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 전쟁 종교 탄생의 이유가, 문명의 조건인 ‘폭력‘을 어떻게 제어하는 것이라면, 시공을 초월하여 발견되는 인간 의식과 실재의 본질에 대한 공통적 통찰에 근거한 사상, 즉 ‘영속 철학‘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는 것이 이상적인 종교의 태동이라 생각한다. 국가는 종교라는 이데올로기에서 성장을 위한 폭력이 필요하다. 또한 종교와 분리된 산업화된 국가는 ‘민족‘이라는 새로운 종교로 폭력적 변화를 이끈다. 저자는 종교적 폭력이나 세속적 폭력에서 그 근절을, ‘우리 시대의 폭력과 직면할 때는 우리를 불편하고 우울하고 좌절하게 하는 세계적 고통과 박탈 때문에 마음이 무정하게 굳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는 현대적 삶의 이런 괴로운 사실을 묵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 인간성의 가장 좋은 부분을 잃어버릴 것이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종교가 가장 훌륭했을 때 수백 년동안 해 온 일을 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는 세계 공동체에 대한 감각을 구축하고 모두에 대한 존중과 평정의 감각을 계발하고 우리가 세계에서 보는 고난에 책임을 져야한다 .‘ 라고 해법을 제시한다.
◇ 수용소 군도 22권은 2월혁명 이후 체제에 반하는 정치범을 색출하는 재판이 그려진다. 더하여 정치범들이 수용소로 향하는 힘겨운 여정도 있다. 그것은 죽음으로 향하는 저항할 수 없는 싸움이었다.그 여정에서 저자는 인간이 겪게 되는 삶에 대한 회고를 418쪽<삶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중략) 그들의 기억 속에 남을지 모르기 때문이다.>에 부친다.
◇ 축의 시대 저자는 사라진 마음, 자비의 정신을 말하고 나는 세계의 종교에 깃든 그것을 보려 한다. 경외의 대상,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고 행하겠다 다짐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이 향하는 앎에 대한 기나긴 여행을 지켜보며 나도 깨달음에 이를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을 얻는다.
◇ 예외상태 칼 슈미트와의 논쟁에서 벤야민의 순수한 폭력(신적 폭력, 법 바깥의 폭력)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가 아쉬웠다. 그래서 다른 이들의 리뷰를 찾아보며 ‘예외상태‘에 대한 이해를 더했다.여기 공감하는 결론이 있어 옮겨본다. 아감벤의 결론이 그렇다. 예외상태는 법이 부재하는 아노미 상태와는 다르다. 그렇다고 법이 올바로 작동하는 상태도 아니다. 이러한 애매한 상황은 점차 기능과 영역을 넓혀 오늘날 거의 전지구적 규모에 이르렀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법의 규범적 측면은 무소불위의 통치 권력에 의해 무시되고 부인되기에 이르렀는데, 이 폭력은 대외적으로는 국제법을 무시하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항구적인 예외상태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럼에도 여전히 법을 적용하는 척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법 위에 군림하는 행정 권력은 예외상태를 교묘히 은폐한다. 그렇게 우리는 법이 없는 상태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모르면서 사는 셈이다. 우리는 이처럼 무서운 시대에 살고 있다. (outop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