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 폭력비판을 위하여 / 초현실주의 외 발터 벤야민 선집 5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 옮김 / 길(도서출판)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 폭력비판을 위하여 / 초현실주의 외


철학책을 가까이 뒀는데 체계적인 학습이 부족하면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적다고 할 수 있다. 때론 그런 철학적 해석이 살면서 확고해지는 관념과의 차이를 더 느끼기도 한다. 그렇지만 조금씩 익숙해지는 철학적 사고는 난해한 철학의 논리도 어렴풋이 그럴듯하게 들려 온다. 슬쩍, 눈으로만 이해되는 수긍하지 못하는 바닥이라고나 할까.
역사적 유물론은 나에게 그렇게 다가온다.
그의 역사철학은 역사의 서사적 연속성을 중단시켰고, 과거의 이미지로 현재성을 강조했으며, 억압받는 자의 전통을 읽어야 했다.

해제
철학적 비평의 대상이 입증해야 하는 것은 예술형식의 기능이 모든 중요한 작품의 근저에 놓인 역사적 사실내용을 철학적 진리내용으로 만드는데 있다는 점이다.

중기에 이르기까지 주로 예술작품에 대한 해석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형성해가려고 했던 벤야민은 정신사적 문예학과 예술학에서 숭상하던 정신 개념의 추상성과 신화적 성격을 비판한다. 사회는 이제 지식인들에게 관조적 사유의 여지를 더는 남겨두지 않는 상황으로 변해가는데도 여전히 또는 그만큼 더 악착같이 ‘정신 지배주의‘ 적 태도에 매몰된 지식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문학작품들을 그것들의 시대의 연관 속에서 서술하는 일이 아니라, 그것들이 탄생한 시대 속에서 그것들을 인식한 시대, 즉 우리 자신의 시대를 기술하는 일이다. 이로써 문학은 역사의 기관이 되며, 문학을 바로 그렇게 만드는 일이야 말로 바로 문학사의 과제이다.

벤야민의 ˝사유이미지˝들은 많은 부분 그 자신의 경험, 특히 어린시절의 경험에 원천을 두고 있다. 그의 인식론 내지 인식 비판, 모더니즘, 서사이론 역시 그의 경험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벤야민은 경험을 ˝살았던 유사성˝이라고 정의한다.
견고한 자기동일성을 해체하고 현실의 물리적 시간을 지양하는 것은 ‘무의지적 기억‘을 통해 (비감각적) 유사성의 세계를 발견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미메시스 능력‘ 또는 상상력이 바로 이러한 미적 경험의 기관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프루스트적 ‘무의지적 기억‘이나 초현실적 현실에 미메시스적으로 침잠하여 유사성의 세계를 발견하는 것은 벤야민에게는 그 자체에 목적이 있지 않다. 초현실주의적 꿈의 세계는 벤야인에 와서 ‘각성‘된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꿈 자체가 아니라 바로 그 꿈에서 깨어나 현실을 재발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벤야민의 역사철학은 진보의 신화에 대한 과격한 비판이면서 동시에 이 진보의 신화에 의해 억압되어온 역사 전체를 구제하는 구제비평적 시각으로 특징지어진다.

주지하다시피 호르크하이머/아도르노는 <계몽의 변증법>에서 인간의 역사를 인간의 이성을 가지고 신화의 질곡에서 해방되어온 계몽의 역사이자 동시에 이성이 ‘도구적 이성‘으로 발전해오면서 계몽이 다시 신화로 퇴행하는 부정적 변증법으로 점철된 역사로 보고, 그 해결의 실마리를 이러한 이성의 역사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찾으려 한다.
역사 속에서 부정적 형태로 지속되는 신화적 폭력에 대한 비판은 벤야민의 문학학적 연구와 비평의 중심 주제였다.
상징적 예술 개념에 의해 억압되어온 알레고리의 구제, 영원한 동질적 시간의 연속체를 폭파할 필요성에 대한 통찰, 앞서 지적한 물화된 문화사 개념, 나아가 ‘원래 어떠했는가‘를 역사적 인식의 목표로 삼는 역사주의 방법 및 영원회귀의 사상에 대한 비판 등도 같은 신화의 비판의 맥락에 속한다. 신화의 극복은 역사를 그 신화에 추상적으로 대결시킴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역사 속에 작용하는 신화적 이의성을 변증법적으로 사유함으로써 이루어지며, 이 사유를 통해 현상이 구제된다.
벤야민에서 역사는 무엇보다 이미지로서, 그것도 위기의 순간에 읽히는데, 그것은 지나간 과거의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모습이다. 또한 벤야민의 미메시스적ㆍ마법적 읽기는 대상을 탈신비화하는 자기변증법적 구조를 지닌다. 그가 해체하고자 한 부정적 의미의 마법에는 역사시대에 개인과 집단에게 운명적 힘으로 작용하는 각종 법적 폭력, 휴머니즘의 전통, 미적 가상, 자율적 인간과 예술 개념, 관조적 감상에 집착하는 태도와 이를 파시즘적으로 이용하는 이데올로기들이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예술과 미학을 역사철학적이고 사회비판적인 사유의 매개체로서 변증법적으로 고찰하였다고 할 수 있다.

운명과 성격
운명과 성격의 언어적 의미를 성찰하며, 더불어 표현되는 법, 종교, 도덕, 희극,비극 등의 개념도 파악한다.
한 인간의 삶에서 무엇이 궁극적으로 성격의 기능으로 통용되고, 무엇이 운명의 기능으로 통용되어야 하는지 어느 경우에도 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행동하는 인간이 대면하는 외부는 얼마든지 그의 내부로, 또 그의 내부는 얼마든지 그의 외부로 원칙적으로 귀속시킬 수 있으며, 심지어 원칙적으로 그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p68

폭력비판을 위하여
폭력에 대한 비판은 폭력의 역사에 대한 철학이다. 역사의 ‘철학‘인 이유는 그 역사의 결말이라는 이념만이 그 역사의 시대적 자료들에 대해 비판하고 구분하며 결정하는 입장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것에만 정향할 뿐인 시선은 기껏해야 법정립적인 것과 법보존적인 것으로서의 폭력의 형상들에서 변증법적 부침정도를 감지해낼 수 있을 뿐이다. 그 변증법적 부침의 변동법칙은 모든 법보존적 폭력은 그것이 지속되면서 그것 속에 대표되는 법정립적 폭력을 적대적 대항세력들을 억압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약화시킨다. p115
종국에는 국가권력[국가폭력]을 탈정립하는 데서, 새로운 역사 시대의 토대가 마련된다. p116

종교로서의 자본주의
자본주의에서 일종의 종교를 볼 수 있다.
#종교가 존재의 개혁이 아니라 존재의 붕괴인 점. #기독교의 역사가 그것의 기생충인 자본주의 역사가 되는 형태.#절망이 종교적 보편 상태로까지 확대.

신학적ㆍ정치적 단편 (1921)
메시아 자신이 비로소 모든 역사적 사건을 완성시킨다. 세속적인 것의 질서는 행복의 이념에 정향해야 한다. #자신의 길을 가는 어떤 힘이 반대로 향한 길에 있는 다른 힘을 촉진할 수 있는 것처럼 세속적인 것의 세속적 질서 역시 메시아적 왕국의 도래를 촉진할 수 있다.

꿈 키치
사물이 꿈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면은 키치이다. 한 사람이 현실적으로 말할 줄 알면 알수록, 그만큼 사람들은 그를 더 완벽하게 오해하게 된다. 키치는 우리를 꿈속에서나 대화에서 사멸한 사물세계의 힘을 빨아들이기 위해 두르는 평범한 것의 마지막 마스크이다.

초현실주의 - 유럽 지식인들의 최근 스냅 사진 (1929)
파리의 낡은 공간에서 부르조아의 반감에 따른 이미지가 생성된다. 그 이미지 공간은 보편적이고 완전한 현재성의 세계이다. 범속한 각성은 우리를 친숙하게 하는 그 이미지 공간에서만 생성될 수 있다. 초현실주의의 핵심은 그 이미지를 실천적 행위로 옮겨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험과 빈곤
누가 자기 경험을 얘기하면서 젊은이와 대적할 엄두를 내기라도 하는가?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면서 사람들 위에 전혀 새로운 빈곤이 닥쳤다. 경험의 빈곤은 그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데로 이끈다. 새롭게 시작하기, 적은 것으로 견디어내기, 적은 것으로부터 구성하고 이때 좌도 우도 보지 않기이다.

19세기 수도 파리 <파사주>독일어판 개요(1935)
1.푸리에 혹은 파사주들
파리의 파사주들은 1822년부터 생겨난다.파사주들이 등장하게 된 조건은 섬유산업의 호황과 철조 건축의 시작이다. 새로운 생산수단의 형식은 집단의식 속에 이미지들을 산출하는데, 이 이미지들 속에서 새것은 옛것과 상호 침투한다. 다음 이미지들이 꿈 속에 등장하는데, 이 꿈 속에서 다가올 시대는 원사의 요소들, 계급없는 사회의 요소들과 혼용되어 나타난다. 이 계급 없는 사회에 대한 경험들은 집단적 무의식 속에 저장되어 있고, 이 경험들은 새로운 것과 상호 침투하여 유토피아를 빚어낸다. 이 유토피아는 오랫동안 남는 건축물에서 시작하여 신속하게 지나가버리는 유행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삶의 형상들 속에 그 흔적을 남겼다.
2. 다게르 혹은 파노라마
건축이 철을 사용하면서 예술을 넘어 성장하기 시작하듯이 회화 역시 파노라마를 통해 예술을 벗어나게 된다. 예술과 기술의 관계가 전도될 것을 예고하는 이 파노라마들은 동시에 새로운 생활감정의 표현이기도 하다.
아라고는 한 의회 연설에서 사진을 선보인다. 사진기의 렌즈가 갖는 의미는 새롭게 열리는 기술과 사회의 현실에 직면하여 회화와 그래픽의 정보에서 주관적 요소가 애매하게 느껴지는 그만큼 더욱더 커지게 된다.
3. 그랑빌 혹은 만국박람회
만국박람회는 상품이라는 물신을 찾아가는 순례지이다. 만국박람회는 상품의 교환가치를 미화한다. 박람회는 상품의 사용가치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하나의 틀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판타스마고리아를 열어 보여주는데, 사람들은 정신을 분산시키며 즐기기 위해 판타스고리아 속으로 들어간다. 만국박람회는 상품들의 우주를 구축한다. 상품적 성격을 우주로 확산시킨다. 유행은 상품이라는 물신이 경배받고자하는 의식을 규정해준다.
4. 루이 필리프 혹은 실내장식
실내장식은 사적 개인의 우주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을 담아두는 케이스이기도 하다.
5. 브틀레르 혹은 파리의 거리들
도시를 바라보는 알레고리 작가의 시선은 소외된 자의 시선이고 거리 산보자의 시선이다. 그는 군중 속에서 피난처를 찾는다. 현대는 보들레르 시의 중심을 이룬다. 그 현대가 언제나 원사를 인용한다. 여기서 인용은 이의성을 통해 일어나는데, 이의성은 이 시대의 사회적 상황과 산물들에 고유한 법칙이다.
거리 산보자의 마지막 여행은 죽음이다. 이 여행의 목적지는 새로움이다. 새로움은 상품의 사용가치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속성이다. 새로움은 허위의식의 정수이고, 유행은 그 허위의식의 지칠 줄 모르는 매개자가 된다. 예술은 이제 새로움을 자신의 최고의 가치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속물이 예술에서 새로운 것을 판단하는 자가 된다.
5. 오스망 혹은 바리케이드
파리 코뮌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초창기를 지배했던 판타스마고리아를 종식시키게 된다. 부르조아 계급과 손에 손을 잡고 1789년 혁명의 과업을 완수하는 것이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과제라는 허상은 파리 코뮌을 통해 사라지게 된다. 19세기 생산력의 발달은 형상화의 형식들을 예술로부터 해방했다. 이러한 해방 과정의 시초를 연 것은 엔지니어 구조물로서의 건축이었다. 그 뒤를 이은 것이 사진에 의한 자연의 재현이다. 판타지의 창조력은 광고 그래픽으로 실용화된 태세를 갖추기에 이르렀다. 문학은 신문 문예란에서 몽타주에 예속되었다. 이러한 시대에 나온 것이 파사주, 실내장식, 박람회장, 그리고 파노라마이다. 이것들은 꿈의 세계의 잔재들이다. 깨어날 때 꿈의 요소들을 활용하는 일은 변증법적 사유의 본보기이다. 그래서 변증법적 사유는 역사적 깨어남의 기관이다. 모든 시대는 다가올 시대를 꿈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꾸면서 깨어나기를 조급하게 기다린다.

19세기의 수도 <파사주>프랑스어판 개요(1939)
서문
우리가 지난 세기에 얻어낸 새로운 삶의 형식들, 그리고 경제적ㆍ기술적 토대 위에서 구축한 창조물들이, 이처럼 문화가 물화된 형태로 재현된 결과, 판타스마고리아의 우주로 진입하게 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 창조물들은 감각적 현전의 직접성 속에서 겪는다. 그것들은 판다스마고리아들로 나타난다. 파사주, 만국박람회, 거리산보자의 경험이 그러하다.
인류가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새로운 것이 예전부터 늘 있어왔던 현실임이 드러난다.
결론
모든 인간 존재는 자신의 존재의 매 순간 영원하다. 그들은 영속화된 현실이다. 여기에 심각한 결점은 진보가 없다는 것이다. 영원성은 무한 속에서 똑같은 표상들을 태연하게 연출하고 있다. 19세기는 새로운 기술적 잠재성들에 상응하는 새로운 사회적 질서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판타스마고리아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가 모더니티이다. 블랑키의 비전은 모더니티 안으로 우주 전체를 집어넣었다.

수집가이자 역사가 에두아르트 푹스
1. 에두아르트푹스의 시대는 최근의 과거에 속하며 동시에 마르크스주의적 예술이론의 최근사이기도 하다. 푹스는 유물론적 예술 관찰의 개척자로서 수집가였다. 그의 시대의 역사적 유물론은 이렇게 표현한다. 역사는 그에게 어떤 구성의 대상이 되는데, 그 구성의 장소를 이루는 것은 공허한 시간이 아니라 특정한 시대, 특정한 삶 그리고 특정한 작품이다. 역사주의가 과거에 대한 영원한 이미지를 제시한다면, 역사적 유물론자는 그때그때 과거와의 유일무이한 경험을 제시한다. 사적 유물론은 역사의 연속성을 폭파하는 현재의 의식을 향하고 있다.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1940)
경과하는 시간이 아니라 그 속에서 시간이 멈춰서 정지해버린 현재라는 개념을 역사적 유물론자는 포기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현재 개념이야말로 그가 자기의 인격을 걸고 역사를 기술하는 현재를 정의하기 때문이다. 역사주의가 과거에 대한 ‘영원한‘ 이미지를 제시한다면, 역사적 유물론자는 과거와의 유일한 경험을 제시한다.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관련 노트들 (194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 베를린 연대기 발터 벤야민 선집 3
발터 벤야민 지음, 윤미애 옮김 / 길(도서출판) / 200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 베를린 연대기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을 읽는다. 단편중에는 유독 짧은 글도 있다. 읽는다. 다시 읽는다. 저자는 여기에 어떤 의미를 담았을까 생각해본다. 인터넷을 통해 이곳 저곳 찾아본다. 저자의 철학을 놓칠까 조바심이 난 것일까? 알듯 말듯 의미가 조금씩 다가온다. 참 조심스럽기도, 부담스럽기도 한 책이다.
이어서 <베를린 연대기>를 읽는다. 앞의 단편적 이미지를 서사적으로 풀어내니 읽기가 편하기도 하지만 이야기 속에 스며드니 유년의 경험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요약>

역사적 경험과 인식의 계기를 얻기 위해 유년시절에 대한 이미지를 포착한다. p9

지나간 과거를 개인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우연의 소산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필연적인 것으로 통찰함으로써 감정을 다스리려 애썼다. p33
나의 대도시 유년시절의 이미지들은 아마 미래의 역사적 경험을 미리 형상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p34

티어가르텐
어떤 도시에서 길을 잘 모른다는 것은 별일 아니다. 그러나 그 곳에서 마치 숲에서 길을 읺듯이 헤매는 것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헤매는 사람에게 거리의 이름들이 마치 마른 잔가지들이 뚝 부러지는 소리처럼들려오고, 움푹 패인 산의 분지 처럼 시내의 골목들이 그에게 하루의 시간 변화를 분명히 알려줄 정도가 되어야 도시를 헤맨다고 말할 수 있다.

카이저 파노라마
내 삶의 어느 때에도 속하지 않은 시간에 플라타너스 잎사귀 사이로 올리브색 햇빛이 쏟아지는 그곳 미라보 광장에서 놀았던 적이 있다고

전승기념탑
즉 그들은 회오리바람에 채찍질당하고, 수액을 흘리는 나무 그루터기에 베이고, 빙하 덩어리에 갇혀 꽁꽁 언 채 어두컴컴한 깔때기 같은 지옥에서 허덕이는 무리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전화기
그것은 밤의 소음들이었다. 그소음이 들려오던 밤은 모든 진정한 탄생에 앞서 오는 밤과 같았다. 그리고 여기서 새로 태어나는 것은 전화기 안에 잠들어 있었던 목소리였다.

나비채집
나는 눈치 채이지 않게 사냥감에 다가가 낚아채기 위해 내 자신이 아예 빛이나 공기 속으로 사라져 눈에 보이지 않게 되기를 얼마나 바라마지 않겠는가.

여행과 귀환
식구들이 아직 자고 있지 않은 여행 전날, 침실의 문틈 사이로 비쳐든 불빛 띠는 여행의 첫 신호가 아니었던가?

슈테글리츠에서 겐티너로 가는 길모퉁이
내가 들어서면 언제나 그곳은 이 작고 까만 새의 지저귐으로 가득차 있었다.

찬장
나이 어린 돈 후안이 된 내 손은 이윽고 찬장의 칸을 구석구석 더듬어 나갔다. 내 손길 뒤에는 무언가 층층이 새어나오고 다량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 손은 아무런 탄식도 하지 않고 늘 새로워지는 처녀성이라고나 할까.

부고
흘러간 삶의 어둠 속에서 어느 땐가 울렸던 메아리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사건들은 하나의 소리 형태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우리 안에 그러한 소리(단어)들을 놓고간 미래이다.

숨을 곳들
무거운 가면을 쓴 마법의 사제가 되어 아무 생각도 없이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에게 마법을 거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들켰을 때 나는 큰 소리를 질러 나를 변모시킨 악령이 빠져나가게끔 했던 것이다.

두개의 수수께끼 이미지들
텅빈 무덤과 충천한 용기. 란다우의 죽음과 기사의 노래.

블루메스호프 12번지
현관이 그들의 여주인과 함께 보스포루스 해협의 파도 위에서 춤추기라도 하듯, 집안의 페르시아 양탄자에 여전히 사마르칸트의 먼지가 끼어 있기라도 한 듯.

무메레렌
오해는 내게 세상을 오해시켰다. 즉 오해는 세상의 내면으로 향하는 길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사교모임
그 장신구는 사실상 어머니에 장식띠에 자리 잡고 있는 사교모임이었다. 또한 내게 바깥세상의 위험한 모든 것으로부터 어머니를 보호해주는 부적이기도 했다.
어머니가 그날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하실지를 이야기해주시면 나는 인형을 가지고 가듯이 그 이야기 선물을 곤한 잠 속으로 가지고 가면서 위로를 받았다.

크리스마스 천사
부유한 사람들은 그들의 아이들을 장에 보내 가난한 집 아이들로부터 모직으로 된 양을 사게 하거나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하기에 쑥스러운 적선을 아이들에게 시켰다.

로지아
골목마당으로 통하던 그늘진 로지아에서 시간은 낡아갔다.
도시의 신이 현존해 있는 그곳에서는 덧없이 흘러가는 그 어떤 것도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지 못한다.

크루메 가
붉은색 니스가 칠해진 수영장, 맞은편에는 전당포, 서쪽 편에는 문방구, 멀지 않은 곳에 열람실.
나는 내 안에서 일어난 것을 조심스럽게 집으로, 나의 불빛 아래로 가져갈 수 있었다.


그 방은 달 이외에는 아무도 거기에 들여놓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달은 이 세상의 존재와 가벼운 유희를 벌이고 있었다.
유년시절에 경험했던 달의 지배는 돌아오는 다음 시대에도 실패로 돌아가리라는 것을

꼽추 난쟁이
모든 사물은 오그라들었다. 마치 그들에게 혹이 생겨 아주 오랫동안 난쟁이의 세계에 동화라도 된 것처럼.
내가 사물에 다가갈 때마다 망각의 창고에 저장하기 위해 거기서 절반을 회수해가는 일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점의 기술 - 미래 시장을 잡는
밀랜드 M. 레레 지음, 권성희 옮김, 이상건 감수 / 흐름출판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 독점의 기술


시장경제에서 가장 매력적인 단어 ‘독점‘ 을 이끌어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요약)
독점이란 ‘이익을 남길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기간 동안 소유할 만한 사업 영역이나 공간을 지배하는 것‘ 이다. #혼다의 접혀져 평평해지는 뒷좌석.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는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차별화된 독특한 상품, 강력한 브랜드, 규모의 경제, 낮은 원가 등은 단지 유용한 수단일 뿐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 독점적 지대가 있어야 한다.
스타벅스의 품질,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저렴한 항공료 구입 대상층 독점.

독점을 구분하는 방법.
*지배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공간과 독점기간이 얼마나 큰가 혹은 얼마나 긴가?
*독점공간과 독점기간이 얼마나 확실한가?
*독점이 어디에서 발생했는가?

자산독점
*생산ㆍ유통 독점: 생산과 유통을 완전히 장악했는가? #드비어스의 다아아몬드 원석매입.
*상품 독점 : 기술력, 저작권, 독특한 상품을 보유했는가?#해리 포터 시리즈.
*브랜드 독점 :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가? #앱솔루트 보드카
상황적 독점
*특별한 시장,특별한 수요, 특별한 시기, 특별한 입지의 유일한 기업.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독점이 지배하는 공간
*특정지역에서 배타적 권리 #코카콜라 보터링회사.
*상품이나 서비스의 독특함 #폭스바겐의 비틀, 시트로엥의 두셰보
*모호한 독점공간 <관행과 전통 소비자의 감정개입> #애플 컴퓨터, 할리 데이비슨, 포르셰 등.
잠재적인 독점공간 #제트블루.

독점이 지배하는 시간
모방이 어려울수록 독점이 길어진다.

독점을 보호해주는 방어벽
*규제 방어벽을 만들어주는 각종 법률이나 규정
*기술 방어벽을 만들어주는 모방하기 어려운 기술
*고객 섬을 만들어주는 고객의 필요와 요구 또는 시장의 조건 <고객섬: 훈련이나 습관, 소비 행태, 지리적 요건, 브랜드 충성 등을 ㅣ유로 어떤 제품이나 브랜드에 매우 높은 지지도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시장에서 고립된 고객 집단>

앞으로는 독점이 될 만한 ‘상황‘ 을 발견하는 것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고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전체적인 비용을 줄이는 것과 최소한 똑같이 중요해질 것이다.
남들이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개방된 미개척 공간을 발견해 선점하는 기업이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독점이 주가를 끌어오린다.

*주당 매출액 : 연간 매출액 ÷ 총 발행주식 수
*P/S비율 PSR :<기업의 주가와 주당 매출액 사이의 비율> 주가 매출액 비율 #기업의 가치를 측정하는 기본적인 기준
*독점지수 = 독점기간(M) × 연간 매출액 성장률(R)

애플의 독점지수 가정 : 독점기간 3년,성장률 50% 독점지수 = 3 × 0.5 = 1.5
애플의 독점이익이 현재수준의 1.5배까지 성장한다 는 뜻이다.
단, 독점지수와 시장가치 사이에 적절하다고 인정할 만한 기준이 있어야 독점지수에 비해 그 기업의 현재가치가 비싼지, 싼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시장 가치는 주가매출비율을 사용한다.

기업의 독점력
*이 기업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독점은 무엇인가?
*이 독점은 얼마나 오랫동안 어떤 방식으로 유지될 것인가?
*이 독점에 대한 주식시장의 평가는 어떤가? 이 기업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적정한 것인가?

끊임없이 변하는 독점
*낡은 독점이 몰락하고 새로운 독점의 기회가 나타나는 순간이 있다. 산업과 경쟁자, 고객 이 3가지 역학구도의 변화를 주시하라. 3가지가 함께 변화할 때 기회는 나타난다.
*교훈
#끊임없이 변화하고 바뀌는 환경에 적응해나가야 한다.
#세가지 역학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속적으로 할펴보고 조사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나 법이나 규제상의 변화, 다른 구조적인 변화로 산업 역학이 바뀌고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라.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나 기존 경쟁자의 몰락, 경쟁자의 급격한 전략 변화 등 경쟁자의 행동이나 태도가 변하고 있는지 관찰하라. 인구구조의 변화, 경제적 변동, 사회운동이나 문화운동으로 고객의 요구와 필요와 취향이 어떻게 변하는지 주목하라.

<CNN이 차지한 독점의 과정>

방송환경 변화
*위성TV의 발전 : 정보를 받아들이 비용이 저렴, 시스템 크기가 작다,
*TV가격이 싸졌다.
*다양한 방송채널의 무제한 사용으로 뉴스도 시선을 끄는 콘텐츠로 발전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필요와 태도 변화
*가족 환경이 자유롭게 바뀌면서 TV시청도 24시간 시청이 가능한 케이블 방송 뉴스로 바뀌었다

경쟁자의 타성
*고객의 변화에 무대응
*방송영역에 전문성이나 집중도 부족으로 무관심

우리 기업이 가진 독점을 찾는 5가지 질문
*우리 기업의 고객들은 우리 기업만 찾는가? #선택할 수있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가?
*우리 기업은 경쟁업체의 눈에 잘 띄지 않는가? #당신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면 독점 기회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기업의 시장 바깥에 진정한 경쟁자가 있는가? #당신의 진정한 경쟁자는 당신이 고객에게 선사하고 있는 혜택을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전달 방식, 사업모델 등으로 제공하면서 당신을 대체할 수 있는 기업이다. (예) 스타벅스는 허브차를 포함한 커피 이외의 음료를 다양하게 판매한다.
*우리 기업은 독점 기업처럼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가?
*우리 기업은 높은 이익, 즉 독점적 지대를 누리고 있는가? #우리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데 중점을 둔다
---------------‐----------‐---

독점을 관리하려면 당신이 가진 독점의 원천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독점을 빼앗기는 이유
*제품의 독특함에 기반한 독점은 경쟁업체가 모방하기 쉽다.#벤츠의 독점은 렉서스가 복제했다.
*경영진이 성공의 비결을 잘못된 요인에서 찾는다.#아멕스의 독점은 브랜드가 아닌 이자제한법였다.
*다른 매력적인 기회에 한눈을 판다.#캐딜락의 판매량 욕심에 고급이미지를 버렸다.
*경영진이 오만하게 시장의 변화를 외면해버린다. #라이카는 기술변화를 외면했다.

미래의 독점을 발견하라

독점을 만드는 조건
*고객의 새로운 요구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존 기업
*이 요구를 이익을 남기면서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

지금의 독점을 분석한다.
*현재의 독점이 가지는 핵심적인 믿음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예) 허츠가 독점했던 렌터카산업은 ˝사람들은 여행할 때 차를 빌린다˝ 는 핵심적인 믿음을 토대로 형성됐다. 공항주변의 거점형성 및 특별 서비스 제공

*핵심적인 믿음 역시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밖에 없다.#핵심적인 믿음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산업의 약점, 즉 기존 기업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약한 고리를 발견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게 될 것이다.

*산업, 고객, 경쟁자의 역학구도에서 새로 나타나는 변화를 찾아낸다.

*신규 진입자처럼 생각하라.(핵심적인 믿음을 뒤집었다)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 ˝사람들은 여행할 때(만) 차를 빌린다. -> ˝사람들은 차를 정비소에 맡기거나 일시적으로 차가 더 필요할 때(도) 차를 빌린다˝ 로 믿음을 바꿨다.
#프로비디언 파이낸셜 : 선불카드를 만들어 신용카드를 못(안)만드는 계층을 공략했다.

*진짜 가치가 있는 독점공간인지 확인하는 질문
#당신이 찾아낸 독점의 잠재력을 가진 공간은 얼마나 큰가? (고객, 이익, 기간)
#다른 기업들이 이 독점공간을 차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용, 설비, 가치, 브랜드이미지)
#당신의 기업은 다른 기업들이 인식하고 있는 문제점과 장애물을 극복하고 그 독점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가? (어떻게, 사업모델)

독점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5가지 방법
*질문하면 지혜를 얻게 마련이다. 질문하라.(왜?)
*자기만족에 빠지지 말라.
*현재 활동하고 있는 시장 주변을 연구하라.
*성공 공식을 다시 써보라.
*타성에 젖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라.

독점이 목표다. 전략은 단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자, 기업을 그 목표로 이끌어주는 길일 뿐이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과연 그 전략이 독점을 창출할 수 있을까? 어디에 나는 소유할 만한 독점공간이 있는가?

진정한 독점의 기회를 찾았다면 재빨리 달려가 완전히 차지하라.

지금 가진 독점을 빼앗기거나 독점이 저절로 사라지기 전에 다른 독점으로 건너 뛰어라!
우리의 독점에 어떤 위험이 닥칠 것인지 예측하는 2가지 방법
*시나리오 플래닝 : 미래에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무엇이 일어나야만 하는가?
*미래 역설계 :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런 것인데 이것이 현실화되려면 무엇이 달라져야만 하는가?

독점이 끝났을 때 대처하는 2가지 방법
*경쟁기업과 시장을 나눠 가지는 동아리 만들기.
*먼저 나서서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회전식 대응법. #˝만약 누군가가 우리와 비슷한 제품을 월마트 가격으로 팔기 시작한다면, 그 일을 할 장본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다.˝

맺음말
안타깝게도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하고 따라서 내일의 독점이 어디서 나타날지 알아맞히는 것도 불가능하다.
다만, 새롭게 창출하는 독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내일의 승자는 현재의 시장, 현재의 사업모델, 현재의 전략에서 다음 시장, 다음 사업모델, 다음 전략으로 재빨리 이동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 사진의 작은 역사 외 발터 벤야민 선집 2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 옮김 / 길(도서출판) / 200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사진의 작은 역사 외


대중이 역사의 현장 전면에 있음을 상기하면서 기술발달에 따른 예술작품의 복제가 예술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이다.
단지, 유물론적 예술론에서 대중을 움직이는 정치적 심미화는 잘 이해가 안되는 것이 아쉽다.
사진ㆍ영화로 이어지는 기술에 따른 현대화는 대중이 수용하는 사회적 이해가 바뀌게 된다. 즉, 예술작품에 대한 아우라의 파괴, 전시가치로의 변화, 대중의 정신분산 추구, 예술의 정치화.

영화에 대한 매체미학적 성찰이자 과격한 유물론적 예술이론

사람들은 ˝충동의 무의식적 부분을 정신분석을 통해서 알게 되듯이 이러한 시각적 무의식의 세계에 관해 사진을 통해 알게 된다˝.
사진이 지각의 변화를 기록하는 현실의 과제를 표방하게 되었다면 ˝사진의 진정성에 들어 있는 지침들˝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지각의 특징은 대상을 그것을 감싸고 있는 껍질에서 떼어내는 일, 다시 말해 아우라를 파괴하는 일이다˝
아우라는 ‘공간과 시간으로 짜인 특이한 직물로서,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멀리 떨어진 어떤 것의 일회적인 현상이라는 정의는 기술복제 논문에서 인용된다.
사진이 스쳐 지나가는 은밀한 이미지들, 그 충격이 관찰자의 연상 메커니즘을 정지시키게 될 이미지를 붙잡을 것이다.
이 자리에 사진의 표제가, 사진을 모든 삶의 상황을 문자화하는 일에 포괄시키는 그 표제가 들어서야 한다. 사진 이미지와 문자의 결합은 구성의 문제이고,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스크린에 흘러가는 이미지들은 관찰자의 연상의 흐름을 중단시키는 가운데 이런 식으로 유발된 충격효과를 ˝단단히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는 상태˝를 통해 받아내지 않으면 안되도록 만든다. 그에 따라 영화는 오늘날의 사람들이 처해 있는 중대한 삶의 위험에 상응하는 예술형식이다. 영화에게 주어지는 과제는 ˝그 역할이 생활에서 거의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어떤 도구를 다루는 일이 조건 짓는 지각과 반응양식에 인간을 적응시키는˝ 데 있다.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제2판

복제기술은 복제된 것을 전통에서 떼낸다. 복제기술은 복제를 대량화함으로써 복제 대상이 일회적으로 나타나는 대신 대량으로 나타나게 한다. 또한 복제기술은 수용자로 하여금 그때그때의 개별적 상황 속에서 복제품을 쉽게 접하게 함으로써 그 복제품을 현대화한다. 즉 복제품의 대량생산과 복제품의 현대화의 강력한 매개체는 영화이다. 영화의 사회적 의미는 문화유산이 지니는전통 가치들의 청산이다. p 47
영화 제작소에서 기계장치는 현실에 깊숙이 침두해 들어감으로써 기계장치라는 이물질이 제거된 순수한 현실의 모습은 어떤 특수한 처리 과정의 결과, 즉 특별시 설치한 카메라장치를 통해 촬영한 결과, 그리고 그렇게 촬영된 것을 그와 동일한 종류의 다른 촬영 장면과 함께 조립한 결과로서 생겨난다. p 79
이처럼 현실의 영화적 재현은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비할 데 없이 의미심장한 재현이 되고 있는데, 왜냐하면 영화적 재현은 오늘날의 사람들이 예술작품에 요구할 권리가 있는, 기계장치의 개입이 없는 현실의 모습을 바로 그 기계장치와의 집중적인 상호침투를 토대로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p80
영화는 사디즘적 또는 마조히즘적 망상들이 과장되게 발전한 모습들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에서 그러한 에너지들이 자연스럽고 위험한 방식으로 성숙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p 85

사진의 작은 역사

사진사가 제아무리 조작을 잘하고 그의 모델의 자세도 제아무리 미리 계획했다손 치더라도 사진을 보는 사람은 그 사진 속에 한 줄기 불꽃같은 우연, 여기와 지금, 현실이 그것을 가지고 이미지적 성격을 마치 완전히 태워버린 것 같은 그런 여기와 지금을 찾고, 오래전에 흘러간 순간의 그와같은 모습 속에 미래의 것이 오늘날에도 깃들어 있는 장소, 우리가 되돌아보면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심장하게 깃들어 있는 눈에 띄지않는 장소를 찾아내고 싶은 제어할 수 없는 충동을 느낀다. p 159
카메라에 비치는 자연은 눈에 비치는 자연과 다른 법이다. 다른 이유는 무엇보다 인간이 의식을 갖고 엮은 공간의 자리에 무의식적으로 엮인 공간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충동의 무의식적 부분을 정신분석을 통해 알게 되듯이 이러한 시각적 무의식의 세계에 관해 사진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된다. p 168
복제기술의 발달과 함께 위대한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도 거의 동시에 변화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배치된다. 기계적인 복제방식들은 일종의 축소기술인 셈이고 또 그것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작품들을 지배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러지 않고서는 그 작품들은 전혀 이용할 수 없게 된다. p 189
그것은 사진의 진정성에 들어 있는 지침들이다. 보는이에게서 언어적 효과를 연상시키는 상투적인 르포르타주를 가지고서 언졔나 그 지침들을 지나칠 수는 없을 것이다. 카메라는 점점 더 작아지고 점점 더 재빨리 스쳐 지나가는 은밀한 이미지들, 그 충격이 관찰자의 연상 메커니즘을 정지시키게 될 이미지들을 붙잡을 것이다. 이 자리에 사진의 표제가, 사진을 모든 삶의 상황을 문자화하는 일에 포괄시키는 그 표제가 들어서야 한다. 그 표제 없이는 모든 사진적 구성은 불확실한 것 속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 p 1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중투자의 정석 - 거대한 부를 창출한 대가들의 진짜 투자 기법
앨런 카르페 베넬로 외 지음, 이건 외 옮김 / 에프엔미디어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집중투자의 정석


누구나 성공적인 투자를 원하지만 반드시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저자는 변동성이 큰 집중 가치투자를 수익을 내는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물론 올바른 기질과 통찰력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있는 집중투자자들의 성공사례는 많이 알아야 훌륭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루 심프슨>

-단일섹터에 포지션이 집중되어도 개의치 않는다. #강한 확신에 장기투자 원칙
-실적이 입증되고,경영이 건실하며, 지속 성장 가능성이 높고, 가격 결정력이 있으며, 재무 구조가 건전하고 오랜기간 주주들을 우대한 저평가 기업을 찾는다.
-그는 기업에 관한 자료를 모두 찾아 읽는다. 그러나 애널리스트 보고서나 증권사 사람들의 조언을 참고하지 않는다.#월스트리트 사람들은 매우 논리정연하고 설득력이 강합니다. 그래서 멀리하는 편이 상책이지요.
-그가 선호하는 가치평가 척도는 주가잉여현금흐름배수(P/FCF).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을 선호
-정치적 위험이 있는 기업을 피하고,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기업을 선호,기술주를 피한다.#비지니스 모델이 변경될 때 사업이 받는 영향을 파악하기 어렵다.
*투자원칙
-소외주를 무시하지 않는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은 주주 지향적 기업에 투자한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이 많은가,주주들에게 정직한가? 수익성 나쁜 사업은 중단하려 하는가?, 잉여현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가,
-장기간 투자한다. #단기등락은 예측이 어렵다
-과도하게 분산투자하지 않는다.#분산투자를 높이면 실적은 평균에 수렴, 좋은 투자 기회는 찾기 어렵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케인스는 투자를 ‘수명이 끝날 때까지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예측하는 활동‘으로, 투기를 ‘대중보다 조금 먼저 가격 변동을 예측하는 활동‘으로 정의했다.
-경기순환 단계에따라 체계적으로 주식을 매매하는 방식에서 수익을 올리려면 비범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대규모 신용순환 매매는 지나치게 투기적이어서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투자원칙
- 장기적으로 전망한 내재가치보다 싸고 그 시점의 대체투자 종목보다도 싼 종목을 소수만 신중하게 선택한다.
-이런 종목들을 대량으로 사서, 투자 판단에서 명백한 실수가 드러나지 않는 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장기간 끈질기게 보유한다.
-투자 포지션의 균형을 유지한다. 즉 소수 종목을 대량 보유하더라도 가능하면 위험이 상쇄되도록 위험을 다각화한다.

-전반적으로 지식이 부족하다면 최대한 광범위하게 분산투자하는 방법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켈리, 섀넌, 소프>

-켈리기준
-섀넌의 도깨비. #전환 차익거래
-켈리 기준은 확률상 우위가 있을 때는 과감하게 베팅하고 우위가 없을 때는 베팅하지 말라는 것이 핵심이다.

<워런 버핏>

-질적 저평가 종목#산업의 내재적 여건과 경영진 등을 고려해서 전망이 밝은 기업
-양적 저평가 종목#사는 가격만 적절하면
-진짜 대박은 흔히 질적 요소를 잘 판단했을 때 터지고, 확실한 수익은 명확한 양적 요소를 잘 판단했을 때 얻게 된다.
-소프는 투자 대안이 둘 이상일 때도 똑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적 켈리 기준을 찾아내려면, 우리는 현재 보유 종목을 알아야 하고, 새로 투자할 후보 종목도 알아야 하며, 이들의 (결합) 특성도 알아야 하고, 기존 종목의 변경 가능성까지도 알아야 한다.
-최적 켈리 기준을 산출할 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실수는 다른 투자 대안을 간과하는 것이다.

<찰리 멍거>

-멍거는 순자산가치보다 가격이 낮은 기업보다 우량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안전마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크리스티안 시엠>

-시엠은 시엠인더스트리와 자신의 영구자본을 온전히 활용해 장기로 투자할 수 있었다.

<그리넬 대학>

<글렌 그린버그>

-그는 이익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판단되고 성장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큰 회사를 선호한다.
-그린버그는 투자하기 좋은 회사를 발견하면 사업을 분석하는 작업부터 한다. 팀원들에게 재무 추정을 하게 한다. 과거 수치를 ‘가능한 한 깨끗이 다듬게 하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업을 더욱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은 경영진에 대한 판단 문제에 귀결됩니다.
-따로 정해진 공식은 없습니다. 사업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투자 기회가 무엇인지 살피며, 경영진이 무슨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합니다.
-포트폴리오에서 보유한 기업을 샅샅이 안다는 것은 결국 쓸데없는 소음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투자를 개시할 때는 ‘향후 2~3년 동안 아주 매력적인 투자수익률을 낼 수 있는지 고려합니다. 그 회사를 더 잘 알게 되면 더 길게 보유하기도 합니다.
-투자를 단행했는데, 간과한 몇몇 변수 또는 기업 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리는 새로운 규제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이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하락하는 것이 불안심리 때문이고 분석이 옳다는 확신이 있다면 이는 정말 싸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결론 집중투자자의 기질>

-실제로 필요한 것은 올바른 기질입니다. 투자자는 남의 견해나 관점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올바른 기질을 갖추어 기업과 산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투자에 앞서가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기업과 산업을 어떻게 생각하든, 신문에서 어떤 기사를 읽든, TV에서 무엇을 시청하든, 누가 ˝이런 일, 저런 일이 벌어질거야˝라고 말하든 개의치 않습니다. 투자자는 사실을 바탕으로 판단해서 스스로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분석을 아무리 많이 했어도 일이 틀어질 수 있습니다. 좋지 않은 추세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지요. 그래서 우리는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고 투자하죠. 결국 우리는 옳다는 쪽에 큰돈을 걸지만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자주 베팅하지 말고 확률이 아주 높을 때만 베팅하라. 베팅을 결심했다면 많은 금액을 베팅하고 오래 보유하면서 하락 위험을 관리하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