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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바람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28
남윤잎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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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살랑 열린 문틈으로 들어오고 커튼이 조금 펄럭였어. 《어느새, 바람》에 나오는 첫번째 그림이야.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따스한 봄이 왔다는 게 느껴져. 초봄은 아니고 꽃이 활짝 핀 봄이야. 화분엔 새싹도 났어. 다른 때도 다르지 않지만 봄엔 바람이 반갑지. 따스한 봄바람. 꽃잎도 날려주고. 아니 꽃잎을 날리는 바람은 조금 셀까. 바람은 다가오고 지나가. 바람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해. 그런 바람은 조금 쓸쓸할까. 바람은 새로운 만남을 좋아해서 괜찮을 것 같아. 내 생각일 뿐일지. 그러지 않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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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바람은 찾아와. 조금 더운 바람이지만, 바람이 오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해가 질 무렵에는 조금 덜 더운 바람이 찾아오겠지.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려오면 조금 시원해지겠어. 잠시 곁에 머문 바람은 떠나도 또 다른 바람이 찾아올 거야. 바람을 다 알아보지 못해도 같은 바람을 만날 때도 있을 것 같아. 그건 바람만이 알겠어. 지난 여름에 찾아온 바람이 또 찾아온다면.
세상 나무가 옷을 갈아입는 가을엔 서늘한 바람이 불지. 부드럽고 나른한 봄바람도 좋지만 서늘한 가을바람도 좋아. 가을바람을 더 좋아할지도. 가을바람은 땅에 떨어진 가랑잎을 뒹굴리기도 해. 가을나무는 바람 힘을 빌려 나뭇잎을 떨굴지도. 더는 나무에 매달려 있기 힘든 나뭇잎은 바람을 타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거지. 바람은 심술쟁이가 아니야. 가끔 심술 부리기도 할까. 그럴 땐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게 좋겠어. 바람도 우울한 날 있을 테니. 그런 날이 적기를 바라.
매운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겨울엔 바람이 조금 쌀쌀하지. 바람이 차갑다고 바람 마음도 차갑지는 않을 거야. 바람은 그저 겨울과 함께 찾아온 것뿐이야. 어느 철이든 바람은 그러지.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람은 어느 철을 좋아할까. 바람은 다 좋아할 것 같아.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나름대로 다 괜찮지. 이제는 기후변화가 심해서 길어지거나 짧아진 철이 있지만. 아직 철이 돌고돌아서 다행이야. 거기엔 늘 바람이 있군.
눈이 녹으면 봄이 되지(만화 <후르츠 바스켓>에 나온 말). 바람은 부드럽게 알려줘. 새날, 새봄, 새바람, 새학년. 새로운 게 많은 봄. 새롭게 시작해.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