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평점 :
이번 2022년으로 젊은작가상은 제13회를 맞았어. 지난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을 한해나 넘어서 보다니. 한해가 지나는 동안 뭐 했는지 모르겠어. 2022년에 나온 것도 샀어. 그건 언제 볼지 모르겠네. 제12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을 늦게 본 건 대상 받은 소설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전하영) 때문일지도 모르겠어. 이 소설 한번 본 적 있어. 그때 이걸 보고 알았느냐 하면 그러지 못했어. 지금도 다르지 않군. 그래도 처음보다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조금 알기는 했어. 단편소설은 한번이 아니고 여러 번 봐야 조금 알 것 같아. 이렇게 생각해서 처음엔 집중하지 못하는 건지. 다음에 더 잘 봐야지 할 때가 많아.
지난 2021년에 나온 젊은작가상 작품집에 실린 소설은 모두 일곱편으로 작가는 다 여성이야. 전하영 소설 봤을 때를 말하려다 다른 말을 했군. 그 소설 봤을 때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그 소설 보면 그때가 생각날 것 같았어. 이건 핑계인가.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연구소에서 계약직 행정사무 보조원으로 일하는 ‘나’가 점심 시간에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 남자 연구원과 잠시 시간을 보내다 자신이 대학생 때 강의 들은 강사를 떠올려. 장 피에르와 친구인 연수군. 해설이나 심사위원은 조명등이 남성을 나타낸다고 했는데, 난 소설을 보면서 ‘나’와 연수가 프랑스로 여행 가고 ‘나’가 숙소에서 연수를 기다린 걸 나타낸 것 같기도 했어. 어쩌면 거기에 조명등이라는 말이 나와설지도 모르겠어. 이런 말밖에 못하다니.
두번째 소설 <나뭇잎이 마르고>(김멜라)도 예전에 본 거야. 전하영 소설과 마찬가지로 ‘소설 보다’에 실렸던 거야. 그때도 처음엔 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알았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어. 체는 장애인에 동성을 좋아하기도 해. 여전히 체는 지금 세상 살아가기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건 내 생각일 뿐이군. 체는 그런 것에 별로 마음 안 쓰는데. 체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 잘 하는 사람이야. 장애인은 자신이 가진 장애를 크게 생각하지 않는데, 비장애인이 힘들겠다 생각하는 건지도. 앞으로도 체가 잘 살았으면 해. 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도 만나기를. 혼자면 어떤가 싶기도 하지만. 이건 내가 그래설지도. 내가 동성을 좋아해서는 아니야. 이런 말을 하다니.
김지연은 처음 만난 것 같아. 이번 2022년에도 상 받았던데. 김멜라 김지연 김혜진 서이제 네 사람 소설이 그렇던가. <사랑하는 일>에도 동성을 좋아하는 사람이 나오더군. 여전히 부모는 자식이 동성을 좋아한다고 하면 안 좋게 여길지도 모르겠어. 동성이든 이성이든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은 그리 다르지 않을 텐데. 동성 친구와 사는 건 괜찮아도 동성 애인과 살면 안 된다니. 그래도 은호 어머니는 나중에 은호를 걱정하는 것 같아. 자신이 캐나다에 가면서 은호한테 힘들면 거기로 오라고 하는 걸 보니. 아버지는 은호 애인 영지를 만나고는 딸이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하겠다고 해. 딸이 해야 할 걸 하라는 말로도 들릴까. 누굴 좋아하면 그걸 숨기고 싶지 않고 축하받고 싶겠지. 동성을 좋아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여기거나 아예 모르는 척할지도. ‘사랑하는 일’은 그저 평범한 건데.
박서련 소설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에서 당신은 아들인가 했는데, 그런 것 같지 않아. 이 소설에서는 아들을 둔 엄마를 당신이라 해. 당신은 아들이 아닌 이 엄마를 가리키는 거겠지. 제목이 헷갈리게 하는군. 당신은 아들한테 좋은 것뿐 아니라 뭐든 해주려고 해. 아들이 게임 못하는 걸로 아이들한테 따돌림 당하자 게임 과외까지 시키려고 해. 그러다 자신이 게임을 하고 잘하게 돼. 당신이 아들 대신 게임을 했는데, 게임 안에서 채팅할 때 엄마는 욕이었어. 이거 정말일까. 엄마가 욕이고 여성은 모두 혜지라니. 게임을 여성이나 엄마가 하고 더 잘할지도 모를 텐데. 서이제 소설 <0%를 향하여>에서는 독립영화 이야기를 해. 여러 사람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잘 못 봤어. 한번 더 봤다면 조금 알았을지도 모를 텐데.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오면 봐야지. 이렇게 말해도 언젠가는 안 올지도.
앞에서 쓰려다 잊어버렸어. 꼭 차례대로 써야 하는 건 아니지만. 김혜진 소설 <목화맨션>은 어쩐지 슬프군. 김혜진은 재개발 지역 사람 이야기를 많이 쓰는군. 처음 소설 《중앙역》도 그랬는데. 그 뒤에도 그런 소설을 봤어. 재개발은 한때만 하는 게 아니겠어. 여기에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마음을 나누다 안 좋은 끝을 맞아. 집주인이라 해도 힘들기도 하군. 재개발 한다는 말을 듣고 돈을 끌어다 집을 샀는데, 재개발 계획은 자꾸 깨졌으니 말이야. 만옥과 순미 사이과 깨지고 나서야 ‘목화맨션’은 재개발하게 됐어. 마지막 소설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한정연)에 나온 이야기는 진짜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쩌면 그런 일이 있었으리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소설일지도 모르지. 이 소설 제목엔 과학 소년이 들어가지만 여성 이야기야. 남장하는 여성뿐 아니라 여장하는 남성도 나오는군. 이렇게만 말하면 무슨 소설인지 모르겠어. 소설 괜찮기는 한데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