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종의 베스트셀러를 쓴 사람만 작가는 아니다. 글을 쓰고 있다면 누구나 작가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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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 15분의 기적 - 하루 1%의 시간을 멈추어, 99%의 시간을 다스린다
에밀리 플레처 지음, 이은경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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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이가 들수록 스트레스를 더 쉽게 받는 체질이 된 듯하다. 여유가 없어져 그런 것일까? 타인을 배려하다 내가 되려 피해를 보는 일을 10년간 겪어오며 더 변했는지도 모른다. 조급증은 늘어가고 새롭게 하는 공부도 잘 들어오지 않았다. 많은 시간은 들이지 않더라도 변화를 주고 싶었기에 이 책 제목이 눈에 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 15분의 기적' 명상 책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정말 아무 준비도 없이 셀프케어가 될까?라는 궁금증에서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나름 잘나가며 목표하는 일도 얻었으나 힘든 상황을 겪는다. 분명 목표했던 뮤지컬 배우를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에 몸이 상해가던 때 동료 배우의 추천으로 명상을 접하게 된다. 그 후 모든 게 바뀌어 버린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그 명상의 긍정적 영향을 전하기 위해 책을 쓴 것이다. 저자 스스로도 경험하며 일반인들이 시간이 없어 명상을 접할 생각조차 못 하기에 하루 15분씩 두 차례만 시간을 내면 할 수 있는 명상법을 전한다. 하루 15분씩 두 차례의 명상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일단 이 책을 차분히 읽어줘야 한다.


  제트 테크닉과 지바 테크닉이 무엇인지 첫 과제를 적고 조급증을 낼 때 첫 케이스스터디 글을 만난다. 어쩌면 case study가 귀찮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명상의 효과를 경험한 이들의 사례를 통해 보다 나아질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또, 너무 조급증을 내는 독서 호흡에 숨돌릴 틈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준다.


  과거 '스트레스가 생산성이며 곧 성공의 필수 요소'라고 느꼈다는 저자의 말에 조금은 놀랐다. 나도 혹시 그렇게 생각했던 적은 없었는가를 되돌아보게 된다.


  한창 몸이 안 좋아졌던 시기가 그랬던 때였던 듯하다. 그 후로는 최대한 스트레스를 피하려 했으나 그게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안 됐다. 예민한 감수성은 스트레스 역시 민감하게 잘 끌어당겼던 것 같다.


  명상과 관련해 건강이 좋아졌던 경험이 나에게도 있었다. 20대 중반 때 겉은 멀쩡했는데 건강이 안 좋아져 국선도를 배웠던 때가 있었다. 새벽 첫 시간에 가는 편이라 5시 정도에 도장에 나가 수련 후 아침 식사 전에 집에 돌아와 식사 후 출근을 했었다. 결과는 1개월 만에 한의원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받았다. 건강이 다시 좋아졌기에 신경을 안 쓰며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왔다면 지금의 나와는 또 다른 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30대에 들어와서는 건강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먹고 살아갈 일에 조급해하다 30대 초반에 제대로 건강을 잃게 됐었다. 건강이 나빠진 이후 생계와 관련된 일도 노력에 비해 꾸준히 이어가진 못했다. 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수치를 높이며 더 날카로워졌는지도 모른다. 예전 같으면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도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도 계속해서 조급증이 났다. '그래서 그 명상 어떻게 하는 것인데?'라는 질문이 계속 따른다. 중간중간 명상 훈련법이 나올 때면 따라 하며 잠시 숨을 돌린다. 다음 주로 다가온 시험 때문에 그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읽는 책에서 난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지도...


  8장에 가서야 제트 테크닉 방법이 제대로 나오는데 그때야 든 생각은 책을 읽는 것 자체도 명상의 훈련이 아니었나 싶었다. 저자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으나 문장으로 다가오는 차분함이 명상으로 날 이끌고, 조급함을 적절히 완화시켜주는 듯했다. 아직 제대로 저자의 가르침에 따른 명상은 해보진 못했지만 책을 읽는 것부터가 수련의 시작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책을 읽어가며 명상을 접하는 마음가짐을 다지는 느낌을 받는다.


  코로나19로 우울감도 높아진 시기, 조금은 시간 부담 없이 명상을 시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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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들은 마주 본다 들추지 않고 걷는사람 시인선 28
희음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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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쌀쌀하지 않았던 토요일 낮, 커피 로스팅을 마친 후 따뜻한 햇살 속을 걷는다. 카디건을 벗어 반팔로 볕을 쬔다. 가방에 있던 시집도 꺼내 함께 걷는다. 가을에 어울리는 배색의 시집에선 초면의 시들이 말을 건다. 모호한 문장과 시어가 다가온다. 걸음을 따라 문장들이 흔들린다.


  잘 알지 못하지만 '읽다 보면 속내를 알 수 있겠지'라며 눈으로 문장을 따른다. 시집과 함께 걸으면 모호했던 문장의 속살이 종종 보이기도... 날이 선듯한 시어도 스쳐간다.


  시를 오랫동안 제대로 읽지 않았기에 시인의 시는 어렵게 다가왔다. 걸으며 읽었기에 집중을 못 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함께 걸었기에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닐지... 답답함에 해설을 넘기다 시집을 '걷기'와 관련해 표현한 문장도 반갑기만 하다.


  희음 시인의 시를 읽으며 일상이 어떻게 시가 되는지 본다. 시인의 시선은 내가 가볍게 지나치는 일상도 함부로 흘리지 않고 시로 담는다. '여성 주체가 어떻게 자기만의 인식과 목소리를 얻게 되는지 보여 준다'라는 나희덕 시인의 글의 의미도 만나게 된다.


  남성인 내가 직접 경험하지 못할 일들이 시로 다가온다. 지식과 지인의 얘기로 간접 경험하거나 좋지 않은 결과물의 기억으로 다가오는 일들도 시의 모습으로 마주 한다. 종종 어떤 시들에서 과거 읽은 시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한창 시 습작을 했던 시절의 습관이 봉인에서 풀려나는 기분이다. 결국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일지도...


  여성성 하면 과거 대표적으로 떠올리던 나희덕 시인과 김선우 시인의 시와는 확실히 다른 결의 시집이었다. 내가 힘이 되어 줄 정도는 아니나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경험이었고, 다시 문청이 되어가는 중인 내게 필요한 만남이었다. 정확히 그 뜻까지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하겠으나 분명 멈춰있던 물 위에 돌멩이는 던져진 시간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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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아는 것은 늘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실제로 무엇을 말했는지 알아야겠지요.
문장이 짧으면 한층 수월하게 의도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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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 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의 ‘인생과 신화’ 특강
조지프 캠벨 지음, 권영주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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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학 하면 떠오르는 조지프 캠벨. 저자의 이름은 나도 알고 있었으나 공교롭게도 그의 저작은 읽어본 일이 없었다. 『그리스 · 로마신화』하면 떠오르는 번역가 故 이윤기 선생의 번역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읽어야지 하면서 미뤘기 때문이다. 이번 『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이 아니었다면 거장의 글을 만나는 일은 더 미뤄졌을지도 모른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로 다른 일들은 미뤄뒀음에도 거장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커 저자의 특강을 책으로 만날 수 있었다.


  책은 신화학 거장의 책답게 분량이 꽤 된다. 총 열두 편으로 구성되는데 편집에서 누락이 된 것인지 서문이 오타인지 저자 서문에는 '열세 편으로 구성이 되어 있되'라고 나와 있기에 궁금증을 갖게 한다. 책의 내용들이 낯설면서도 과거 학창 시절 고전문학 시간 배웠던 아르네 ― 톰슨의 '설화 유형'을 떠올리게 되는 내용들과 여러 종교를 깊게는 아니나 접하게 알게 된 내용들이 언뜻언뜻 나와 반갑기도 했다.


  서문에서 언급된 4편 '동양과 서양의 분리'는 특히나 흥미롭게 읽혔던 부분으로 동서양 문화의 차이가 신화에서도 어떻게 드러나는지 알 수 있었고, '삼종지도'와 같은 내용이 인도 힌두교의 '마누법전'에 나와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부분의 고대 신화의 세 가지 다른 버전은 각 문화별 사상을 잘 보여주는 게 아니었을까?


  현재는 저자가 강연하던 때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그 동서양 문화의 경계도 많이 무너진 듯하다. 서양은 동양의 문화를 동양은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변화된 양상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강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내가 어린 시절과 현재의 문화 차이가 큼을 알 수 있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과 사고의 변화가 있었다. 가톨릭 신앙을 접한 부분도 있겠으나 사회 문화적인 흐름의 변화가 더 큰 영향을 줬다.


  저자가 마지막 강연을 했던 날로부터 5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예상하지 않았던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위기를 겪고 있는 때 마지막 문장 속 '새로운 신화'가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각의 방식으로 모든 것과 하나인'이라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유튜브' 등의 SNS가 플랫폼이 생각나게 한다.


  누군가가 되기 보다 나를 드러내며 공간적 위치의 제약을 벗어나 모두가 연결된 인터넷 세상. 우리는 이미 새로운 신화를 써 나가고 있었고,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가 그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든 것은 아닐까?


  익숙한 신화와 낯선 신화를 읽으며 현재의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들이 흥미로웠고, 벌써 50여 년 전의 강연에서 혜안을 갖고 있던 저자. 전부터 읽고자 했던 저자의 다른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을 처음 만나기에 적절했던 책이고, 신화학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 중 한 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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