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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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릴적땐 어른이되면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움직일것만 같았다. 내가 바라본 어른들은 그저 자신의 의지대로 재미있게 세상을 사는것처럼 행복하게만 보였는데 막상 내가 아이를 벗어났다 느꼈을땐 너무나 힘든 나날의 시작에 불과했다. 언제나 세상은 바라보는것과 경험하는것과의 차이가 엄청나다는걸 나일 먹으면서 느끼고 있다. 혹자는 그 차이를 줄이는것이 행복한 삶이라고도 했는데.. 그 공간의 차이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않고, 그저 무의미하게 보내는것도, 복잡한 생각으로 힘들게 보내는것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저 자유는 저기 저 멀리에만 있는것 같고..

그렇게 답답한 맘으로 가득차있을때 조르바를 읽었다. 그리곤 자유란 단어를 보면 자연스레 조르바가 생각난다. 자유롭게 살다간 조르바! 그는 행복했을까? 하고픈대로 자유롭게 살았으니깐 그의 삶은 진정 자유로운 삶이였을까?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항상 어른들은 그런다. '세상을 어떻게 자기 하고싶은대로 살 수가 있느냐'고.. 적당히 타협도하고, 적당히 참기도하면서 맞춰가며 사는게 좋으거라고..

글쎄? 난 아직도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잘 모르겠다. 항상 틀에 얽매이기싫고, 자유롭게 살고싶다고 말하지만 무엇이 진정한 자유인지도, 또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하고싶은게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내 의지보단 맞춰진대로 떠밀려오다시피 살다보니 나이만 먹었을뿐 내 삶에 대한 결정권이 주어졌을땐 막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모습을 보았고, 지금도 그렇다. 남들은 잘 사는것 같은데 왜 나만 그런건지.. 진짜 세상과 맞지 않는 인간인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먹는다고 많은 시행착오뒤엔 언젠가 만족할만한 선택이 따르겠지? 그저 무의미하게만 흘러보내는것만 같은 이 시간도 내 인생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내 답답함을 잠깐 이라도 풀어준 조르바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는 자유란 단어와함께 언제나 내 기억속에 떠오를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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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방대수 옮김 / 책만드는집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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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개츠비를 조금만 일찍 만났더라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어릴땐 사랑이야기를 참 좋아했었다. '사랑하다 죽어버려라'는 말이 천마디의 말보다도 더 가슴절절하게 다가왔고, 소설같은 사랑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씩 그 사랑의 자리가 작아짐을 느낀다. 나일 먹는다는건 내가 변하고싶지 않아도 나도모르는 사이 조금씩 변해버려 어느새 아주 멀리 와버리는건가보다.

솔직히 이 책은 많은 분들처럼 다른 책들에서 언급되면서 알게되었다. 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를 좋아한다. 책에서 언급된 작가와 작품들은 항상 메모를해서 그 작가가 왜 그 부분에서 그 책을 지목했는지, 그 작가를 좋아한다고 말했는지를 알다보면 작품을 좀더 잘 이해할 수도 있고, 몰랐던 작가와 작품들도 알수 있게되니깐. 그런데 이럴경우 그 책에대한 기대치와 궁금증으로 실망하게되는 경우도 있게된다. 바로 이 경우처럼말이다.

책읽는내내 개츠비가 답답했다. 집착을 사랑이라믿는 개츠비도, 자신만을 바라보는 그를 이용만하는 데이지도.. 이런 엇갈린 사랑이 있을 수 있는것일까? 자신의 생명까지 내놓으면서 사랑했기에 제목처럼 그는 <위대한 개츠비>가 된것일까? 정말 사랑하다 죽어버렸으니 그는 죽어서 행복했을까? 아니다. 사랑도 자신이 존재함으로써 가능한 것인데 그는 사랑에만 메달렸다.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을정도로.. 조금만 삶에 대한 집착을 가졌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오랫동안 남는책이였다.

솔직히 이 출판사의 책을 선택한걸 후회했다. 너무나 이쁜 삽화가 어우러진 그럴싸한 책이였지만 번역은 책디자인만큼 좋치못했던것 같다. 매끄럽게 읽혀지지가않고, 중간중간 자꾸만 멈춰버리는 통에 내용전달도 잘 되지않았고, 나중엔 삽화마져 눈에 거슬렸다. 다른 출판사껄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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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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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킨트의 책들을 읽다보면 항상 우울하고, 적막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느낌들이 싫지가 않다. 내가 하루키의 책을 읽으면서 세상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나만 그런게 아니였구나하며 위로를 받은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걸보면 힘을 얻는가보다. 한없이 우울할때 그냥 우울해서 죽을꺼처럼 몇시간을 있다보면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살아야겠단 의지. 그래서 죽을꺼같아도 열심히 살아가는가 보다. ^^

이 책을 읽은지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 거리지만 표제와 같은 제목의 소설 <깊이에의 강요>는 잊혀지질 않는다. 솔직히 처음엔 평론가의 말 한마디에 그렇게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었는지 주인공의 마음이 이해되질 않았다. 평론가들이란 무엇이던 판단내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또 그래야만 하는 사람들인데 굳이 그런 사람들의 말한마디에 그렇게 상처받을 필요가 있었는지.. 어차피 평론가도 주관적인 의견을 말한 한 사람일뿐이였는데.. 이렇게만 생각했었다. 스무살의 난 정말 세상을 내게 보이는대로만 생각했던것 같다.

그런데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예술가가 아니였던가? 평론가는 어쩌면 사람들의 대표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인도해주는 안내자가 될 수도 있고말이다. 그럼 이야기는 달라진다. 작가는 그의 말 한마디가 모든 사람들의 의견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었으니깐.. 이젠 작가가 왜 죽음까지 이르렀는지 조금은 이해가 될것도 같다. 그래서 더 우울해진다. 말한마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남에게 상처주는 말은 하지말아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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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1
김기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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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를 처음본게 오년쯤 전이였던것 같다. 만화를 꽤나 많이 봤다고 자부해온 동료가 추천해준 만화가 바로 <설>이였다. 처음 몇장을 읽곤 성은이 진짜 남자인줄 알고, 이상한 만화가 아닌가 놀라기도 했지만 말이다. (요즘에서야 동성애니 커밍아웃이니 이런단어들이 많이 알려졌지만 저때만해도 난 그런쪽으론 하나도 몰랐으니 놀랄 수 밖에~) 솔직히 남장여자가 등장하는 사랑이야기가 그리 새로운건 아니였다. 영화에서도 드라마에서도 몇번을 봤었지만 이 작가가 끌어가는 이야기는 뭔가 아슬아슬하면서 사람맘을 초조하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었던것 같다. 게다가 머리카락 한올까지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진 그림들!! 정말 눈을 돌릴수가 없었다.

책을 읽는동안에도 읽고나서도 한동안 계속 만화책 내용만 생각나서 얼마나 싱숭생숭했던지.. 그런데 이런 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통 그 다음권이 나오질 않는거다. 아~~ 이래서 내가 연재중인 만화는 될 수 있으면 보지않으려고 했던것인데.. 아직까지 완결이 안났으니 기혜님은 이 만화를 포기하신건지 아님 아직까지도 구상중이신지 궁금하다. 물론 작가도 사람이기에 새로운걸 창작해낸다는게 공장에서 물건찍는것처럼 그렇게 쉽지않다는건 알지만 독자들의 입장도 조금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작가도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하는게 맞지않을까? 아직까지 기다리는 독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완결이되면 꼭 1권부터 다시 읽어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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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TV동화 행복한 세상 10
KBS한국방송 지음 / 샘터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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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를 보다보면 볼만한 프로그램이 꽤 있는것 같다. 내가 몰랐던 사회의 다른면들을 생각해보게 해주기도하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주기도하고, 시사토론프로들도 각 방송사들마다 방송되고.. 모두 좋아하기에 빼놓치않고 보려고하는데 유독 'TV동화 행복한 세상'만은 그냥 지나쳐버리는 일이 많다. 워낙 방송시간이 짧다보니 잠깐 한눈팔아버리면 끝날 시간이 되어버리니깐 말이다. 솔직히 처음엔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지 몰랐다. 애니메이션이란게 금방 뚝딱찍어서 만들어지는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수고로움에다 비용까지 만만치 않은걸로 알고있었으니깐~~ 하지만 그건 나의 짧은 생각이였다.

그저 눈에 띄어보려고 힘든 애니메이션을 택한것이 아닌 가슴 따스한 그야말로 동화같은 이야기를 잘 표현하기위해선 애니메이션 기법이 필요한 것이였고, 짧은 프로지만 어느 프로못지않게 감동이 있기에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것이였다. (푸근한 이금희씨의 나레이션도 절대 빼놓으면 안되는 필수요소였지만.. ^^) 갈수록 경제는 어려워지고, 사람살기 힘들어진다지만 아직까지 세상엔 따스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걸 매번 새롭게 느낀다. 어디에서 봤던 글같기도하고, 나의 이야기같기도한 수많은 이야기들은 한번 보고 지나치기엔 너무 아쉬웠는데 이렇게 책이나오니깐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면 세상을 바꾸는건 몇사람의 큰 힘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이 아닐까싶다. 이 마음들이 변하지않는한 우리나라는 좋은나라가 될것같은 희망을 품으면서 오늘저녁엔 방송 기다렸다 꼭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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