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 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의 ‘인생과 신화’ 특강
조지프 캠벨 지음, 권영주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화학 하면 떠오르는 조지프 캠벨. 저자의 이름은 나도 알고 있었으나 공교롭게도 그의 저작은 읽어본 일이 없었다. 『그리스 · 로마신화』하면 떠오르는 번역가 故 이윤기 선생의 번역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읽어야지 하면서 미뤘기 때문이다. 이번 『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이 아니었다면 거장의 글을 만나는 일은 더 미뤄졌을지도 모른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로 다른 일들은 미뤄뒀음에도 거장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커 저자의 특강을 책으로 만날 수 있었다.


  책은 신화학 거장의 책답게 분량이 꽤 된다. 총 열두 편으로 구성되는데 편집에서 누락이 된 것인지 서문이 오타인지 저자 서문에는 '열세 편으로 구성이 되어 있되'라고 나와 있기에 궁금증을 갖게 한다. 책의 내용들이 낯설면서도 과거 학창 시절 고전문학 시간 배웠던 아르네 ― 톰슨의 '설화 유형'을 떠올리게 되는 내용들과 여러 종교를 깊게는 아니나 접하게 알게 된 내용들이 언뜻언뜻 나와 반갑기도 했다.


  서문에서 언급된 4편 '동양과 서양의 분리'는 특히나 흥미롭게 읽혔던 부분으로 동서양 문화의 차이가 신화에서도 어떻게 드러나는지 알 수 있었고, '삼종지도'와 같은 내용이 인도 힌두교의 '마누법전'에 나와 있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부분의 고대 신화의 세 가지 다른 버전은 각 문화별 사상을 잘 보여주는 게 아니었을까?


  현재는 저자가 강연하던 때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그 동서양 문화의 경계도 많이 무너진 듯하다. 서양은 동양의 문화를 동양은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변화된 양상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강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내가 어린 시절과 현재의 문화 차이가 큼을 알 수 있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과 사고의 변화가 있었다. 가톨릭 신앙을 접한 부분도 있겠으나 사회 문화적인 흐름의 변화가 더 큰 영향을 줬다.


  저자가 마지막 강연을 했던 날로부터 5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예상하지 않았던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위기를 겪고 있는 때 마지막 문장 속 '새로운 신화'가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각의 방식으로 모든 것과 하나인'이라는 저자의 글을 읽으며 '유튜브' 등의 SNS가 플랫폼이 생각나게 한다.


  누군가가 되기 보다 나를 드러내며 공간적 위치의 제약을 벗어나 모두가 연결된 인터넷 세상. 우리는 이미 새로운 신화를 써 나가고 있었고,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가 그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든 것은 아닐까?


  익숙한 신화와 낯선 신화를 읽으며 현재의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들이 흥미로웠고, 벌써 50여 년 전의 강연에서 혜안을 갖고 있던 저자. 전부터 읽고자 했던 저자의 다른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신화학의 거장 조지프 캠벨을 처음 만나기에 적절했던 책이고, 신화학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 중 한 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