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여기저기서 개가 짖는다


멍멍멍

월월월

왈왈왈

컹컹컹

 

개들은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좋은 아침이야

─오늘 하루도 잘 보내자

─날씨 좋군

─밥 먹었어

 

아침 인사하는 거였구나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돌고 도는 시간속에서

──언제나 즐겁게

 

 

 

지구가 해 둘레를 돌기에

지구 생물은 봄여름가을겨울을 맞이하네

끝나지 않는 돌고 돔

 

한해 첫날과

한해 마지막 날이 되풀이되기에

새로운 마음을 갖고

희망을 가진다네

 

한해 첫날과

한해 마지막 날을

얼마나 맞이 할지 몰라도

 

하루를 즐겁게

한주를 즐겁게

한달을 즐겁게

그리고

한해를 즐겁게

 

지낸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쿠리요의 여관밥 9 : 아야카시 여관 도시락을 당신한테

유마 미도리

 

 

 

 

 

 

 

 “큰주인님 보세요, 제 딸 아오이예요.”

 

 그 남자 츠바키 교타로는 우츠시요에 온 나한테 어린 딸을 보라고 한 적이 있다.

 

 그건 아직 아이가 두 살이 채 되지 않았을 때던가.

 

 아이 이름은 아오이. 츠바키 아오이.

 

 아오이는 사람으로 둔갑한 나를 천진한 눈으로 가만히 바라봤던가.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똑같이 아야카시를 볼 수 있는 눈으로.

 

 이 아이는 사람으로 둔갑한 내 정체를 꿰뚫어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거 말이에요. 아버지가 가볍게 약속해서 아오이는 어쩌면 큰주인님 신부가 될지도…….”

 

 교타로는 귀여운 딸을 신부로 보내고 싶지 않은 듯 자기 아이를 꽉 안고 걱정했다.

 

 “아하하하. 시로가 마음대로 한 그런 엉터리 약속에 이제와서 효력은 없어. 걱정하지 마, 교타로.”

 

 “하지만 아야카시와 한 약속에는 뭔가 뜻이 있지 않아요. 어쩐지 저는 정말 아오이가 언젠가, 큰주인님한테 시집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 그런 감은 좋은 편이에요.”

 

 “넌 시로 집안 아이 가운데서 가장 영력이 높지. 아니 하지만 이렇게 어린 아오이가 보면 난 시로보다 더 할아버지야. 그리고 나도 친구 아이는 여러 가지 복잡하달까.”

 

 “하지만 큰주인님 겉모습은 줄곧 그대로네요. 분명 제가 더 빨리 할아버지가 될 거예요.”

 

 교타로는 그런 말을 하고 무릎 위에서 인형놀이를 하는 아오이를 따스한 눈으로 바라봤다.

 

 교타로는 시로 아들인데 올곧고 독기 없이 괜찮은 남자로 난 그런 교타로를 에워싼 밝은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아오이한테서도 같은 분위기를 느끼고 그대로 아버지를 닮으면 좋겠다고 그때는 내 신부가 되는 건 생각하지 않고 그저 지켜보는 마음으로 아오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큰주인 교타로가 죽었어. 저주 때문에. 아니 모두 나 때문이야.”

 

 “……시로.”

 

 교타로가 죽었다.

 

 어린 아오이와 아내를 남기고.

 

 일 때문에 탄 비행기가 사고를 냈다. 저주는 교타로 목숨을 몇 번이나 노렸지만 그때마다 잘 피했다 한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피할 수 없는 사고에 말려들게 됐다. 그게 운명이라는 듯이.

 

 교타로 가방에는 유서 같은 메모가 있었다 한다.

 

 아내와 아이를 사랑한다는 말과 하나 더, 검은 손 같은 게 창 밖에 보였다는 흘려쓴 글씨.

 

 죽음의 무서움.

 

 “토코요 왕은 나를 살려두고 피를 이은 사람한테는 불행을 불러들여. 설마 교타로가…… 아들을 데려갈 거라면 차라리 나를 죽이면 될 텐데.”

 

 이때만은 슬퍼하고 시로 답지 않은 말을 내뱉었다.

 

 아무리 자신이 나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남자가 아들 대신 죽었다면 좋았다는 말을 늘어놓았다.

 

 시로는 젊었을 때 한번 토코요에 가 어떤 요마 왕을 슬프게 하고 무척 화나게 한 적이 있다.

 

 응보라 해도 난 힘이 없음을 아프게 느꼈다. 다른 세계 대요괴 저주를 나는 어찌할 수 없었다.

 

 “난 저주 풀 방법을 찾으러 한번 더 ‘토코요’에 갈게.”

 

 “그만둬 시로. 토코요는 지금 무척 위험하다고 들었어.”

 

 “하지만 큰주인, 저주의 마수는 어쩌면 손자인 아오이한테도 미칠지 몰라. 아오이 영력은 나하고 많이 닮았어. 만약 그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난 저세상에서 더는 교타로 얼굴 볼 수 없어.”

 

 그리고 시로는 문득 뭔가 먼 옛날 약속을 떠올린 듯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맞아 큰주인. 옛날에 난 자네한테 손녀를 준다는 서약서 썼지. 정말로 아오이를 신부로 맞아. 그리고 부디 아오이를 지켜줘. 아오이를 버리지 않았으면 해. 자네라면, 자네라면…….”

 

 “……그렇군. 넌 정말 빚 담보로 손녀를 나한테 넘길 생각이야. 그리고 돌보라고. ……그거야 말로 정말 저세상에서 교타로 얼굴을 볼 수 없는 일이야.”

 

 “하지만 큰주인. 자네라면 교타로도 이해하겠지. 자넨 신뢰할 수 있는 좋은 녀석이야. 오니를 이렇게 믿음직스럽게 생각한 적은 없어. 어이, 큰주인 그때 약속을 넌 농담이라 받아들였겠지만 정말로 아오이를 신부로 받아준다면 얼마나 마음 놓을 수 있을까. 아니…… 차라리 그걸로 좋아. 자네라면 아오이를 지킬 수 있어. 자네라면 아오이도 분명 사랑하겠지.”

 

 난 시로 말에 어이가 없었다. 빚은 어떻게든 갚았으면서.

 

 “손자 삶을 멋대로 정하지마 시로. 자유를 사랑하는 너답지 않아. 그리고 난 아무도 좋아하지 않고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을 거야.”

 

 내 말이 덧없이 어둠에 녹아들었다.

 

 시로는 더 말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난 아오이를 신부로 맞을 생각은 없었지만, 시로나 교타로하고 의리도 있어서 아오이한테 마음 썼다.

 

 하지만 아오이 엄마는 “뭔가”에서 달아나듯 아오이를 데리고 갑자기 사라졌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남편이나 딸을 둘러싼 뭔가에 줄곧 이상함을 느꼈겠지. 그게 그 사람을 지치게 하고 병들게 했다.

 

 “큰주인님 츠바키 아오이를 찾았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잠시 아오이를 놓쳤지만 우츠시요에 사는 아야카시 도움으로 다시 아오이를 찾아냈다.

 

 하지만 그때는 벌써 아오이도 저주 때문에 목숨 불이 꺼지려 했다.

 

 저주로 죽는 건 교타로처럼 바로 일어나는 일이 아닐 때가 많다.

 

 때로 어머니조차 이용하고 그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아오이 엄마는 남편이 죽고 아오이를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닌 듯하지만 언제부턴가 아오이를 돌보지 않았다.

 

 다정하고 성실하고 좋은 아내다고 교타로는 말했다.

 

 하지만 부모와 사이가 나빠 외로운 여성이라고.

 

 교타로가 고른 여성이 아이 돌보기를 그만둘 정도로 외로움과 두려움에 내몰렸다. 어머니로서 자기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잃고 어머니와 딸 사이조차 깰 정도였다.

 

 아오이 엄마는 아오이를 혼자 집에 남겨두고 며칠 동안이나 먹을 것을 주지 않아 아오이는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아마 그전에도 먹을 걸 별로 주지 않았을 거다.

 

 그 정도로 야위어 있었다.

 

 의지할 수 있는 어머니한테도 버림 받고 살 힘조차 잃고 어지럽게 흩어진 쓰레기와 안 좋은 냄새가 나는 곳에서 아오이 또한 쓰레기처럼 뒹굴었다.

 

 츠바키 시로.

 

 츠바키 교타로.

 

 그리고 츠바키 아오이.

 

 이어내려온 피의 저주. 끊이지 않는 불행.

 

 토코요 왕을 화나게 한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큰 듯하군, 시로.

 

 아야카시인 내 몸이 떨린다. 이런 비극을 슬픈 현장을 바로 앞에서 본다면.

 

 

 

 난 그때 어두운 방에서 혼자인 작은 아오이를 보고 어떤 걸 떠올렸다.

 

 옛날에 시로가 텐진야에서 1억이나 하는 항아리를 깨고 큰 빚을 지고, 그대신 자기 손녀를 준다고 적당히 한 약속을.

 

 시로는 취했고 나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때 약속은 아무 효력도 뜻도 까닭도 없었다.

 

 단지 시로가 늘 결혼하지 않는 나를 불쌍하게 여겨 빚을 진 주제에 내려다보듯 서약서를 썼다. 일단 형식만으로 그렇게 해두자고 나도 받아들이고 지금은 벽장 안에 넣어두었다. 그저 그뿐인 약속. 시로도 그걸 새카맣게 잊고 나중에 다른 보물을 어딘가에서 가지고 와서 텐진야에 기부했다. 그걸로 모두 끝난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렇게 작고 힘없는 아이를 보고 난 생각했다.

 

 죽을 바에야, 죽어버릴 바에야 내 곁으로 와.

 

 혼자 쓸쓸하다면 카쿠리요에 와.

 

 맛있는 거 많이 먹게 해줄게.

 

 무서운 것에서 지켜줄게.

 

 그 관계는 신부가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양녀든 무엇이든.

 

 텐진야에서 일하는 내 아이와도 같은 아이는 많다.

 

 아니,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

 

 이 아이는 그런 처지에서는 지킬 수 없다.

 

 사람 여자아이다. 시로 손자다. 영력이 높은 특별한 아이.

 

 “무섭지 않아?”

 

 도깨비 가면은 무서워할까봐 긴지한테 빌린 남쪽 땅 가면을 쓰고 난 아오이를 만나러 갔지만 걱정스러웠다. 무섭게 한 건 아닐지…….

 

 “도와달라고 하지 않을 거야. 울고 소리치지 않을 거야?”

 

 “괜찮아. 하나도 무섭지 않아. ……어차피 바로 죽을 거야.”

 

 아오이는 이제 다 놓아버린 듯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쩐지 무척 괴로워. 슬프고 아프고…… 이제 모르겠어.”

 

 아오이는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무엇을 의지하고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믿고 살면 좋을지.

 

 어린이면서 절망을 알았다.

 

 아아, 이 느낌은 나도 잘 안다. 절망은 나한테도 있었다.

 

 <괜찮아. 내가 네가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줄게, 세쓰. 절망하면 안 돼.>

 

 

 

 오곤도지 님.

 

 당신이 저를 그 곳에서 구해내고 아이 모습으로 우는 저를 끌어안고 하신 말씀 기억하세요.

 

 혼자 그런 곳에 줄곧 갇혀, 미움받고, 따돌림 당해 자신을 사랑해줄 사람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내민 손이 있다면 구원의 말이 있다면, 단지 그것만으로 사람도 아야카시도 다시 힘을 낼 거다.

 

 츠바키 아오이가 언젠가의 나와 겹쳐 보였다.

 

 이 아이를 구하고 싶다.

 

 “괜찮아. 이제 무섭지 않아. ……넌 죽지 않을 거야.”

 

 내가 꼭 죽게 하지 않을 거야.

 

 이 저주는 시로가 아무리 찾아도 아직도 풀 방법을 찾지 못했다. 시로 피를 이은 사람으로 피가 깊게 이어지면 더 짙게 새겨지는 영원한 저주지만, 이렇게 작은 여자아이 혼자라면 나도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난 오곤도지 님을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부탁해서 아오이 저주를 풀 방법을 함께 찾아냈다.

 

 운명을 바꿀 먹을거리.

 

 운명을 부술 먹을거리.

 

 저주를 없앨 그 정도로 큰 힘.

 

 그때 아오이한테 먹인 게 뭐냐 하면, 그건 내 영력의 핵.

 

 

 

 내 목숨 그 자체다.

 

 

5~14쪽

 

 

 

 

 

 

 

 이 책은 벌써 한국말로 나왔습니다. 그전에 보고 싶었지만 게으름 피우다 이제야 봤습니다. 바로 앞에 썼지요.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 가운데 이 책 보실 분은 없을 듯해서 앞부분 조금 한국말로 옮겨봤습니다. 이야기를 알아야 앞부분을 보고 그랬단 말이야 할 텐데. 저는 책은 9권밖에 보지 않았지만, 5권까지 나오는 건 만화영화를 봐서 어떤 이야긴지 대충 압니다. 6, 7, 8권은 건너뛰고 9권을 만났습니다(이 말 앞에 글에도 썼군요). 9권 보면서 만화영화에서 알쏭달쏭했던 게 풀렸습니다. 본래 앞부분에는 수수께끼가 있기도 하죠. 책이 한권이라면 그것만 보면 알 수 있는데 책이 여러 권이면 시간이 많이 지난 다음에야 알 수 있기도 합니다.

 

 제가 예전에는 아야카시가 아닌 요괴라 했는데, 여기에서(책속 세상)는 사람과 다른 건 아야카시라 말해요. 책속 세상에서 쓰는 말이라 하면 되겠지요. 일본말로는 아야카시도 요괴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앞에 건 빨리 나오더니 10권은 여전히 소식이 없네요. 그게 마지막일 텐데. 갑자기 나온다는 소식이 오는 건 아닐지. 마지막은 보는 게 좋겠지요. 큰주인이 텐진야로 돌아오는 모습 보고 싶네요.

 

 큰주인도 그냥 주인이라 해도 될 것 같기는 한데, 큰주인이라는 말이 익숙해서. 젊은주인(긴지)도 있으니 큰주인이라 하는 게 낫겠습니다. 한국말로 나온 것도 큰주인이라 했을 거예요.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단 한번 멋지게 꽃피우고 사라지는 불꽃

불꽃 삶은 짧고 굵구나

아니

그렇게 멋진 꽃을 피우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

휘이이이잉, 퍼어어어엉!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한다 생각했지

어느 날 문득 그게 정말 중요한 걸까 싶었네

어쩌면 중요한 걸 한다면서

소중한 걸 놓친 건 아닐까 했어

 

중요한 것 소중한 것

모두 놓치고 싶지 않지만

하나만 골라야 할 때도 있겠지

그땐 무엇을 골라야 할까

 

놓쳤을 때를 생각하면

무엇을 골라야 할지

답은 바로 나오겠지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