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부터 시작한 뚜레쥬르 아르바이트가 9개월차에 접어든다. 처음엔 이렇게 오래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다만 그만둘 때는 그만두더라도 최대한, 무조건 오래 버티자고 마음을 먹었다. 손님을 직접 응대하는 식음료 제공 서비스직에서 맡은 바를 잘 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스무살 때 처음 했던 3개월간의 아웃백 아르바이트 경험과 연관이 있다. 당시 사회생활 근력과 신체적 근력 모두가 부족했던 나는, 강도 높은 업무량을 견디지 못하고 금세 일을 그만두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껏 아웃백 알바 경험은 나로서는 꼭 극복하고픈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뚜레쥬르에서 일을 하는 것은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케이크와 빵을 많이 먹을 수 있다. 시간 지난 빵이나 케이크가 있으면 매니저님들이 나누어 주신다. 둘째로 스케쥴 조정이 자유로운 편이다. 나 말고도 일하는 직원이 많은 매장이기 때문에 급한 사정이 생기면 서로 협의하여 근무시간 조정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또래 알바생들 및 매니저님들, 사장님과 사모님 모두 참 괜찮은 사람들이라,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소득은, 근무 시간동안 내가 일 인분의 업무를 원만하게 처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9개월차인 현재 웬만한 빵 이름은 숙지하게 됐다. 음료는 모두 제조 가능하다. 매장 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도 많이 길렀다. '아웃백 트라우마'가 극복되었음은 물론이다.
이 곳에서 일을 하면서 나의 일상도 다소 변화되었다. 이제까지는 커피를 한 잔만 마셔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탓에 카페와는 통 인연이 없는 삶을 살아왔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는 친구들과 카페에 가서 곧잘 시간을 보내고, 혼자 밀린 일을 처리하러 노트북을 들고 찾아가기도 한다. 아마 카페라는 공간이 내게 많이 친숙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카페에 가서 주방을 관찰하는 버릇도 생겼다. 이 매장은 어떤 원두 기계를 쓰나, 우리 매장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등을 잠깐이나마 생각해보게 되었다. 많이는 아니지만 커피도 더 자주 마시게 되었다. 또한 커피 자체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싶어졌다. 아래와 같은 책들에도 요즘엔 관심이 간다. 예전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책인데...
본래 책과 무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을 생각이 없었는데, 9개월간 지속한 뚜레쥬르 알바에 대한 생각을 한번쯤 정리해보고 싶어서 적어보았다! 어... 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ㅅ^(사진은 마감 끝난 어느 날 사장님이 챙겨주신 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