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마치 고소영에게 너는 왜 김태희처럼 생기지 않았냐고 하는 것과 같아요. 고소영은 김태희가 아니죠. 고소영의 매력은 고소영일 때 있는 겁니다. 박웅현의 매력도 박웅현일 때 있는 것이지, 제 어머니 친구분의 아들을 따라 한다고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친구의 아들, 딸처럼 되라고 하니 우리 각자 개인의 ‘아모르 파티’는 어쩌라는 겁니까? - P-1

지금이라고 그 상자가 없을까요? 아니죠. 우리는 아직도 각자의 상자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삼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사십 대가 살아야 할 상자. 그 상자의 바깥으로 벗어나면 매년 명절마다 고문을 당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측은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패한 인생이라고 손가락질 받죠.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자존을 싹 틔우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 P-1

자신의 길을 무시하지 않는 것, 바로 이게 인생입니다. 그리고 모든 인생마다 기회는 달라요. 왜냐하면 내가 어디에 태어날지, 어떤 환경에서 자랄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각기 다른 자신의 인생이 있어요. 그러니 기회도 다르겠죠. 그러니까 아모르 파티, 자기 인생을 사랑해야 하는 겁니다. 인생에 정석과 같은 교과서는 없습니다. 열심히 살다 보면 인생에 어떤 점들이 뿌려질 것이고, 의미 없어 보이던 그 점들이 어느 순간 연결돼서 별이 되는 거예요. 정해진 빛을 따르려 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오직 각자의 점과 각자의 별이 있을 뿐입니다. - P-1

학벌은 사회생활 2, 3년이면 다 세탁이 됩니다. 들어갈 때야 명함이 되지만 2, 3년 후에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스펙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진짜가 무엇인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 P-1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다 본질이냐? 고스톱이나 애니팡 같은 게임을 진짜 잘하는데 그럼 이게 내 본질일까? 저는 이렇게 이해합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 것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치는 고스톱이, 애니팡이 당장의 내 스트레스는 풀어주겠지만 5년 후에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본질은 결국 자기 판단입니다. 나한테 진짜 무엇이 도움이 될 것인가를 중심에 놓고 봐야 합니다. - P-1

대학생이 된 딸아이가 미술사에서 철학으로 전공을 바꿨다고 하길래 무조건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누구는 철학을 공부해서 뭐 먹고살겠느냐고 하는데, 제 생각에 철학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직업이라도 철학은 도움이 되죠. 본질적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고전, 클래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제 모습에 만족할 수 있는 저를 만든 가장 큰 동력은 바로 고전에 대한 궁금증이었습니다. - P-1

그게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술과 음악뿐이던 모차르트에게 장모가 소리치며 잔소리를 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모차르트는 밤의 여왕 아리아의 모티프를 떠올리죠. 심지어 장모의 잔소리도 모차르트에게 음악적 영감이 된 거예요. 매일 듣는 잔소리, 그 잔소리, 아 또 잔소리 하는 순간, 그 각성의 순간이 유레카의 순간이 된 거죠.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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