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 마케터로 살아남기
최민선(취뽀도리몬) 지음 / 길벗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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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들어서며 마케팅계에 어쩌다 보니 발을 들였었다. 전공을 살리겠다며 시작했던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서의 카피라이터 생활. 조금은 이게 카피인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 의문과 잘 모르는 마케팅 용어를 지금보다 적은 관련 도서들을 찾아보며 공부를 했던 것 같다. 글 쓰는 전공을 살려 일을 해보고자 간 것이었기에 마케팅은 생소한 분야였고, 전에 했던 법무사 일과도 전혀 다른 일이었다. 뭔가 영업사원 위주로 대우를 해주고 관리직인 카피라이터에게 모든 잡무를 맡기는 분위기의 첫 회사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강하게 남았다. 하지만 그때의 인연으로 그 후에도 마케팅 일과 연결이 되기도 했기에 어느 순간 마케팅은 내 삶에 스며들었다. 이 책은 그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듯한 제목이라 끌리게 되었다. 마케터라 할 수는 없었으나 비슷하게 다양한 업무를 봤고, 앞으로도 마케팅은 어떻게든 얽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읽어보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프롤로그 뒤에 이제는 좀 익숙한 '필수 마케팅 용어'와 몇 개 빼고는 모르겠는 '마케터가 자주 쓰는 실무 용어'가 정리되어 있다. 책은 총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첫째 파트는 마케터 취업 과정에 대해 다룬다. 마케터라는 직책은 솔직히 애매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앞서 말했던 카피라이터 시절에 내가 했던 일들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과거에 비하면 지금은 실무 경험을 통해 알고 독학으로 배운 것들이 있기에 어렵지 않게 읽힌다. 마케팅 관련 학과 종류를 보며 '국어국문학과와 함께 내 전공인 문예 창작과'를 함께 병기하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어떻게든 관련 학과에 얽혀 있었다). 내가 실무에서 일할 때와 많은 시간이 흘렀고 저자와의 세대차가 있어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느끼기도 한다. 파트 1에서는 취업을 위해 따져봐야 할 내용들을 잘 정리하고 있어 마케터 업무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마케터를 모집하려는 이들에게도 참고해서 선정하는 기준이 될 내용들이라 할 수도 있겠다.

  두 번째 파트는 신입 마케터로 입사 후의 내용을 다룬다. '바이럴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브랜드 마케터' 등의 각 마케터 별 업무 내용과 필요한 능력을 잘 정리하고 있다. 과거 내가 했던 업무와 비교를 해보면 '퍼포먼스 마케터'와 '브랜드 마케터'의 업무 일부를 제외한 바이럴과 콘텐츠 마케터의 업무였던 것 같다. 내가 일했던 소규모 온라인 마케팅 회사에서는 주로 영업을 하는 기획자들이 금전적인 부분과 기획안을 맡았기에 그런 부분은 구분이 되는 것 같다. 기획안과 마케팅 예산을 짜는 법과 보고 요령 및 연봉 협상에 대한 내용은 정말 실무를 하며 가장 현실적인 부분이라 생각되는 부분이었다.

  마지막 파트는 마케터로 성공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내용을 다룬다. '마케팅(만) 하지 마세요'에서 PM(프로젝트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는데 일을 할 때를 떠올리면 그 역할을 기획자인 팀장들이 해왔다. 소규모 온라인 마케팅 회사의 대부분이 기획자인 팀장이 있고 해당 관리 역할인 카피라이터가 한 팀으로 업무를 처리했는데 그 당시의 내용이 스쳐간다. 스타트업의 경험은 없으나 차라리 스타트업이기에 올 라운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느껴지는 부분이다. 소통에 대한 부분도 과거 일하던 시절을 돌아보게 된다. 뒤로 갈수록 현실적인 조언들은 저자의 경험을 통해 얻었던 부분이 아니었을까? 시대도 달라졌기에 우리 시대와 또 달라진 부분이 있다. 당시에는 가스라이팅이라는 것도 모르고 당했었는데 이제는 훨씬 스마트해졌다. 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말 스마트한 것인가? 도 돌아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막연하지 않은 나름 성공한? 마케터인 저자의 조언이기에 마케터로 직업을 택하는 이들에게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이 책이었다. 마케터 입장이 아니라 개인사업자의 시선으로 보게 된 부분이 있었으나 마케터 업무와 겹치는 일을 해봤기에 자세히 볼 수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책을 기준으로 앞으로 직원을 선택할 때의 기준을 삼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비전공자이지만 마케터에 꿈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나 신입 마케터들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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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는 자 -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최진석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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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으로 시작하는 『반야심경』. 부모님과 어린 시절 절에 다닐 때마다 들어보긴 했기에 부분부분의 구절들의 음은 알지만 명확한 뜻은 모르는 불경이었다. 내 종교는 다르지만 부모님의 종교이기에 멀지 않았고, '노자'관련 도가의 책으로 익숙한 최진석 교수의 책이라 시선이 갔다. 무엇 때문에 제목이 『건너가는 자』라고 했을지도 궁금했고 띠지에 보이는 "당신의 고삐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의 의미도 뭔가 정체되어 있거나 후퇴하는 시기를 보내는 듯한 내게 궁금증을 갖게 만들었다.


  '들어가며'를 통해 저자가 왜 반야심경을 택했는지에 대해 엿볼 수 있다. 그동안 저자의 책은 도가 사상과 관련된 책이었기에 의아했으나 들어가며의 설명을 읽으며 약간은 알 것도 같았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는데 본문 시작에 앞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전문을 읽어보며 시작하는데 처음인 것 같아 전문을 읽어보는 게... 꽤나 짧아 보이나 결코 글자 수에 한정되지 않는 사상이 느껴지는 것은 심경 중 '색즉시공 공즉시색'만으로도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되는 일화들을 과거 다른 매체를 통해 접했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1장의 첫 글을 읽으며 내 고삐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최근 뉴스에서 언급되는 유명인들의 사건들을 보더라도 그들의 고삐가 무엇이었을지도 생각하게 한다. 유명인이라 그들이 두각을 보이는 것이지 그 외에 비슷한 일들은 비일비재할 것이다. 특히, 회사 관련된 갑질은 내가 경험한 일들도 꽤 많았으니... '천상천하 유아독존'에 대한 글을 읽으며 진리를 먼저 알고 그 진리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공의 진리를 터득한다는 내용이 눈에 든다. 아무리 故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 데 70년이 걸렸다"라는 말씀이 떠오르기도 한다. 1장을 읽으며 역시 저자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도가 사상이나 조금이나 접해본 경전을 통해 막연한 『반야심경』의 모호함을 조금은 해소시켜 주는 것 같았다.

  2장은 심경의 제목을 보다 알게 해주는 데 가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는 내가 얼마 전 예비신자와 나눔 했던 내용과도 이어지는 부분이 보인다. '함께' 간다는 것. 결국 진리는 통한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건너가기'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나는 현재 멈춰 있는 것인가? 건너가려 하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대답하기보다는 질문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은 더 많은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시작부에서는 용어 해설과 같았으나 뒤로 갈수록 저자가 일상에서 겪은 내용들을 통해 이상에서 현실로 다가오는 심경의 의미를 좀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하는 내용들도 인상적이었다.

  3장의 첫 글을 읽으며 우리가 비우라는 것들의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려 했기에 오히려 거기에 갇혀 버린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신앙생활을 하며 나눔을 하는 것도 결국은 정해진 틀에서의 벗어나는 게 아닌가도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타성에 젖는다'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생각하기 보다 기존에 배워왔던 익숙한 것에서 어긋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에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추구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4장과 5장에서 나머지 『반야심경』 구절들에 대해서 알아보게 되며 그 주문이 초월적인 존재에게 요청하는 행위가 아니라 외는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는 것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주문을 외는 것이 전부는 아니겠으나 뜻을 생각하며 외우는 이에게는 아무래도 더 익숙하기에 실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반야심경』을 과연 언제 지금처럼이라도 들여다봤을까? 지금의 때가 만날 때였고, 내 생각에 영향을 주기 좋은 때였고, 평소 즐겨 읽는 저자의 책이라 다가온 게 아닌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금도 나는 어딘가에서 어디로 건너가고 있는 중일지 모른다. 물론, 이동한다는 느낌보다는 정체되어 있는 시기라 여겨지긴 한다. 심경의 사유를 통해 정체되어 있는 내 사유를 다시 움직이며 더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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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어스 Curious - 모든 것은 형편없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리처드 도킨스 외 25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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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는다"라는 띠지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그나마 활동적인 게 호기심이 많은 것 때문이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뭐 문창과가 잡다하긴 하지만 보수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또한 많은 내 정체성이 나를 유지시키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은 형편없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라는 부제가 책 제목의 힌트가 되어준다. 리처드 도킨스 외 25인은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는지 어렵지 않게 알아가게 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이름을 알거나 소개된 과학자의 책을 읽어본 이들은 '리처드 도킨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레이 커즈와일, 대니얼 데닛, 하워드 가드너'였다.

  리처드 도킨스는 모르는 이들은 적을 것 같은데 그가 다윈에게 영향을 받은 것은 유추 가능했으나 닥터 두리틀이 영향을 준 것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 뛰어난 상상력이 한 소년을 어떻게 과학자의 길로 인도하는지를 만나게 한다. 그가 어릴 때는 부족한 취급을 받았다는 것도 지금으로는 생각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은 내용도 보게 된다.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절대 평범하지 않은 삶을 거쳐왔다는 것을 생각게 한다.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의 어린 시절을 보며 특별한 이들의 남다른 어린 시절을 만나게 되는데 이후 그 아들과의 일화도 그 특별함이 아들로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커즈와일은 음악에 관심이 있어 신시사이저를 가지고 싶던 시절 알게 된 사람이었다. 그의 업적은 잘 모르나 악기를 통해 익숙한 인물을 이 책에서 처음 접하는데 어린 시절부터 뭔가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게 이어져 왔겠구나 싶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부모님에게서 예술가의 영향을 받았고, 그의 부모님은 아들의 미래를 내다본 것 같다.

  재런 러니어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사람이었데 요즘 영향을 주는 과학자 같아 보였다. 다양한 재주가 있기에 가능했던 것 같고, 그 다양한 능력은 마지막 문장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내 유년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워드 가드너의 탄생은 우울했으나 그의 성장은 다재다능을 보여준다. 그의 선택에 따라 나아갈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하버드를 들어가며 인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니 하버드가 괜히 하버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다. 하워드 가드너가 각종 학문을 결합시키는 데 관심이 많았고, 사회과학적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현재의 직업을 갖은 것에 대한 네 가지 단서를 읽으며 그와 나의 차이도 어렵지 않게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형편없을 수 있겠으나 남다른 내용들을 더 많이 마주하게 되는 내용의 책이었다. 책에서 만나는 학자들이 한 분야의 대가가 되기까지 어떤 질문이 계기가 되었는지를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이 책의 글이 또 다른 생각의 길을 열어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긴 한다.


  한 권의 책이지만 여러 저자의 글이 담긴 책이라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끌리는 학자의 글을 먼저 읽어도 되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너무 딱딱하지 않게 각 학자들의 어린 시절을 만나볼 수 있던 책이었다. 너무 하찮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모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흥미롭게 읽어보기 좋았던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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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논쟁 대화법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시형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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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쇼펜하우어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지는 듯하다. 이 책은 과거 봐뒀던 쇼펜하우어의 논쟁 책과는 출판사와 옮긴이가 다르지만 같은 내용의 책 같아 읽게 됐다. 이 출판사 외에도 다른 출판사에서 다른 제목으로 쇼펜하우어의 논쟁의 기술 책이 새롭게 출간되고 있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휴대성이 좋은 사이즈이며 표지 디자인과 제목도 직관적이라 이 책을 택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에 앞서 만나는 구절이 강하게 와닿는다.


논쟁 대화술은 머리로 하는 검술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된다. 먼저 1부에서 논쟁 대화법이 어디에서 시작됐고, 왜 머리로 하는 검술이며 모든 논쟁 대화술의 기초가 무엇인지를 간단히 다룬다. 2부에서는 '쇼펜하우어의 38가지 논쟁 대화술'을 다룬다. 앞서 얘기했지만 과거 다른 출판사에서 봤던 책 제목이라 더 궁금했다. 막상 본문을 읽으면 이런 방법까지 써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게 되는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 왜 이 책이 놀라울 정도로 실용적이라 하는지도 38가지의 논쟁 대화술을 읽어가면 알 수 있을 듯하다. 뭐 이미 내가 일상에서 쓰는 대화술 방법들도 보이기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우리가 쓰게 되는 대화술을 논쟁 대화술로 정리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핑크 컬러의 책 컬러가 본문에도 들어가 있기에 괜찮으면서도 처음에는 좀 적응이 안 됐다. 숙취 후에 읽는 책이라 더 어지러운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되도록이면 논쟁은 피하고 싶지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주위에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논쟁을 하게 될 때가 있는데 쇼펜하우어가 알려주는 필승의 논쟁 대화술을 잘 익혀두면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논쟁을 피하지 못하는 이들이나 꼭 필요한 논쟁에서 이기고자 하는 이들이 참고하면 좋을 내용의 실용적인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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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손자병법
이동연 지음 / 창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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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학생 시절 손자병법을 소설로 접했던 기억이 있다. 정비석 작가의 책으로 여러 권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냥 『손자병법』이 어렵게 다가왔던 시기라 소설로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난다. 이번 소설은 다른 작가분이었고, 단 권으로 되어 있으며 부록에 『손자병법』 13편과 해석이 있다는 게 끌리는 포인트였다(평소 소설은 많이 읽지 않는 편이라...).


  책은 부록을 제외하면 총 5부로 되어 있는데 1~4부까지가 익히 아는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의 이야기이고, 마지막 5부는 손빈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소설에 앞서 손무와 손빈의 가계도를 보며 손자가 손 씨가 아니라 전 씨라는 것을 알게 되며 사마양저가 떠오르는 것은 이상한 일일까? 그가 전 씨라는 것을 알기에 혹시나 하는 의문이 들었으나 진나라 후손으로 진 씨에서 제나라로 망명하며 전 씨로 성을 바꾸었다는 부분을 보며 잠시의 오해를 멈췄다.

  과거 읽었던 소설과 달리 이 소설의 1부와 2부를 읽으며 한 사상을 만들어 가는데 얼마나 집중을 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며 배워 녹여낼 것들과 경계해야 할 것들을 안다는 것 자체가 예사롭지 않은 사람임을 생각게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기 바쁘기보다는 뜻을 세운 곳에 자신이 갈 길을 사상으로 닦아내는 사상가의 면모를 보게 되는 것 같은 부분이었다. 노자의 사상을 접해 손자병법에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실질적으로 전장을 둘러보며 그곳의 역사를 공부한 손무는 탁상공론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렇기에 병법을 대하는 자세부터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3부부터 과거 읽었던 소설의 주역 중 한 명인 오자서가 보이기 시작한다. 공자와 손무의 만남은 있었을 수 있겠으나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저자가 넣으려 했던 것은 손무의 병가 사상에 다른 사상들에 대한 이해도 넣기 위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시기 질투의 문제들이 가장 보였던 부분이기도 했다.

  4부를 읽으며 병법이 소설에도 녹아지는 부분을 자주 보게 한다. 저자가 왜 이 소설을 썼는지를 확인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전쟁은 무슨 말로 표현을 해도 그 참상은 회의감을 남기게 한다는 것을 지금 전쟁 중인 국가들도 빠르게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뒷부분의 내용은 역사서와 다른 소설을 통해 많이 접하게 되는 내용이 이어진다.

  5부의 내용은 과거 『손빈병법』 등을 통해 접했던 부분이기도 했기에 낯설지 않았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그 당시에는 손무의 뿌리를 제대로 알고 올라가지 못했는데 이제는 제나라에서 왜 손빈이 있었는지도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었다. 당시에 유랑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겠으나 손 씨의 뿌리가 제나라의 전 씨에 있으니... 그 부분을 확실히 알게 된다. 그리고 『소설 손자병법』에서 손무로부터 손빈까지 승리 후에 걸리는 내용들은 지금의 현대사회에서도 겪게 되는 모습을 담고 있는 것 같아 과거와 다르게 소설을 대하게 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부록으로 『손자병법』 13편과 해석은 소설로 접한 병법의 원문과 해설을 통해 더 생각을 해봐야 할 내용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과거 받아두고 읽어보지 않았던 두꺼운 손자병법을 이참에 읽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손자병법』 원문과 해설까지 수록되어 있고, 소설로 다가가기 좋았던 책 『소설 손자병법』 병법에 관심은 있으나 부담감을 줄이며 손자에 다가가고자 하는 이들이 접하기 좋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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