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엔 나무 한 그루가 있었어요

나무는 언덕 밑을 내려다 봤어요

누군가 오지 않을까 하고


가끔 새와 나비가 찾아오고

개나 고양이가 나무를 한번 보고 지나갔어요


어둠이 내려오면 나무는 하늘을 보고

언덕 밑을 내려다 보았어요

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언덕 밑에선 불빛이 빛났어요


쥐가 나무 옆을 지나갔어요


누군가 천천히 언덕을 올라와요

나무가 기다리는 사람일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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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나 혼자 하룻밤을 따로 보낼 수 있다면 어디에서 뭘 하고 싶어?




 늘 혼자 보내는데 어딘가에서 따로 보내고 싶을까요. 그런 거 없어요. 제가 이러네요. 많은 사람은 혼자보다 누군가와 함께 보내서 가끔은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다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혼자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아무런 걱정도 없이 보내면 좋겠지만. 집이 아닌 다른 곳에 가면 집을 걱정해서 안 됩니다. 쓸데없는 걱정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는 게 가장 좋습니다.


20240108








235 싫어하는 것 5가지를 적어보자




 일어나기


 자고 일어나는 건 힘들어. 일어나지 않아도 되면 좋을 텐데 말이야. 늦게 일어나고 아쉬워하기도 해. 조금 일찍 일어날걸 하고. 늦게 일어나면 책을 별로 못 보고 편지도 못 쓰니 말이야. 그뿐 아니라 다른 것도 별로 못해.




 


 비 오는 날은 별로 안 좋아해. 세상에 비가 와야 나무나 식물 지구에 사는 생물한테 도움이 되는데. 비가 적당히 오면 좋겠어. 꼭 와야 할 만큼만. 아주 적지도 아주 많지도 않게. 이건 바라기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바라고 싶어.




 달리기


 운동에서 달리기 싫어. 달리기도 하다 보면 즐거운 순간이 올지 모르겠지만, 잘못하면 토하고 숨 차고 힘들어. 그런 건 다 학교 다닐 때 겪은 거군. 그 뒤로는 그렇게 오래 달리지 않아도 돼서 정말 다행이야.




 싫어하는 거 다섯 가지인데, 그만 적을래.


20240109








236 잠시 스쳐지나간 인연이지만 가끔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그런 사람 많겠지요. 잠시 스쳐지나간 인연은 아니고 아주 끝나버린 인연이 생각납니다. 끝났다고 해서 안 좋게 끝났다는 건 아닙니다. 더는 못 본다는 거예요. 그런 일이 일어날지 몰랐는데, 좀 더 친해지려고 할 때 그런 일이 일어나서 아쉽고 슬펐습니다.


 어떤 걸 할 때 생각나기도 해요. 여러 가지 함께 하기도 했을 텐데, 그러지 못하다니.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 건 아닐지 몰라도 아주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닌 듯해요.


 다른 분 한분 생각나기도 하네요. 지금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지내시면 좋겠네요.


20240110








237 하루 중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워?




​ 어떤 일. 일은 아니고 그저 책을 보는 시간이 가장 좋아. 즐겁기도 하고. 다른 건 별로 안 하고 싶어. 하는 것도 없지만, 해야 하는 건 조금 있기도 해. 그게 그렇게 힘든 건 아니지만.


 내가 해서 즐거운 건 책읽기지. 책을 다 읽은 다음에 쓰는 건 좀 힘들지만, 다 쓰고 나면 기분 좋아. 하나 또 썼다 같은 마음이 되니. 읽고 쓰는 시간이 좋아. 이건 거의 날마다 하니 다행인가. 아니 하나도 못하는 날도 아주 가끔 있기도 해. 그런 날은 없으면 좋을 텐데.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삶이군.


20240111








238 내가 했던 경험 중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어?




 난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나도 별로 자랑하고 싶지 않아. 자랑해서 좋을 건 없잖아. 그런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좋은 일 같은 거 나 혼자 간직하고 싶어.


 나 좀 이상한가. 이런 건 예전부터 그랬던 것 같아. 함께 기뻐해주면 좋을 일도 있겠지만, 그런 것도 그냥 말 안 하고 싶어. 아주 큰일은 말할지도 모르지만. 아주 큰일은 뭘까. 내가 뭔가 해서 상을 받게 됐다거나. 그런 일은 평생 없겠어. 난 그런 데 관심이 없어서 말이야. 잘 못할 걸 알기에 처음부터 안 해.


 다른 사람한테 좋은 걸 말하면 함께 기뻐할 사람도 있겠지만, 세상엔 그런 사람만 있는 건 아니기도 해. 그런 걸 생각하고 난 자랑 안 하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어. 그것보다 그냥 말하고 싶지 않은 걸 거야.


20240112






 한주가 다 갔다. 이번주에도 쓰는 게 좀 어려웠다. 물음에 뭔가 답을 쓰는 건 여전히 어렵다. 이런 게 쉬워질 날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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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3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14 0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13 0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14 0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말

“그냥”

조금 성의없게 보일까요


왜인지 말해야 하는 것도 있고,

그냥, 한마디면 되는 것도 있네요


그냥은

늘 쓰지 못하지만,

가끔 써도 되는 말이네요


그냥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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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지나 닿은 곳엔

버스 한대가 있었지


어디선가 사람이 나타나

차례로 버스에 올랐어


사람이 자꾸 타도

버스엔 빈 자리가 있었는데

어느새 자리가 다 찼어


버스는 하늘로 떠오르고

구름을 헤치고 나아갔어


안개 같은 사람들은

희미하게 웃었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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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빛

──소나무





언제나 푸른 빛을 내는

네 마음은 바래지 않네

내 마음도 바래지 않으면 좋을 텐데


비가 오고 눈이 와도

넌 꿋꿋하게 서 있지

여전히 푸르게


푸름은 네 자랑이야

나도 자랑할 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네가 늘 푸르러서 다행이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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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1-10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이는 먹어가지만 우리도 마음속에 싱싱함을 간직하기로 해요.ㅋㅋ 늘 싱싱하게...

희선 2024-01-11 23:54   좋아요 0 | URL
나이하고 마음은 비례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해요 조금 달라지는 건 있을지 몰라도 많이 바뀌지 않기도 하네요 철이 없네요 마음은 싱싱하게...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