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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ㅣ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1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217/pimg_7987151333309145.png)
이 책 《죽이고 싶은 아이》(이꽃님)를 다 보니 친구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라는 말뜻은 가깝게 오래 사귄 벗이군요. 친구는 알고 지낸 시간과 상관없이 되기도 하겠습니다. 저는 친구 잘 못 사귀어서. 친구라 안 하고 사람이라 할 때가 더 많았네요. 두 사람이 서로를 친구라 생각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닐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날지. ‘우리 친구 맞지’ 하고 묻기는 좀 그렇지요. 상대가 우리 친구야 하면 좋겠지만, 너하고 내가 어떻게 친구야 그냥 아는 사이지 할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친구가 되기 어렵겠구나 생각하고 아는 사이기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친구는 만나야 할지도 모르지요. 친구도 가까이 있는 사람이 좋지 멀리 있는 사람 좋지 않겠지요.
고등학교 1학년인 박서은이 머리를 벽돌에 세게 맞고 죽었습니다. 벽돌은 산산조각나고 거기에는 서은이와 친하게 지낸 지주연 지문이 묻어 있었어요. 정말 주연이는 서은이 머리를 벽돌로 쳐서 죽였을까요. 이건 범죄소설이 아니어선지 경찰이 사건현장을 철저하게 조사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벽돌에 지문이 묻었다는 걸로만 범인이다 할 수 있을지. 주연이가 벽돌로 치려고 할 때 저항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서은이는 저항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주연이는 서은이와 만났지만 그날 일어난 일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사람은 있었던 일을 잊을 수 있기는 합니다.
주연이 집은 부자고 공부도 잘했어요. 하지만 주연이는 엄마 아빠와 잘 지내지 못했습니다. 어쩐지 엄마 아빠는 주연이가 서은이를 죽였다고 여기는 것 같았어요. 아니다 해도 믿어주지 않다니. 엄마 아빠가 자신을 외롭게 한다고 남한테 제멋대로 해도 되지는 않을 텐데. 여러 사람이 주연이와 서은이 얘기를 하는데 주연이한테 안 좋게 흘러갔어요. 주연이가 서은이를 노예처럼 부려먹었다고. 서은이는 주연이가 하라는대로 다 했다고 했어요. 주연이는 친구가 어때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선물을 주거나 맛있는 걸 사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서은이 집이 가난하고 엄마하고만 살기는 했지만. 주연이 엄마가 주연이를 그렇게 대했더군요. 물건을 사주는 걸로 자기 일을 다했다는 듯. 엄마도 주연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시간이 조금 흐르자 이번에는 아이들이 서은이를 안 좋게 말했어요. 서은이가 초등학생 때 아이들한테 따돌림 당했는데 주연이가 서은이와 친하게 지냈다고. 서은이는 고등학생이 되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남자친구를 사귀고 주연이한테 옷을 사달라거나 돈을 달라고 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그건 주연이가 퍼뜨린 말이기는 했어요. 주연이는 서은이가 남자친구를 사귀고는 자신을 혼자 내버려두는 게 싫었습니다. 주연이는 서은이한테 안 좋은 소문을 내면 서은이가 자신한테 돌아온다고 믿었어요. 떠난 것도 아닌데. 조금 이상한 친구 사이네요. 책 볼 때는 서은이가 친구인 주연이보다 남자친구를 더 생각한다고 여기기도 했습니다. 그건 주연이가 생각하는 거기도 했군요. 주연이는 자신한테 서은이밖에 없다고 여겼어요. 이게 잘못된 걸지도 모르겠네요.
홀로 있어도 괜찮아야 다른 사람과도 잘 지낸다고 하지요. 주연이는 서은이한테 많이 기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주연이는 서은이한테 못되게 굴었어요. 어쩌면 주연이는 서은이를 돈이나 물건으로 자기 곁에 묶어둘 수 있다고 생각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그럴 수 없는데. 친구라면 더. 주연이가 어려서 그걸 몰랐던 걸까요. 주연이도 안됐습니다. 좀더 솔직했다면 서은이도 주연이 마음을 알았을지도 모를 텐데. 아무도 주연이를 믿지 않았어요. 변호사도 다 주연이를 의심했어요. 모두가 자신이 범인이다 하니 그런 걸로 하겠다고 하다니. 성격은 많이 다르지만, 《무죄의 죄》(하야미 가즈마사)에 나온 유키노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유키노는 여러 가지 일을 겪고 사람하고 관계를 믿지 않게 됐군요.
마음은 보이지 않아서 알 수 없겠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저는 마음을 보려고 애쓰면 보인다고 생각해요. 그게 귀찮은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관심 가진 사람한테는 그런 수고 아끼지 않고 하던데. 친구는 어때야 할지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이런 말로 끝맺다니.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