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이 된다면 - 닫힌 글문을 여는 도구를 찾아서
캐시 렌첸브링크 지음, 박은진 옮김 / 머스트리드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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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창작을 전공했다고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나는 실기시험을 보고 입학했던 것도 아니고 그전부터 백일장 등에서 수상을 해본 적도 없었다. 그저 작사에 관심이 있었고, 작사가를 꿈꾸며 그렇게 입학원서를 내고 들어갔었다. 그렇게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지도 19년이 된 것 같다. 대학을 다닐 때보다 책을 더 많이 모았고, 그때보다 글쓰기와 독서 등에 관한 책도 더 읽었으나 확실히 글이 좋아졌다는 자신은 할 수 없었다. 다만, 그때보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사라졌다. 그래서 지금도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른다.


  이 책은 제목이 끌렸다. 지금의 내 글쓰기 생활의 바람 같은 제목이랄까? 여전히 습작으로 시를 끄적이고, 책을 읽고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게 전부지만 어떻게든 꾸준히 글은 쓰고 있기에 '닫힌 글문을 여는 도구를 찾아서'라는 부제에 눈이 갔다.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등을 제외하면 총 4부로 구성된다. '준비하기'로 시작해 '채굴하기'를 거쳐 '다듬고 고치기'를 한 후 '마치기'로 끝을 맺는다. 가장 많은 글을 담고 있는 곳은 본론에 해당하는 '채굴하기'지만 그에 앞서 '준비하기'에도 비중을 둔다. 글을 쓰기 전에 사전 준비에 따라 글쓰기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내 경우는 특별히 모으지는 않는다고 하나 결국 내 경험이 글이 되는 것처럼 방법의 차이는 있겠으나 준비 단계를 지나칠 수 없다).

  저자처럼 정식으로 데뷔한 작가는 아니지만 전공자로 저자의 글들에 공감한다. 그 공감의 표현이 이런 글쓰기로 드러내는지도 모른다. 글쓰기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어떻게 꺼내고 달랠지를 저자는 공유한다. 나도 걱정하는 내용이자 외면하기도 하는 일이나 피할 수 없다. 결국 내 글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수순들이고 나는 그것을 해내지 못했기에 아직 내 책과 만나지 못하고 있는 중임을 시인한다.


  2부 '채굴하기'에서는 '준비하기'를 바탕으로 쟁여둔 것들을 캐오는 시기다. 마인드맵은 활용을 아직까지 해보지 않은 방법이나 익히 들은 방법이었다. 오히려 자유 글쓰기와 시간제한 글쓰기가 그나마 익숙한 채굴 방법이었다. '매일 글쓰기'는 중간중간 공백이 있긴 하지만 내 필요에 의해 꾸준히 이어갈 때가 있다. 책처럼 형식을 정해둔 정도는 아니나 루틴처럼 만들 때가 있다. 뭐 그도 중간에 맥이 끊기고 잠시 게을러지면 잊히기도 하지만 현재도 그나마 비슷한 글을 루틴으로 쓰는 게 떠오른다. 그래도 제시되지 않은 흰 공간에 무엇인가 거의 매일 적는 내가 대견스럽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작가는 사소하다 생각하는 것들도 기록으로 남겨두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스버깅, 빙산의 일각 만들기'를 정리한 것 같다. 지금의 기록의 순간도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인 것처럼. '감각적으로 묘사하기'의 버전 1, 2는 왜 감각적인 묘사가 필요한지 보여준다. '고치기보단 일단 쓰기'는 창작열에 불 타오를 때 내가 종종 시도하는 일이다. 물론 난 장문의 산문보다 운문을 주로 그렇게 쓴다. '초고를 쓰는 두 가지 방법' 중 나는 채굴하기 쪽에 더 가깝다 할 수 있었다. '당신 + 경험 + 헌신 = 초고'라는 회고록 방정식에서 나는 헌신의 노고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도 생각을 해보며 2부를 마무리한다.


  3부 '다듬고 고치기'는 내가 귀찮아하고 불편해하며 상당 부분 그냥 넘어가려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렇게 지나가는 글이 있는 반면 거치는 글들도 있다. 저자의 방법들에서 불편하지만 시도를 해볼만 내용들이 있는지 둘러보게 된다. '퇴고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에서 관심이 가거나 이미 행하는 퇴고 방법들을 만나게 된다. '문장의 맛 살리기'가 고치기의 실제 사례를 보여줘서 불편해하며 잘 들여다보지 않을 퇴고를 다시금 들여다보게 만들어 준다.


  4부 '마치기'를 제대로 활용할 책을 써본 지 오래였다. 꾸준히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해 저자가 전달하는 내용들을 접하고 '작가들에게' 전하는 저자의 글이 주위에 대한 걱정을 더는 데 도움이 되었음을 이야기한다.


  '더 읽을거리'에는 이미 읽었거나 소장하고 있거나 아직 접하지 못한 여러 책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록'에 작가들의 글쓰기 조언이 되어줄 문장들이 더 든든하게 책은 마무리된다.



  제목부터 조금은 달랐던 책이었고, 여전히 내가 글이 되지는 못했으나 글이 되는 노하우를 저자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처음부터 '작가들에게'라고 시작했던 저자의 글처럼 읽는 이들 모두가 이미 작가인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를 어떻게 할지 막막한 이들이라면 그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정체기가 온 이들에게도 슬럼프를 벗어나는 데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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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소크라테스의 말 - 스스로에게 질문하여 깨닫는 지혜의 방법
이채윤 엮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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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하면 "너 자신을 알라!"가 떠오른다. 세계 4대 성인이라는 소크라테스와 관련된 플라톤의 저작을 읽지는 않고 두 권 정도 소장하고 있으나 다른 책 욕심에 읽지 못하고 있었다. 이 책은 그 욕심으로 소크라테스에 다가가는 책이었다. 한 권이지만 플라톤의 저작에서 나오는 소크라테스의 말들을 접하고 앞으로 읽게 될 책들에 대한 준비의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은 12개의 챕터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주제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말'들을 모아놨다. 한 번에 이어지는 것이 아닌 각각의 내용들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 독자가 끌리는 대로 읽으면 된다. 종종 출처가 나오지 않은 부분들도 있어서 그 부분들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기도 했다(바로 직전 출처의 책에서 이어지는 듯하지만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부분들의 내용들이 꽤 익숙했다. 그게 소크라테스의 말인지는 모르고 있었지만 어딘가에서 들어 알고 있던 말들이었다. 역시 첫 부분에서 소크라테스가 왜 지혜로운 사람인지는 이 구절이 확실히 말해준다.

나는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p.047)

  두 번째 챕터에서 만나는 '인간의 일'이라는 글은 일희일비一喜一悲와 일맥상통한다.

인간의 일에는 안정된 것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므로 일이 잘 풀릴 때 지나치게 의기양양하거나 역경에 처했을 때 지나치게 우울해하는 것을 피하라.(p.062)

  '진리는 통한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었다. 인간에 대해서도 소크라테스의 성찰은 남다르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수긍하게 된다. 앞서 첫 챕터에서 인용한 것과 비슷한 내용이 두 번째 챕터에서도 만나게 된다. 자신을 경계하는 소크라테스의 생각이고 자만을 경계하는 글도 이어진다. 반복되는 글들이 보이는 것은 그의 저작이 적기 때문에 주제에 따른 연관된 글도 겹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만큼 더 접하며 소크라테스의 말을 익혀 가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 챕터 교육에 대해서는 처음 나오는 글로 이미 끝난 것 같다. 아래의 문장을 읽으며 종 같은 것이 울리는 느낌을 받았기에...

교육은 불을 피우는 것이지 그릇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p.089)

  우리는 그릇을 채우려고만 했지 불을 피우기보다는 끄려 하는 일들을 많이 경험하진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 그릇의 크기는 유동적이기에 채우는 듯한 모습으로 각자의 한계를 정해 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요즈음 아이들'은 옛 문헌에 '요즈음 젊은 애들은 버르장 머리가 없다'라는 내용이 나온다는 게 이 부분을 두고 말한 것인가 싶었다.


  네 번째 챕터에서는 익숙한 내용이 보인다.

어떻게든 결혼하라. 좋은 아내를 얻으면 행복해질 것이다. 나쁜 아내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p.128)

  전자는 그렇다 하더라도 현시대에 후자는 철학자가 되기 전에 이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일곱 번째 챕터의 처음은 앞으로 읽어야 할 책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지금 읽으며 강렬하게 와닿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정치 참여를 거부한 벌칙 중 하나는 결국 열등한 자들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p.213)

  여덟 번째 챕터의 첫 글도 역시나 진리의 말 같은 내용이다.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얻더라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p.247)

  정확한 인용처가 보이지 않는 글들이 익숙한 것은 그만큼 익히 들어온 내용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머리로 안다고 해서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기에 진리는 알고는 있어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며 집에 소장하고 있으면서 아직 읽지 못한 소크라테스의 말이 담긴 책들을 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플라톤의 『국가』에 대한 궁금증 또한 커지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플라톤이라는 제자가 없었다면 소크라테스의 사상이 어떻게 전해졌을지 모르겠다. 제자가 아니었다면 기록되지 않았던 스승의 말들은 허공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소크라테스가 세계 4대 성인으로 자리하는 것도 플라톤 덕분이 아닐지...


  소크라테스의 말이 담긴 여러 권의 책들 중 한 권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내가 간편하게 읽을 수 있었으나 그만큼 그 책들에 관해 관심도 갖게 해준 책이었다. 특히 내게 익숙한 구절들은 다시금 내 지적 호기심을 깨우는 역할을 해줬다.


  오랜만에 많은 인용을 하게 만든 책이다. 소크라테스의 말이 담긴 책들은 읽지 않았더라도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요약해서 간편히 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며 이 책이 그 후의 독서의 마중물이 돼줄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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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 보모 사진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삶을 현상하다
앤 마크스 지음, 김소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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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사진을 찍히는 대상을 독점하는 것이다.

즉, 세상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다. 

―수전 손택, 『사진에 관하여 On Photography』

책 시작 전에 수전 손택의 인용구가 더 크게 다가오는 듯하다. 내가 '비비안 마이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7년 전 『비비안 마이어 나는 카메라다』였다. 그때 한 보모이자 가정부인 작가의 현상되지 않은 필름이 현상되며 알려졌다. 그 후 같은 해 그녀의 '셀프 포트레이트'까지 보며 사진을 접했던 것 같다. 먼저 읽은 책은 스냅사진을 업으로 하는 친한 동생에게 선물로 줬고, '셀프 포트레이트'는 여전히 가지고 있다.


이번 책은 사진이 위주가 아닌 은둔의 사진가인 비비안 마이어의 삶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라 읽게 됐다. 사진집을 읽는 것과 다른 태도로 전기에 다가간다. 앞서 인용된 수전 손택의 말이 가슴에 닿는 것은 우리가 그녀가 독점하고, 세상과 특별하게 맺은 관계에 함부로 끼어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서문을 읽으며 7년 전 처음 접했을 때보다 많은 조사가 이루어졌기에 그녀의 생애를 엿볼 수 있게 된다. 자신이 찍은 사진 중 4만 5000장은 현상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은 신비로웠다. 그리고 그녀가 찍은 사진을 통해 삶을 추적해 나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대단한 노력이 이 결과물을 만들어 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권 다툼의 문제도 피할 수 없었다는 것도 엿볼 수 있는데 그녀가 원했는지 원치 않았는지 보다는 결국 소유권을 얻으며 그녀를 세상에 알린 아마추어들의 공이 크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 


그녀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불운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임을 지지 못할 불장난은 과거나 현재나 문제가 된다는 것도 확인한다. 그래도 자식을 지킨 그녀의 외할머니가 있었기에 그녀의 작품들을 보게 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녀의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직업, 어머니에 대한 결핍이 그녀의 직업에 영향을 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유년기의 삶도 그녀 자체의 이야기 보다 주위의 친척 친지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그래도 비비안이 어린 시절 카메라를 접할 일이 있었다는 것도 여기에서 확인을 할 수 있게 된다. 외할머니의 지인이자 어린 시절을 잠시 보낸 잔 베르트랑이 사진을 찍는 것을 어린 비비안은 보지 않았을까? 그게 아니더라도 그녀의 어머니인 마리의 카메라도 일상 속에서 그녀에게 존재감을 알리며 후일을 기약했는지도 모르겠다.


뉴욕에서 보낸 십 대 시절도 그리 밝아 보이진 않는다. 그녀의 어머니와 오빠의 가족력 같은 정신병력은 분명 그녀에게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래도 주변에 조력자들이 있었기에 훗날 그녀가 직업을 갖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고, 사진을 찍는 데에도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초기 작품 : 프랑스' 드디어 그녀의 사진이 시작된다. 나와 다르게 제대로 스승을 두고 사진을 배운 듯하다. 내겐 책이 사진 스승이었는데... 뭐 결국 많이 찍어보는 게 답이라는 진리는 피해 가기 어려웠다. 초기에 찍은 사진들은 부끄러우면서도 애착이 가는 것은 다르지 않을 듯하다. 원샷 사진은 내가 추구하는 사진과도 비슷하다. 뭐 디지털이 되고는 셔터를 아끼지 않으나 다른 이들에 비해서는 많이 아끼는 편이기에... 요즘은 사람은 초상권 때문에 잘 안 찍고 꽃이나 하늘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 시기는 뭔가 활달한 작가의 표정을 볼 수 있었고, 그녀의 열정의 흔적을 들어 알게 된다. '초기 작품 : 뉴욕'에서는 그녀의 성격이 드러나는 지인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는 그녀와 뗄 수 없는 롤라이플렉스가 등장한다.


롤라이 플렉스는 역시나 캔디드 샷에 최적이었을까? 과거 지인의 카메라를 잠시 잡아봤던 순간을 떠올려 보게 된다. 사진작가로 성공하려는 야망은 없었다지만 사진에 대한 야망은 있었던 것 같다. 사진과 관련된 이들 곁에 맴도는 것은 내가 시인들을 여전히 주위에 두는 것과 비슷한 일인지도 모른다. 사진 부탁은 사진을 한참 열심히 찍는 이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게 당연시가 되는 일도 생기기에 주의를 해야 된다. 이번 파트는 롤라이 플렉스로 시작해 롤라이 플렉스로 끝난다.


'거리 사진'은 그녀 작품의 아이덴티티 같은 부분이 아닐까? 그러나 스스로를 찍은 사진에서 간간이 느껴지는 차갑거나 무뚝뚝한 그녀의 모습은 이 파트 마지막에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최고의 해'에서 만나는 그녀는 여전히 무뚝뚝하다. 제목 때문인지 그녀의 사진들이 많이 보인데 낯익은 사진은 과거 그녀의 사진집에서 봤던 작품들인 듯하다. 반영 자화상은 사진을 찍기 시작한 초반에 꼭 찍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사진을 찍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나 책에서 소개하는 스타일의 사진은 나도 사진 취미 초반에 종종 찍었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다.


'캘리포니아를 향하여'는 의외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비비안에게는 강렬하게 남은 순간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 디즈니랜드의 개장이라니... 내 어린 시절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개장하고도 첫 방문까지는 몇 년 걸린 것 같은데(물론 그때 나는 어렸기 때문에 )... 사진으로 남은 행복한 모녀의 씁쓸한 이야기는 안타까울 뿐이다. '시카고와 겐스버그 가족'에 나오는 p.199의 자화상 2.0 사진들은 간혹 찍게 되는 내 셀카를 떠올리게 한다. 겐스버그 가족이 그녀에게 준 평온함과 그에 따른 비비안 태도의 변화는 당연한 것 아닌가 싶다. 이 장에 거의 마지막에 실린 '플로리다의 밤'은 묘한 매력이 있어 눈이 갔는데 책에서도 호평을 한다. 너무 또렷하기보다는 그 순간의 분위기를 담을 수 있는 작품이라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세계를 여행하다'를 보며 비비안 마이어가 꽤 좋은 경험의 시간을 만났을 것이라 예상했고, 책에서 만나는 초점이 나간 그녀의 사진에서도 묘하게 그 기분이 드러난다. 하지만 처음 시작의 인용 멘트처럼 그녀는 살기 위해 일하게 된다. 


'1960년대'의 행복은 아이들이 자라며 피할 수 없는 마지막을 맞게 된 것 같다. 안정된 가족 사이에서의 이탈은 비비안의 내면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왔던 게 아닐까?


'다시 시작하다'에서 새로운 뮤즈를 얻은 듯했으나 그녀의 아바타로 만들어 갔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비비안이 가진 트라우마가 어느 정도였을지 그녀의 행동에 대한 증언을 통해 짐작하게 한다. 저장 장애에 대해서는 종종 생활 정보 프로그램에서 보게 되는 '저장 장애'가 있는 이들의 모습을 떠오르게도 한다. 


'어린 시절 : 여파' 앞 부분의 일화를 읽다 보면 비비안이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자라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장에서 정리가 된 것을 보더라도 나는 정말 행복하게 커왔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저장 장애와 분열성 장애의 증상을 보면 비비안에 대해 앞에서 전해 들은 모습이 떠오른다.


'여러 매체를 실험하다'이제 그나마 나와 비슷한 35mm 카메라 컬러 필름에 집중하는 비비안을 만난다. 뭐 내게 있어 필름 사진은 그리 오래 찍은 게 아니나 현재 DSLR도 풀 프레임 사이즈니 가장 비슷한 화각이 아닐까 싶다. 뒷부분의 자화상 사진들을 보며 내게 있는 마이어의 셀프 포트레이트 사진집을 꺼내봐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가족 :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비비안의 가족들의 씁쓸한 마지막이 정리되어 있다. 조금의 교류가 있었더라면 비비안의 삶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하면서 좋지 않은 영향을 더 받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말년' 1999년에 그녀가 카메라를 영원히 손에서 놓고 만다는 내용은 안타깝다. 조금 더 일찍 조명을 받았더라면 그녀의 그 이후의 작품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그녀의 마지막을 그녀가 사랑했던 겐스버그 형제들이 함께했다는 것이 위안을 될 수 있었을까 싶다. 


'발견'에서는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알려지게 되었는지를 다룬다. 그녀에 대한 간략한 평가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뒤에 부록으로 비비안 마이어의 유명세와 사후 유산에 관련된 논쟁 등이 부록으로 담겨 있다. 



처음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접했을 때와 다르게 그녀의 생애를 활자로 읽게 됐다. 어둠이 있을 것은 예상했으나 참 기구한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 갔다는 것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비비안 마이어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라면 그녀의 생애도 접하며 작품을 대하면 또 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오랜만에 읽는 전기 오랜만에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집을 꺼내봐야 할 시간이라 생각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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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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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디자인은 거리가 있다. 뭐 웹디자인 기능사 자격증 공부를 하던 때 외에는 특별히 집중해서 디자인 분야를 공부하진 않았다. 그림에 소질이 없었기에 벡터보다는 비트맵 이미지를 선호하며 한쪽에 치중하며 공부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번 책이 끌렸던 이유는 '사소하고 당연한 것은 없다!'라는 띠지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제목도 '딴생각'이라 '낯설게 하기' 등 창작과 연계가 되는 문구들이 보였기에 저자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왔는지 훔쳐보고 싶었다.



  책은 스물두 개의 키워드와 그에 관련된 작가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인 글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끌리는 키워드나 제목을 골라 읽어도 된다. 나와는 다른 방식의 기록이었고, 구체적이기도 했다. 내 기억도 구체적이긴 하지만 기록은 작정하지 않은 이상은 이렇게 구체적이진 않았다. 대개 비유로 생략이 되며 운문으로 그 모습을 달리하기 바빴던 것 같다.


  내 취미 아니 이제는 생활이 되어 버린 사진의 도구 카메라 키워드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그 유리알에 대한 의심 없이 SLR에서 DSLR로 다시 스마트폰으로 도구만을 바꿔왔다. 그리고 취미에서 생활이 되었던 것 같다. 카메라에 대한 욕심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홀대하는 중이기에 더 찔리게 되는 부분이었는지 모른다.


  '커피'에 다가간 과정은 다르지만 사진을 보니 저자도 커피에는 진심이 느껴진다. 내겐 에스프레소는 주로 남타커로 즐기는 음료지만 저자에게는 직접 만들어 마시는 커피다. 모카포트는 내 스타일과 맞지 않아 유럽에서 가져온 비알레띠를 선물 받아 몇 번 추출을 해보고는 다시 핸드드립으로 돌아갔으니.. 책 속 우리나라 커피에 대해 '장비빨'을 얘기하지만 저자가 이 글을 언제 썼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반은 공감하면서도 반은 공감하기 어려워진다. 장비에만 신경을 쓰는 이들도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커피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려는 커피인들도 현재는 많기에... 오히려 그냥 커피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지 않고 카페를 하는 이들에게는 머신은 뭐가 좋은 것인지 중요하지 않은 것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원조는 각자가 만들어간다.(p.108)는 말은 현재 각자의 커피를 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라 할 수 있을 듯했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편견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고 내가 잘 아는 분야라 더 아쉬웠던 것 같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를 더 쉽게 생각하는 경향은 있기에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색'에 대한 글은 유독 나와 코드가 맞았던 글 같다. 사진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색에 관심을 가졌던 내게... 그리고 오랜 인연과의 만남을 갖고 온 내게 추억을 자극하는 글로 다가왔다. '볼트'에서는 사소한 것처럼 여겨지나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한다. 지금 우리의 생활 안에서도 하찮게 생각하지만 가장 중요한 무엇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둘러봐야 할 것 같다. 지난달 우연히 얻어 탄 세일링 요트클럽의 지인의 차에서도 작은 부품 하나의 부재가 만들어낸 효과가 떠오른다. 그 부품을 구할 수 없어 큰 이상은 아니지만 차에서 작은 소음이 발생했던 경험도 떠오른다.



  자동차 디자이너인 저자의 일상 기록은 나의 기록과 다르다. 각자의 언어와 스타일이 있는 것이다. 저자의 기록은 저자의 디자인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나의 기록은 후일의 다른 창작물에 영향을 주거나 생각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제 24년째 연락을 이어온 지인과의 만남을 떠올린다. 그 만남에서 나는 잊고 지낸 기억의 파편들을 만나지만 이미지보다는 이름이 그나마 더 기억이 났다. 내 사고가 이미지 보다 텍스트를 더 선호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텍스트와 함께 떠오르는 순간순간의 장면들도 오래되었으나 내 기억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저자의 '딴 생각'을 엿보며 나의 '딴 생각'들을 돌아보게 된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의 기록은 어떻게 기록되고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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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바리스타 첫걸음 - 집에서 시작하는
황호림 외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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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취미로 처음 손을 댄 것이 2006년 정도였던 것 같다. 한창 건강이 좋지 않아 한의원을 다니며 먹을 때 술 대신 마시게 된 아메리카노. 그렇게 새로운 것을 취미로 다가가게 됐다. 그 시작은 지금처럼 개정되기 전의 『허형만의 커피 스쿨』이었다. 그 책을 보고 영상을 보며 집에서 핸드드립을 마시기 시작했다.


  결국 8년 정도가 지난 후에는 커피를 직업으로도 했었으나 나이가 있어 취업이 여의치 않았다. 직업으로 커피 일을 하며 로스팅까지 배운 후 현재 나는 홈바리스타 겸 로스터다. 직업은 아니지만 여전히 커피를 볶고 내리는 중이다. 이 책을 접하게 된 이유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와 집에서 커피를 내리는 내게 최근 홈카페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어 읽게 됐다.



  책의 구성은 여느 커피 도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홈 카페에 초점을 맞춘 책이라 코로나 시대로 더 성장한 홈 카페의 이야기들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으나 기대로 끝내야 했던 것 같다. 16년 차 홈 바리스타이자 8년 차 로스터이고 나름 여러 커피 도서를 섭렵했기에(뭐든 일단 배우게 되면 책을 많이 읽게 된다) 내게 있어 특별한 것은 없었으나 홈 카페를 이제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운 내용이 아닐까 싶다.


  파트 2의 다양한 홈 카페 도구는 기존의 커피 책들에서도 다루는 것들이 상당 수라 확실히 홈 카페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을 독자로 정하고 쓰인 책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특히 QR코드를 찍어서 영상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은 과거에 비해 편리해졌다. 내가 처음 책으로 접했을 때에는 CD 부록에 들어 있는 영상을 따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만 찍으면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페이퍼 드립과 더치커피 기구들은 물론 종종 꺼내게 되는 에어로 프레스와 이제는 아지트 로스터리 카페에 기증한 사이폰, 초반에 몇 번 사용하고 잘 모셔두고 있는 모카포트 등의 사용법이 낯설지 않다. 나폴리타나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내겐 활용도가 낮을 것 같은 제품으로 보였다.


  카플라노의 제품들은 펀딩을 통해서 잘 쓰고 있지만 여전히 카플라노는 신기하면서 휴대성 좋은 제품이다. 처음 출시 때에 비해 가격도 착해졌으니... 그러나 책에서 다루는 제품이 '카플라노 클래식'을 다루고 있어 브랜드명이 아닌 정확한 제품명을 써주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카플라노의 제품들이 현재 의외로 다양하게 나오는 중이니...


  인퓨전 방식의 제품 중 인퓨전 커피메이커의 기본 레시피 외에도 더치커피 워터드립 방식과 다른 침출식 콜드브루 추출법도 언급을 해줬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스타벅스에서 판매가 되는 콜드브루는 침출식이니 토디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도구 같아 그런 생각이 들었다.


  파트 3 '어렵지 않게 집에서 커피 볶기'는 알지만 시도를 하지 않았었다. 얼마 전 내가 일했던 카페에서 수망 로스팅 대회도 개최했던데 나는 상업용 머신으로 로스팅을 주로 하기에 이 부분에서 다루는 방식에는 자신이 없다. 어깨도 좋지 않고 체프가 날리는 것도 걱정이기에... 지인 중에 프라이팬으로 로스팅을 하다가 교반기가 달린 고기 굽는 그릇을 사용한다고 한다. 홈 로스팅 최악은 역시 체프가 날리는 것인데 그 지인은 로스팅 하며 진공청소기를 틀어놓고 하기에 날리는 체프를 최소한으로 줄였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책에 집에서 로스팅 시 체프가 날리는 주의 사항도 언급을 해주면 좋을 듯하다).


  파트 4 '나만의 커피 찾기'의 내용도 과거 내가 초창기 커피를 공부하던 때의 내용이 주가 되는 듯하다. 그게 기본이긴 하지만 최근에 나온 책이라 어느 정도 기대한 게 있었던 것 같다. 홈 카페 홈 바리스타 첫걸음을 하는 이들에게는 이 내용들조차도 충분히 버거울 수 있으니 이해가 간다. 알아가면서 더 공부하고 더 마셔보며 더 커피에 빠져들지 않을까 싶다. 세계 3대 커피는 맛있게 마셔보면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3대 커피 중에서 예멘 모카 마타리를 좋아한다. 이제는 내가 로스팅 하기에도 생두 가격이 배 이상은 올라 생두를 사지 않고 있다. 그래도 그리운 커피라 종종 카페에서 사 마시게 된다. 책에서 소개되는 희귀 커피들을 다 마셔봤기에(뭐 에스메랄다 최고 낙찰가 게이샤도 한 모금은 마셔봤고 기본 에스메랄다 게이샤는 자주 마셨기에...) 정말 커피를 취미와 직업으로 이어가긴 했구나 싶었다.


  파트 5에서는 커피 추출에 대해 배전도에 따른 추출 방법, 분쇄도에 맛의 상관관계 등을 가볍게 다룬다.


  파트 6 '커피 잔의 선택'은 이 책에서 내게 가장 낯선 내용이 아니었을까 싶다.


  파트 7은 '쉽게 따라 하는 커피 레시피'로 10가지 메뉴를 다룬다.


  파트 8 '커피에 대한 안목을 높여줄 상식 더하기'에서 간단한 커피의 역사 이야기와 나라와 지역에 따른 커피의 맛을 정리하고 있으니 가능하다면 책에 나온 커피를 직접 마셔보며 비교를 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 재미가 쏠쏠하다. 결국 내가 맛을 봐야 하는 취미가 아니겠는가? 나도 처음에는 원두를 사서 내려 마시다 일을 하게 되며 직접 로스팅을 하게 됐지만 다양한 원두를 맛보는 것은 그 자체로 커피 공부가 된다. 로스팅도 손에 익어가면 책에서 소개하는 커피를 생두로 구매해서 직접 로스팅을 해서 마셔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커피 생두를 소분해서 파는 수입사들은 '생두 구매'로 검색하면 찾아보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부록으로 커피 원두 구입을 하는 곳과 홈 카페 도구 구입하는 사이트 등을 소개하고, 저자들의 추천 카페와 커피와 관련된 영화들도 간략하게 소개되며 책은 마무리된다.



  집에서 시작하는 커피, 내가 처음 시작하던 16년 전에 비해 편리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홈 카페 시장이 예상보다 더 빨리 성장한 것 같다. 장비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그러나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싶게 된다) 하나씩 하나씩 늘려가며 나에게 맞는 나만의 홈 카페를 만들기 위한 이들에게 첫 입문서로 좋은 책이 될 거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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