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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까지 알고있던 나와 내 속에 숨겨져있던 또 다른 나에 관한 이야기. <적의 화장법>과 <오후 네시>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핵심이 위에서 말했듯 서로 다른 두 가지모습의 내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다. 어찌보면 철학적인 문제를 이야기속에서 잘 풀어나가는 그녀에 대해 적잖이 관심이 간다. 이야기는 순탄하게 살아온 노부부가 인생의 마지막을 편히 보내기위해 시골로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외딴 시골에서 그들이 바라던 평온은 며칠만에 사라지고, 옆집 남자의 방문으로 생활은 원치않는 방향으로만 흐른다. 여기서 왜 그들은 그 남자의 방문에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했을까?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방해받기를 원치않는다. 게다가 자신의 의지대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계획에 없던 작은 일조차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것이다. 그러므로 그저 단순하게 생각해버릴 일조차도 주인공은 깊이 생각하고, 괴로워한다. 그럼 바꿔서 왜 그 남자는 주인공의 집을 하루도 빠짐없이 방문했을까? 삶의 의지가 없어서 자신을 죽여달라 무언의 압력을 가한걸까 아니면 행복한 삶을 사는 그들을 괴롭히고 싶었을까.. 마지막에 사람을 죽인 주인공도 자신의 삶을 마감한 옆집남자도 그 선택에 후회가 없었을까?
읽는내내 두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느라 혼동스러웠다. 하지만 중요한건 자신의 계획밖에 벗어난 일이 닥치더라도, 삶이 힘겨워 죽고만싶어도 그 삶을 포기하는건 아니라는거다.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서 자살소식이 들려오고, 경기는 갈수록 어려워지지만 그럴수록 더 살아야겠단 생각을 왜 못하는것일까? 하긴 나도 막상 죽을만큼 절실한 일에 닥쳐본일이 없어서 지금은 이렇게 말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죽을 용기로 다시 살아간다면 누구보다 잘 살수 있을꺼란 생각엔 변함이 없을것 같다. 인간의 내면을 잘 표현하는 그녀의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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