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사랑을 한다 문학동네 시인선 144
김복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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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색깔이 예쁘고 시집 제목에 ‘희망’이 들어가서 보고 싶었습니다. 시집 제목은 《희망은 사랑을 한다》(김복희)예요. 지난해 2020년에 나왔는데, 연한 파랑은 여름에 어울리는 색이지요. 물빛이라는 말도 있군요. 연한 파란색 바다도 생각납니다. 제주도 바다. 제주도 이야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섬집 아이들>이라는 시는 있네요. 이 시 제목은 <섬집 아기>라는 동요가 떠오르게 하지요. 그 동요에 나온 섬이 제주도일지 아닐지. 희망을 말하다가 이런 말로 흘렀네요. 시집 제목은 <희망의 집에는 샤워볼이 있다>에 나오는 구절이에요. 이 시 잘 모르겠습니다. ‘희망의 집’이라는 말은 좋지만, 거기에 왜 샤워볼이 있는지. 이렇게 낯선 시집은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만난 시집도 알듯 말듯 했지만.

 

 

 

많이 좋아하면 귀신이 돼

 

복숭아 귀신 곶감 귀신 그런 것이 한집에 둘이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같이 사는 게 귀신이 아니면 조금 어색하다

 

약봉지가 서랍 하나를 다 채울 정도로 많아지기에

자네, 이제 약 귀신이 되려나 인사했더니

좋아하는 것이 없어 약을 먹기 시작했네, 빙그레 웃었다

좋아는 하는데 귀신은 되지 않으려고 그러네,

용이 힘들어 약을 먹어야 한다네, 모를 소리를 하고

그러고는 출근해버렸다

 

퇴근하면서 가끔

술이며 초콜릿을 가져다주기도 하니

소원이 있거나 겁이 많은 친구일 것이다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면서

귀신이 안 되려고 애쓰는 모양이 안 됐다

기껏

인간을 너무 좋아하는 것이 가엾다

 

-<귀신 하기>, 12쪽

 

 

 

 앞에서 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시 한편 옮겨 썼네요. 이 시 <귀신 하기>는 첫번째 시예요. 무언가를 좋아하면 귀신이 된다는 말이 마음에 남아서. 뭔가를 좋아하면 그걸 아주 잘 알기도 하잖아요. 그럴 때 귀신이다 하는데. 먹을 걸 좋아하는 것에도 뒤에 귀신을 붙이기도 하는군요. 사람을 좋아해도 귀신을 붙일까요. 이 시를 보니 사람을 좋아해서 약을 먹는 건가 했어요. 좋아하는 게 없어서 약을 먹는다고 했지만. 사람하고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하지요. 그런 거리두기 잘 못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닐지 몰라도 그냥 그런 게 떠올랐습니다.

 

 

 

한 송이 눈은 착각에 가깝다

그것은 빠르게 녹아서 사라진다

다른 눈 한 송이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쉽게 잊힌다

그러나 나는

홀로

여행하는 눈을 봤다

돌 하나가 산비탈에서 미끄러져 굴러떨어지고

계속

굴러떨어지고

잠들었다 깨어나도 떨어진다

눈이 뒤따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닳아져서

굴러가던 자리가 허물어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사면을 따라

완전히 닳기까지

굴러서

떨어져

멀리 가서

가나

 

그러나

눈은 돌에 닿지 않는다

떨어지는 돌을 따라

간다

 

손에 받아서 쥘까

쉬게 해줄까

먹어 버릴까

 

몸속으로 눈이 스며든다

한 송이

멈추지 않고 나를 들어

바닥 밑으로 떠나간다

돌을 찾아 낼 것 같다

돌을 먹었어야 했다

 

-<여행하는 눈>, 35쪽~36쪽

 

 

 

 눈이 내리면 쌓였다 녹는군요. 쌓이기도 전에 녹기도 하겠습니다. 눈은 여행할 거예요. 하지만 그건 눈 모습이 아닌 눈이 녹은 물이겠지요. 시 제목은 ‘여행하는 눈’이에요. 눈이 여기저기 다니는 거지요. 그 눈은 아직도 어딘가를 떠돌지, 벌써 녹았을지. 돌에 닿으면 녹을지도 모를 텐데. 어쩐지 어딘가에 다니는 눈은 쓸쓸해 보입니다. 한 송이만이어서 그럴지도. 녹으면 다른 친구와 만나잖아요. 이런 생각을 하다니. 그건 눈이 아닐 텐데. 눈은 한 송이 한 송이 다 다른 모습이지요. 사람과 같네요. 사람도 한사람 한사람 다 다르잖아요.

 

 아주 낯설고 어려운 시집을 만났습니다. 저는 그렇다 해도 이 시집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김복희 시인은 말하고 싶은 걸 썼을 텐데, 제가 잘 못 알아들었네요. 첫번째 시집에 새 인간이 나왔다는데, 그 다음 이야기가 여기에 실렸어요. 새 인간은 보통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 ‘나’는 새 인간과 ‘나’ 사이에 아무것도 생기지 않기를 바랐는데, 새 인간이 알을 낳았어요. ‘나’는 그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새 인간은 왜 알을 낳았지 같은. ‘나’는 알을 깨버려요. 다음에 어떻게 될지. 다음 시 있을까요. 새 인간이 ‘나’를 떠날 것 같네요. 그냥 모르는 척 하고 사는 것도 있군요. 별 상상을 다 했네요.

 

 해설을 보니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정말 제가 모르는 거겠습니다. 어떤 시에는 <은하철도 999>에 나온 데츠로(철이)도 나와요. 그런 거 보니 조금 반가웠습니다. 기계인간이라는 말도 나오고. ‘은하철도 999’하고는 상관없는 시예요. 시는 자꾸 봐도 어렵기만 하군요. 아주 많이 보고 깊이 생각한 것도 아니면서 이런 말을 했네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해도 시(시집) 만날까 합니다. 시에는 제가 생각하지 못한 게 많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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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15 0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인이신 희선님이 어려운 시라니 😅 <여행하는 눈>은 왠지 눈이 내리는 모습이 그려지네욥~! 표지와 제목이 좋네요^^

희선 2021-09-17 01:21   좋아요 1 | URL
다른 시인 시도 다 쉽지 않아요 그래도 보다보면 괜찮게 보이는 게 있기도 합니다 눈, 이번 겨울에는 얼마나 올지... 지금은 가을이니 가을을 즐겨야겠네요


희선

scott 2021-09-15 12: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시가 훠얼씬 가슴에 와 닿습니다

복숭아 곶감 좋아하는 저! 귀신 ^ㅅ^

희선 2021-09-17 01:22   좋아요 2 | URL
복숭아는 이제 나오지 않을지... 곶감은 언제나 있는 것 같지만, 가을에 딴 감으로 만든 곶감이 맛있겠지요 호랑이도 물리치는 곶감...


희선

서니데이 2021-09-15 2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표현처럼 예쁜 파란색 표지의 시집이네요.
저는 시집은 잘 읽지 않는데, 디자인은 예쁜 것 같아요.
희선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희선 2021-09-17 01:24   좋아요 2 | URL
문학동네에서 이렇게 나오는 시집은 색깔이 거의 예쁘지요 이것도 이제 꽤 나왔는데, 그렇게 많이 본 건 아니네요 시집이 어떤 게 나왔나 가끔 보고 제목이 괜찮으면 사서 보기도 하는데... 얼마전에는 한번 본 시인 시집이 나온 걸 알았습니다


희선

2021-09-16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17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