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문 고등학교, 수상한 축제 블랙홀 청소년 문고 20
정명섭 외 지음 / 블랙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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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축제 없었어. 요즘 고등학교는 축제 있는가 봐. 중, 고등학교는 축제보다 체육대회였어. 어떻게 보면 그것도 축제인가. 하는 게 운동경기지만. 그때 그런 거 좋아했는지 안 좋아했는지. 그런 거 생각 안 하고 하면 하는가 보다 했군. 지금은 귀찮은데 그런 건 왜 해 할 것 같아. 예전에도 내가 학교 다닐 때는 학교 행사 참여했다고 했군. 그때는 별 생각없이 했어. 바보였군. 귀찮아서 싫어하는 것도 그리 좋은 건 아니겠지만. 난 튀지 않고 말 잘 듣는 사람이었어. 그렇게 살아서 학교 친구가 없나. 학교 친구가 있다고 해서 내가 지금과 많이 다를 것 같지 않지만.


 이건 귀문 고등학교 두번째 이야기로 《귀문 고등학교, 수상한 축제》야. 역사 깊은 귀문 고등학교. 귀문은 귀신이나 안 좋은 게 나타나는 곳을 가리키기도 해. 나만 이런 생각했을까. 일본 만화영화, 그것도 요괴가 나오는 것에서 들은 말이야. 지난번에도 ‘귀문’이라는 말 보면 귀신이 생각난다고 했을 거야. 고등학교 이름과 다르게 여기엔 현실이 담겼어. 환상은 없어. 아니 나도 모르겠어. 네번째에 나오는 전건우 소설 <탐정은 가면을 쓰지 않는다>는 고등학교보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 같아. 경찰이 정치가와 손 잡고 사람을 죽이고 그걸 다른 사람한테 뒤집어 씌우려 하거든. 그런 것은 다른 소설에서도 봤는데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지.


 고등학교 축제에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오면 그거 아주 기쁜 일이겠어. 안상태는 레드신드롬을 좋아하는데, 축제에 온다는 거야. 그런데 귀문 고등학교로 전학 오고 별로 친하지 않던 미라가 상태한테 누군가 레드신드롬 공연을 못하게 하려 한다고 해. 상태는 레드신드롬 공연을 방해하려는 게 누군지 찾으려고 해. 이 소설은 <축제 공연을 사수하라>(정명섭)야. 상태는 레드신드롬 공연을 지켰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공연이니 망치고 싶지 않겠어. 고등학교 축제에 아이돌이 공연하러 가기도 할까. 난 이런 생각이나 하다니. 그런 거 잘 모르기도 해. 내가 아는 건 별로 없군. 학생들 마음도 잘 몰라.


 지난번에 정해연은 다른 사람 손을 잡으면 그 사람이 느끼는 죄책감을 아는 선생님 이야기를 썼는데. 이건 환상이군. 앞에서 환상은 안 나온다고 했는데, 선생님을 깜박했어. 이번에도 그 선생님 나와. <찢어진 드레스>야. 한 반에서는 축제 때 패션쇼를 하기로 했는데, 다솔이가 입을 드레스가 찢어진 거야. 아이들은 그 일을 도운 옥영이를 의심해. 사실 옥영이는 반에서 조금 따돌림 당하는 듯했어. 못생겼다고. 고등학생이 정말 그럴까. 얼굴 가지고 남을 따돌리다니. 이런 거 생각하니 슬프군. 지금 학생은 거의 화장하고 다닌다고 들었어. 그런 거 안 해도 좋을 나이일 텐데. 화장 안 하는 아이 있으면 이상하게 여길지도. 화장 귀찮지 않나. 이것과 조금 비슷한 주제가 나오는 건 마지막 소설 <역보물 찾기>(김동식)야. 보물찾기를 준비한 반이 있었는데, 누군가 보물을 다 찾고 다시 숨겼어. 그런 일이 일어난 건 1학년 때 일어난 일 때문이었어. 누군가를 괴롭힌 사람은 그걸 잊어도 괴롭힘 당하는 사람은 잊지 못해. 그건 평생 갈지도. 자신이 한 짓을 반성하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그런 사람은 적은 것 같아.


 자신 때문에 누군가 죽었다는 생각이 들면 사는 게 편하지 않겠어. <아무도 모르게>(조영주)에 나오는 김민정은 어릴 때 일어난 일 때문에 그렇게 힘을 쓰지 않고 살았어. 민정은 어릴 때 살인자를 만났는데, 그 사람은 자기 딸을 찾는다고 했어. 민정이가 그 사람을 돕다가 다른 아이를 만나고 그 아이도 도와줬어. 어느새 그 아이와 남자는 사라졌어. 그 아이는 죽었어. 범인은 십대 여자아이를 여럿 죽인 사이코패스였어. 민정이는 그때 열살 밑이었어. 그래도 민정인 다른 아이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여기고 자신도 그 나이가 되면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런 생각까지 하다니. 아버지가 살인마인 것도 살아가기 힘들겠지만, 자기 대신 죽임 당한 사람이 있다고 믿으면 살기 힘들겠어. 아버지가 살인마인 아이도 민정이도 잘못이 없는데. 어쩐지 두 사람 마음 알 것 같기도 해. 자신만 제대로 산다고 괜찮지 않잖아. 어쩌면 내가 엄하게 생각하는 건지도. 난 식구도 윤리 도덕을 지키고 살기를 바라. 자신은 자신이 지키면 되지만 남의 마음은 어쩌지 못하지. 그래도 식구에 안 좋은 짓하는 사람이 있다면 떳떳하게 살기 어려울 것 같아.


 애리 아버지는 살인마에 사형수야. 지난번에는 귀문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학교 아이들은 애리 아버지 일을 알게 되고 애리도 사이코패스다 했어. 고등학생 애리 좀 이상하기는 했어. 친구 해환한테 집착했거든. 그런 애리가 이번엔 민정이 죽지 않기를 바라고 찾아와. 애리는 민정이한테 살라고 해. 나도 민정이가 살았으면 해. 애리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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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9-28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시절이 있었네요. 우리 학교 땐 정말 체육대회, 교내 합창제, 백일장 뭐 그런 행사가 많았는데 지금은 축제라고 하는가 보네요. 그땐 공부하나 안 한다는 것 뿐 좋은 줄 몰랐는데 그립네요. 지난 코로나 3년동안 축제 한 번 못해보고 졸업한 아이들 생각도나고.ㅠ

희선 2023-09-28 23:52   좋아요 1 | URL
체육대회 하나라도 나가서 이기면 좋지만, 지면 아쉽기도 했네요 그런 때는 왜 우는지... 지금 생각하니 조금 우습기도 하네요 즐기면 좋을 텐데, 제대로 못 즐긴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는 그랬다 해도 다른 아이는 즐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학생들 못한 거 많았겠네요 2023년엔 조금이라도 나았기를... 코로나 기간에 학교에 들어가고 졸업한 아이는 학교에서 한 게 별로 없겠습니다


희선
 




밤이 내려도

이제 어둡지 않아요

가로등이 길을 밝히고

가게 간판도 밝아요


사람이 만든 빛이 세상을 밝혀도

햇볕 아래보다 어두우니

밤길 조심하세요


당신이 어두운 밤길을 걸어도

당신 앞을 밝혀주는 빛이 있기를 바라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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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낯선 곳으로 떠난 적 있어?




 어디 가는 거 싫어해서 잘 안 가. 거의 안 가지. 낯선 곳에 간 적은 아주 없지 않기도 해. 그날 갔다가 그날 오는 거. 잘 몰라도 잘 찾아가기는 해. 늘 그런 건 아니고 표지판 보고 찾았어. 그런 게 있으면 괜찮아도 없으면 못 찾을 거야.


 자신이 사는 곳이 아닌 곳은 다 낯선 곳 아닌가. 집 밖은 다. 이렇게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아. 어딘가 아주 먼 곳이 아니고 다른 나라가 아니어도 말이야. 난 걸어서 가는 걸 더 좋아해. 차 타는 거 싫어. 차 오래 타야 할 일이 있으면 무척 걱정돼. 멀미할까 봐. 그러니 어디 가고 싶겠어. 안 가고 싶지. 꼭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가을이니 걸어야 할 텐데. 걸어서 잘 모르는 곳에 가는 것도 괜찮겠어. 앞으로 좀 먼 곳에 걸어 갔다 와야겠어. 거기는 모르는 곳은 아니야.


20230925







167 소외되는 것이 두려워 나다움을 숨겼던 경험이 있어?




 다른 사람이 하면 어쩐지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거다. 나도 그저 끌려 가듯 뭔가 한 적 있을 거다. 잘 생각나지 않지만. 어렸을 때 혼자 밥 먹으면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여길 거야나 누군가와 함께 있지 않는 것도 이상하게 여길 거야 했다. 그렇다고 억지로 친구를 사귄 건 아니지만. 그때 친구는 그때뿐이었다.


 어릴 때 혼자여도 괜찮다 생각했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은 혼자구나. 인터넷에서도 거의 난 혼자 같다. 그런 것도 어쩔 수 없지. 다른 사람이 따돌리는 게 아니고 내가 끼어들지 못하는 거니. 실제로도 말 못하고, 글로도 말 못하니.


 나다움은 뭘까. 이것도 잘 모르겠다. 자기다움 같은 것도 정해두면 거기에 갇히지 않을까. 그러면서 내가 그러는구나. 그것보다 난 게을러서 하고 싶지 않다. 이런 거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많겠다.


20230926








168 어떤 모습을 볼 때 아름답거나 매력 있다고 느껴?




 이건 사람이겠지요. 어떤 모습이니.


 아름답거나 매력 있는 모습이라. 다른 사람을 돕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한테 아무 이득이 없다 해도 누군가를 돕는 거. 그런 거 쉽게 하기 어려울 거예요. 저도 잘 못합니다.


 만약 제 앞에서 아이가 넘어졌다 해도 저는 일으켜 세워주지 못할 겁니다. 자기가 일어나야지 생각할 거예요. 반대로 나이 많은 사람이 넘어졌다면, 그때도 돕지 못할 겁니다. 제가 하는 건 뭔가 떨어뜨렸을 때 주워다 주는 정도. 이건 그렇게 어렵지 않겠지요. 문을 열고 어딘가에 들어갈 때 뒤에 사람이 있으면 문 잡아주기. 길 물어봤을 때 알면 알려주기 정도. 이런 거 별로 도움 안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것도 생각했을 때 적어두거나 하면 좋을 텐데. 그런 건 안 했습니다. 어떤 걸 보고 아름답다거나 매력 있다 생각한 적 있을 텐데, 생각하니 바로 떠오르는 게 없네요.


20230927






 이번주는 내일부터 명절 연휴여서 오늘까지 씁니다. 좀 편하네요. 세 가지만 쓰면 돼서. 꼭 써야 하는 건 아니지만,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겁니다. 한번 썼으면 끝까지 써야지 하는 마음이 있어서 쓰기 좀 어려워도 어떻게든 씁니다.


 모두 명절 연휴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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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9-28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낯선 곳에 가는 거 두려워하지만 여행 가면 이미 익숙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에 돌아다니게 되더군요^^
희선님 명절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희선 2023-09-28 23:47   좋아요 1 | URL
낯선 곳이어도 가 보고 싶었던 곳이면 돌아다니고 싶을 것 같습니다 모르는 곳이어서 더 다니고 싶을지도...

연휴 첫날이 벌써 갑니다 거리의화가 님 남은 날 즐겁게 지내세요


희선

페넬로페 2023-09-28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낯선곳에 가는거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혼자 가려면 조금 두려운 것 같기도 해요.
희선님!
추석 연휴 건강하고 즐겁게 잘 보내시길 바래요^^

희선 2023-09-28 23:48   좋아요 1 | URL
잘 모르는 곳은 혼자보다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함께 가면 좀 낫겠지요 어디 가는 것도 덜 무섭고... 혼자 다녀도 안전한 세상이 되기를...

페넬로페 님 남은 명절 연휴 즐겁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언제나 모자란 마음입니다

그댄 괜찮다고 했군요


누구나 괜찮지 않아도

남한텐 괜찮다고 하겠지요


있는 그대로를 봐주는 사람한테는

괜찮지 않을 때

괜찮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하세요


참아야 할 말도 있겠지만,

참지 않아도 되는 말도 있어요


그대가 괜찮기를 바라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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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6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28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3-09-27 1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괜찮을 때에도, 괜찮지 않을 때에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운 사람도 상황도 분명 있죠.
그럴 때에는 또 그냥 슬쩍 본심을 숨겨도 괜찮을 것 같아요.

희선님께서 늘 괜찮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희선 2023-09-28 00:10   좋아요 0 | URL
솔직하게 말하라고 썼지만 그게 쉽지 않겠지요 괜찮을 때는 해도 괜찮지 않을 때는... 말해야 할 때가 있기는 하겠습니다 아주 힘들 때는... 슬쩍 본심을 숨겨도 괜찮다고 하셔서 다행이기도 합니다

감은빛 님 고맙습니다 감은빛 님 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우중괴담 스토리콜렉터 10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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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이야기 하기에 좋은 분위기는 어떤 걸까. 늦은 밤, 비가 오는 밤, 눈에 갇힌 밤. 밤은 빼놓지 않는구나. 난 무서운 이야기 해 본 적 없다. 아는 게 없으니. 겪은 일도 없다. 아니 한두번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무서운 일은 아니었다. 여기에 담긴 이야기에는 소설가가 야간 경비를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소설가는 종교시설에서 야간 경비를 하면서 소설을 쓰려고 한다. 한차례 그곳을 돌아보고 와서 소설을 쓰려고 했는데, 소설가 자신이 쓰지도 않은 말이 공책에 쓰여 있었다. 이 말 왜 하느냐 하면 나도 비슷한 일이 있어서다. 컴퓨터 쓰면서 뭔가 쓰려고 한 것 같은데 그때 무척 졸렸다. 졸린데 난 뭘 쓰려고 했던 걸까. 잠깐 졸다가 깨서 컴퓨터 모니터를 보니 글 제목 쓰는 칸에 ‘지옥에나 가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그때는 깜짝 놀라 글쓰기 누르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아쉽다. 남겨두는 건데. 내가 그걸 쓰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건, 그때 난 그런 생각 안 해서다. 안 좋은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그건 누가 쓴 걸까. 여전히 수수께끼다. 야간 경비하던 소설가가 쓴 말이 ‘지’여서 그 일이 생각났다. 일본말을 한국말로 옮겼을 때 ‘지’지만.


 미쓰다 신조는 호러와 추리를 섞은 이야기를 쓴다. 어떤 이야기는 어느 정도 설명이 되지만, 어떤 이야기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기도 한다. 미쓰다 신조는 세상에는 그런 것도 있다고 말한다. 괴담은 그저 괴담으로 받아들이자고. 그건 그렇겠지. 세상엔 인과 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일도 있다. 무서운 이야기는 더 그럴지도. 무서운 이야기를 하면 무서운 일이 일어난다는 건 부조리하지 않나. 앞에서도 말했듯 난 무서운 이야기를 즐기지 않는다. 그런데도 미쓰다 신조 소설은 조금 봤구나. 미쓰다 신조는 다른 사람한테 들었다면서 글을 쓰기도 한다. 그건 정말 다른 사람한테 들은 이야길지 뭔가를 보다가 알게 된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쓴 건지. 이 책 《우중괴담》은 다른 사람이 경험한 일을 미쓰다 신조가 듣고 여러 가지를 바꿔서 썼다는 설정이다.


 얼마전에도 미쓰다 신조 소설을 봤는데 또 봤구나. 미쓰다 신조 소설에는 어린 남자아이와 할머니가 나오기도 하는데. 지난번에도 그런 게 나왔고 여기 담긴 <은거의 집>에도 나왔다. 미쓰다 신조는 할아버지가 없어서 할머니와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그런 경험을 해서 소설에 자주 썼나 보다. 미쓰다 신조 소설을 몇해 동안 보다보니 어떤 공통점을 알게 됐구나. 소설을 본다고 미쓰다 신조 작가를 알 것 같지는 않다. 어린이는 무서워하면서도 하지 마라 하면 그걸 하기도 한다. <은거의 집>에 나온 아이도 다르지 않았다. 아이는 집에서 먼 곳에서 이레를 지내야 했는데 자신을 돕는 할머니가 한 말에서 울타리 밖으로 나가면 안 되고 다른 사람이 말 시키면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어겼다. 그래도 아이는 큰일을 겪지 않고 끝났다. 큰일은 죽는 거겠지. 아이는 자라고 어른이 되고 어릴 때 일을 작가한테 말했다.


 여기 담기 이야기는 모두 다섯 편이다. <은거의 집> <예고화> <모 시설의 야간 경비> <부르러 오는 것> <우중괴담>. 앞에서 어린이가 하지 마라는 거 한다고 했는데, <부르러 오는 것>에서도 그랬는데, 거기 나온 사람은 어린이가 아니다. 그거 읽으면서 하지 마라는 거 왜 하는 거야 했다. 호기심 때문이었을까. 그 사람이 그걸 어겨서 할머니나 어머니가 죽지 않았을까 싶은데. 자신이나 딸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깨닫고 그 사람은 조심했다. 지금도 조심하고 살지도 모르겠다. 모르는 뭔가가 사람을 부르러 오는 건 미쓰다 신조 다른 소설에서도 본 것 같은데. 같은 작가니 비슷한 걸 쓰기도 하겠지. 그리고 비.


 비가 오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비가 오면 낮인데도 세상이 어둡다. 그럴 때 마물 같은 게 나오기 쉽겠다. 미쓰다 신조 소설에는 비가 올 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이야기가 여러 편이다. 비 올 때만은 아닌가. 나가면 안 되는 곳을 나가거나 들어가면 안 되는 곳에 들어가도 그렇구나. 사람 뒤를 따라오고 사람을 무섭게 하는 정체는 뚜렷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건 뭘까. 정체를 모르기에 무서운 거겠다. 무언가 뒤를 따라올 때 돌아보면 거기엔 뭐가 있을까. 자기 자신. 자신이 잘 아는 누군가. 이건 별로 무섭지 않을까.


 누군가 그린 그림이 실제 일어난 일 있을까. 앞으로 일어날 일을 꿈에서 보면 그걸 예지몽이다 하는데 그림도 그럴지. <예고화>는 내가 놓쳐서 잘 몰랐던 것도 있었다. 나중에 그걸 알고 아쉽게 여겼다. 그걸 안다고 달라질 건 없지만. 여기엔 추리할 것도 있다. 아이는 자신이 그리는 그림에 힘이 있다는 걸 알고 그렸을지. 아주 모르지 않고 어렴풋이 알았을 것 같다. 그 그림에 담긴 저주 같은 것에서는 달아날 수 없나 보다. 아니 자신이 살려고 그림에 다른 그림을 그려서 안 좋게 끝났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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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9-25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공포체험 하셨군요..과연 누가 썼을까요? 설마?? 귀신??

희선 2023-09-26 00:28   좋아요 1 | URL
정말 그때 그걸 누가 썼는지...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제가 기억 못하는 거고 제가 썼을지...


희선

감은빛 2023-09-27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우리가 겪는 어떤 일들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지요.
그럴 때 우리는 미스테리나 귀신 등 초자연 현상으로 연결시키기도 해요.
저는 어려서부터 몇 차례의 이상한 일들을 겪었어요.
그걸 그저 귀신이나 심령현상 등으로 치부해버리는 건 쉬운데,
정말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추적해 파헤치기는 쉽지 않죠.
당장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적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근데 희선님께선 정말 그런 말을 쓰실 것 같지 않은데,
누가 썼을지 궁금하네요.

희선 2023-09-27 23:47   좋아요 0 | URL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 알기 어렵기도 하겠습니다 그런 걸 파헤치면 알지... 평생 그런 거 한 사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그저 신기한 일이 다 일어났네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아주 많이 믿거나 아주 믿지 않거나 하지 말고... 유연하게 받아들이면 좋겠네요 멋대로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감은빛 님은 이상한 일 여러 번 겪으셨군요 귀신이라고 해서 다 무서운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