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를 지내면서 잊어버렸다.

 

 지난 2021년이 시작했을 때는 별일 없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집에 일이 생겼다. 2022년에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2022년에는 일월에 우울한 일이.

 

 새해가 오고 며칠 지나지 않았을 때는 달력 장수가 늘어서 좋구나 했는데. 지난해에는 게으르게 지내서 우울했다. 덜 게으르게 지내려 했다면 좀 나았을지. 그러려고 생각은 했는데 그렇게 한 건 얼마 안 된다. 게으르게 지내서 우울한 게 조금 나을지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보다. 지난해에 게으르게 지낸 것도 같은 일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 일에서 좀 나아지기까지 한해 넘게 걸렸다. 어떤 일을 오래 끄는 내가 문젠가. 그러지 않으려 해도 잘 안 되는 걸 어떻게 하나.

 

 학교 다닐 때 난 책을 읽지 않았다. 아주 안 본 건 아니지만 즐겨 읽지 않았다. 책을 잘 몰랐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내가 읽은 책을 적어뒀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보고 잠시 책을 안 보기도 했다. 그래도 읽은 책은 적어뒀다. 책 목록은 적어도 글은 안 썼다(감상). 책을 보고 줄거리와 감상을 써야겠다 한 건 2009년 십이월이 다 갈 때쯤부터다. 그전에도 조금 썼는데 꾸준히 하지는 않았다. 2009년에 도서관이 다른 곳으로 옮겼다. 옮기기 전에는 좀 먼 곳에 있었는데, 옮긴 곳은 걸어서 25분쯤 걸린다. 빨리 걸으면 20분(언젠가도 썼구나).

 

 앞에서 말한 내가 잊어버린 건, 내가 책을 만권 봐야겠다고 생각한 거다. 책 만권 본다고 내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지만. 지난해에는 책을 별로 못 봤다. 지금까지 내가 본 책은 오천권도 안 된다. 만권에서 반도 못 보다니. 죽기 전에 만권 볼지. 못 보면 어쩔 수 없지. 책 만권 보기는 평생 할 일이다. 이런 게 평생 할 일이라니. 좀 우스운가. 2020년까지 읽은 책 숫자와 지난 2021년에 읽은 책 숫자를 더하면서 책 만권 보기가 떠올랐다(몇 해 전에 앞으로 책 만권 읽어야지 하고 그때까지 읽은 책 숫자 더해두고 그 뒤부터는 한해 읽은 것만 더했다. 그건 책 목록 적는 수첩에 적어뒀다). 그런 거 잊어버리다니. 앞으로도 시간이 흐르면 잊고 새해가 오고 읽은 책 숫자 더할 때 다시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한해에 한번만 생각한다 해도 아주 잊는 것보다는 낫겠지.

 

 책 보기와 글쓰기. 잘 못 쓰지만 책을 본 다음엔 늘 그걸 쓰니 괜찮기는 하다. 이건 열해 넘게 해서 버릇이 들었다. 글쓰기는 잘 안 되는구나. 이것도 버릇은 들었지만, 짧게 쓴다. 아무것도 안 쓰는 것보다는 짧은 글이라도 쓰면 괜찮다. 2022년에는 여러 가지 써야겠다 생각했는데 쓸 게 없다. 일월은 우울해서 거의 잠으로 시간을 보냈다. 잠을 잔다는 건 좀 나은 걸지도. 잠을 못 자는 일도 있을 테니. 우울하다고 이러면 안 되지 하고 앞으로는 책을 보고 글을 쓰려고 잠을 덜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에서 잠을 덜 자야겠다고 했는데, 평소보다 덜 자겠다는 건 아니다. 일월엔 우울해서 잠만 자니 일어나면 하루가 얼마 남지 않았다. 책도 별로 못 보고 다른 것도 거의 못했다. 책을 보거나 글을 쓰려면 시간을 들여야 한다. 여전히 우울한 일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걸 덜 생각하려고 책을 봐야겠다. 지금 마음이 자고 일어났을 때도 그대로여야 할 텐데.

 

 이런 거 쓰면 좀 할까 싶어서 써 봤다.

 

 

 

*더하는 말

 

 2009년에 도서관이 옮겨서 책을 보고 감상이라도 써야지 한 건 아니다. 그때 우연히 책을 보고 글을 쓴 블로그를 봤다. 그런 거 보니 나도 쓰면 좋을 텐데 하고 쓰기로 했다. 그때 다른 일도 있었다.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일본말로 된 만화책을 보고 썼다. 찾아보니 그건 2009년 5월에 시작했다. 그렇게 하다 다른 책도 읽고 써야지 했나 보다. 하나 더 추리소설을 알게 됐다. 추리소설을 보니 내가 보기 어려워 하는 게 거의 없었다. 지금도 그런 건 별로 안 좋아하는 듯하다. 일본 추리소설이 잘 맞아서 그 뒤로 일본 추리 범죄 소설을 봤는데, 그렇게 많이 못 봤다. 일본 소설은 일본말 때문에 더 봤을지도. 2009년에는 여러 가지가 한번에 일어났구나. 여러 가지지만 다 이어졌다. 책읽기와 글쓰기로.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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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22 09: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희선님은 열해 넘게 글쓰기를 하셨군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작가 같아요 ^^ 우울한 일도 곧 잘 해결되기를 바라겠습니다. 힘내세요~!!

희선 2022-01-23 23:48   좋아요 2 | URL
열해 넘게 했는데도 여전히 잘 못 쓰네요 예전 거 보면 짧지만 더 나아 보이는 것도 있어요 가끔 예전 저한테 지는 느낌도 듭니다 글은 잘 늘지 않네요 그래도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게 낫겠지요


희선

scott 2022-01-22 11: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읽기와 글쓰기만큼 뇌 근육!(해마)을 키우는 것 만큼 좋은게 없다고 합니다!
희선님 2022년에는
작년보다 더 많이 읽고 쓰기!의 해로 ^ㅅ^

희선 2022-01-23 23:50   좋아요 1 | URL
책읽기와 글쓰기를 해서 뇌를 젊게 지키면 좋겠습니다 일월엔 별로 못 봤지만, 남은 한주라도 조금 일찍 일어나서 책을 보도록 해야겠어요 게으르게 지낸 시간 아쉬워해도 돌아오지 않으니 지금부터라도...


희선

페넬로페 2022-01-22 11: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게으르다는 사실을 요즘 저도 더 없이 느끼고 있어요. 어떨 땐 알라딘에서 받은 일력을 며칠 지나서 넘기기도 해요. 근데 한편으로 코로나 시국이 우릴 또 그렇게 만들기도 한다는 생각을 해요.
책 읽고 글 쓰는것도 엄청 어렵더라고요.
그러니 이거라도 열심히 하자고 다짐합니다^^
희선님, 우울한 일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요즘 춥기는해도 봄의 기운이 조금은 올라오고 있으니 그땐 더 많이 밖으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시다^^

희선 2022-01-23 23:53   좋아요 2 | URL
아주 춥지 않아도 겨울이어서 더 움직이지 않기도 하네요 일어나기 전에는 아주 일어나기 싫은데 일어나서 움직이면 기분이 괜찮아요 어제도 좀 잠이 깨면 빨리 일어나야겠다 생각했어요 오늘이 아니고 어제라니... 오늘은 다른 날보다 조금 빨리 일어났어요 잠을 많이 자서 잠이 덜 온 걸지도...

오미크론 걱정스럽지만 가끔 밖에 나가 걸으면 기분 좋겠지요 밖에 잘 안 나갔어요 가끔 나가기도 했는데... 새로운 주에는 잠깐이라도 나가 봐야겠어요 나갈 일이 있기도 하네요 일월 가고 이월이 오면 봄이 가까이 오겠습니다


희선

2022-01-22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24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1-22 1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년 초에 안좋은 일이 있으셨군요. 부디 올해는 좋은 일로 한해를 시작하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작년에는 다른 해보다 책을 좀 읽긴 했는데 뭔가 공부가 되는건 다 미루고 재밌어 보이는 책만 읽은 듯해서 올해는 좀 반성해보려 합니다. 하지만 1월 시작부터 잘 안되네요. 재밌는 책이 여전히 좋은걸 보면 말이죠. 사는게 뭐 다 그렇지 하면서 하루 하루 잘 넘어갑니다. ^^

희선 2022-01-24 00:07   좋아요 1 | URL
몇 해 전부터는 공부하는 책읽기를 해야지 하는 생각했는데, 시간이 가고는 읽고 싶은 책 읽기가 됐어요 2022년에는 그런 것도 생각하지 않았네요 아직 일월이어서 다행입니다 설날이 바로 새해죠 새해 한번 더 맞이해서 좋습니다 그때 잘 못하면 봄이 있잖아 할지도... 새학년은 3월에 시작하기도 하니... 바람돌이 님 읽고 싶으신 책 즐겁게 보시기 바랍니다


희선

mini74 2022-01-22 2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글에 공감하기도 하고. 희선님 시 보며 울컥하거나 맞아 나도 그래 하기도 하고 ~ 희선님이 힘내서 쓰신 글들이 참 좋습니다. 읽고 쓰시는 희선님! 항상 응원하고 고맙습니다 ~~

희선 2022-01-24 00:12   좋아요 1 | URL
미니 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여러 가지 잘 봐야겠습니다 보기보다 거의 생각하지만... 그것도 봐서 그런 거겠지요 미니 님도 책읽기뿐 아니라 글도 즐겁게 쓰세요 벌써 그러시겠군요


희선

서니데이 2022-01-22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떤 일이 생기면 기분이 좋기 어렵지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조금 더 힘들 때도 있고요.
지난 2020년 2021년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고 지나가서, 그 생각하면 많이 아쉬워요.
소중한 시간이니까요.
희선님, 어려운 일은 빨리 지나가고, 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2-01-24 00:17   좋아요 1 | URL
코로나19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지내기도 했네요 그게 빨리 없어지면 좋을 텐데 하지만,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이 시간을 잘 지내야 할 텐데...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도 그것만 생각하기보다 다른 걸 생각하는 게 더 좋을 텐데 그게 쉽지 않기도 하네요 조금만 다른 곳을 보면 좋을 텐데...

서니데이 님 고맙습니다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