마주보지도 못하고, 싸우지도 못해. 너무 약하면서 동시에 너무 강하니까. 이 세상에 자네가 갈 수 있는 자리는 없네. - P46

"하지만 전쟁의 결과가 무엇인지는 알 수 있네. 전쟁은 단순히 수만 명, 수십 만 명의 청년들만 죽이는 게 아냐.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 마음속에서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뭔가가 죽어버린다네. 사람이 전쟁을 많이 겪고 나면 남는 건 짐승 같은 성질뿐이야. 나나 자네 같은 사람들이 진흙탕 속에서 뽑아낸 그런 인간들 말일세." - P53

그가 느리게 말했다.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으면 안 되네. 인류가 겪은 전쟁과 패배와 승리 중에는 군대와 상관없는 것도 있어. 그런 것들은 기록으로도 남아 있지 않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할 때 이 점을 명심하게."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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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탁월한 능력과 통찰을 가진 사람을 천재라고 정의한다면, 그런 천재가 되기 위해 굳이 노벨상까지 탈 필요는 없다. 천재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세상을 지리멸렬하게 만드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 P5

세상 어느 누구도 늘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아인슈타인은 매일 퇴근할 때마다 자신의 집을 찾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끔 천재적 재능을 발휘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학교, 직장, 정부, 가족 모두) 천재적 재능을 억압하는 데서 비극은 시작된다. 문제는 현대 문명이 파우스트의 계약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당장의 안정을 주는 대신 우리의 천재성과 예술성을 가져간다. - P5

시스템의 비위를 맞추는 일 따위는 그만두자. 이제 자신만의 지도를 그려야 할 시간이다. - P8

당신 안에는 타고난 천재성이 잠들어 있다. 당신의 공헌은 가치 있고, 당신이 창조한 예술 또한 값지다.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며, 또한 당신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지금 당장 일어나 선택하라. 차이를 만들어보자. - P8

우리가 평범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다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1. 학교와 시스템에 의해 세뇌당했다. 직장일이 곧 내 일이고, 규칙을 지키는 것이 내 일이라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시스템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2.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겁에 질린 화난 목소리가 끊임없이 소리친다. 도마뱀뇌가 저항하는 목소리다. 평범해지라고 (그래서 안전을 지키라고) 말한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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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불확실한 시대에 여전히 예전에 성과를 내던 업무 방식을 ‘최선의 업무 방식‘으로 믿고 고수하려는 사고는 매우 위험하다. - P6

오늘날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지 스스로 판단해 실천할 수 있는 리더십을 지닌 인물이다. - P7

감각을 갈고닦는 일이야말로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참다운 묘미다. - P17

야마구치 선생님은 오랫동안 ‘기초교양liberal arts‘의 중요성을 강조해오셨습니다. 기초교양이란 자신의 가치 기준을 자기 자신의 언어로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죠. 자신이 스스로 형성한 가치 기준이 있다는 것, ‘자각적인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교양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교양 형성의 본질에는 예술과 감각이 있습니다. - P52

야마구치 가치 기준을 자신 외부의 과학에서 추구하면 여러 상황에 대응하기 쉽고 분쟁도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나만의 가치 기준을 세우기보다는 법칙에 기대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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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타인의 특성이나 서로의 관계 때문에 그들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랑한다. - P11

오히려 매킨타이어가 보기에 애국심은 주요한 덕목이다. 나는 조국에 대한 사랑을 통해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빚진 것이나 다른 사람들이 내게 빚진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 P14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사랑하는 것, 그것은 아마도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일일 것이다. 다른 모든 일은 사랑을 하기 위한 준비에 불과하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 P17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는 한, 그 사랑은 합리적일 수 있다. - P23

1960년대 미국의 알앤비 가수 클라렌스 헨리의 히트송 제목은 <왜 당신을 사랑하는지는 몰라, 하지만 당신을 사랑해I Don‘t Know Why I Love You But I Do>였다. 실제로 모두의 사랑은 이럴 것이다. 아마 그래서 다행일 것이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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