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묘하게 단조로운 울음소리가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처럼 이어졌다. 그는 그녀를 위로하고 달래주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가만히 서서 듣기만 했다. - P-1
"맞아." 윌리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고든 핀치에게 커다란 호감을 느꼈다. 그는 차에서 내려 고든의 차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지나온 과거의 또 다른 한 부분이 거의 알아보기 힘들 만큼 천천히 그에게서 멀어져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음을 절감했다. - P-1
윌리엄 스토너는 그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뭔가 할 말이 생기면 그에게 말을 건네고, 그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기는 했다. 로맥스는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예의바르면서도 짓궂고 냉담하게 그를 대했다. 그가 저녁식사 초대를 거절하자 스토너는 더 이상 방법을 생각해낼 수 없었다.
스토너는 얼마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자신이 홀리스 로맥스에게 끌리는 이유를 깨달았다. 로맥스의 거만한 태도, 달변, 유쾌한 신랄함 속에서 스토너는 비록 조금 일그러지기는 했어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친구 데이비드 매스터스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데이브와 그랬던 것처럼 로맥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이런 마음을 스스로 인정한 뒤에도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젊은 시절의 어색함과 서투름은 아직 남아 있는 반면, 어쩌면 우정을 쌓는 데 도움이 되었을 솔직함과 열정은 사라져버린 탓이었다. 그는 자신의 소망이 불가능한 것임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이 그를 슬프게 했다. - P-1
그는 길고 긴 낮과 밤을 방에서 혼자 보내며 자신의 일그러진 몸이 강요하는 한계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책을 읽다가 점차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 자유의 본질을 이해하게 됨에 따라 그가 느끼는 자유로움도 더욱 강렬해졌다. 윌리엄 스토너는 이 말을 들으면서 그에게 뜻밖의 친근감을 느꼈다. 그는 로맥스가 일종의 변화를 거쳤음을 알 수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말을 통해 알게 되는 직관적인 깨달음 같은 것. 스토너 자신도 예전에 아처 슬론의 강의를 들으며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로맥스는 일찌감치 혼자서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 깨달음을 통해 얻은 지식이 스토너의 경우보다 더욱더 그의 일부를 이루고 있었다. - P-1
10년이나 늦기는 했지만, 이제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차츰 알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발견한 새로운 자신은 예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더 훌륭하기도 하고 더 못나기도 했다. 이제야 비로소 진짜 교육자가 된 기분이었다. 자신이 책에 적은 내용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인간으로서 그가 지닌 어리석음이나 약점이나 무능력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예술의 위엄을 얻은 사람. 그가 이런 깨달음을 입으로 말할 수는 없었지만, 일단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사람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것의 존재를 누구나 알아볼 수 있었다. - P-1
세인트루이스에서 돌아온 이디스도 그가 변했음을 알아차렸다. 어째서 이렇게 변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변했다는 사실만은 즉시 감지했다. 그녀는 연락도 없이 어느 날 오후에 기차로 돌아와서 거실을 지나 서재로 들어왔다. 서재에는 그녀의 남편과 딸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는 달라진 외모로 갑자기 나타나서 남편과 딸을 깜짝 놀래줄 작정이었지만, 시선을 들어 놀란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윌리엄을 보고는 진짜로 변한 사람은 바로 그임을 알아차렸다. 그 변화가 워낙 깊어서 그녀의 외모가 변한 효과쯤은 그냥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조금은 멍하니, 하지만 약간 놀란 마음으로 생각했다. 내가 저 남자를 생각보다 더 잘 알고 있었구나.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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