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바리스타 첫걸음 - 집에서 시작하는
황호림 외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커피를 취미로 처음 손을 댄 것이 2006년 정도였던 것 같다. 한창 건강이 좋지 않아 한의원을 다니며 먹을 때 술 대신 마시게 된 아메리카노. 그렇게 새로운 것을 취미로 다가가게 됐다. 그 시작은 지금처럼 개정되기 전의 『허형만의 커피 스쿨』이었다. 그 책을 보고 영상을 보며 집에서 핸드드립을 마시기 시작했다.


  결국 8년 정도가 지난 후에는 커피를 직업으로도 했었으나 나이가 있어 취업이 여의치 않았다. 직업으로 커피 일을 하며 로스팅까지 배운 후 현재 나는 홈바리스타 겸 로스터다. 직업은 아니지만 여전히 커피를 볶고 내리는 중이다. 이 책을 접하게 된 이유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와 집에서 커피를 내리는 내게 최근 홈카페 트렌드를 알 수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어 읽게 됐다.



  책의 구성은 여느 커피 도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홈 카페에 초점을 맞춘 책이라 코로나 시대로 더 성장한 홈 카페의 이야기들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으나 기대로 끝내야 했던 것 같다. 16년 차 홈 바리스타이자 8년 차 로스터이고 나름 여러 커피 도서를 섭렵했기에(뭐든 일단 배우게 되면 책을 많이 읽게 된다) 내게 있어 특별한 것은 없었으나 홈 카페를 이제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운 내용이 아닐까 싶다.


  파트 2의 다양한 홈 카페 도구는 기존의 커피 책들에서도 다루는 것들이 상당 수라 확실히 홈 카페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을 독자로 정하고 쓰인 책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특히 QR코드를 찍어서 영상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은 과거에 비해 편리해졌다. 내가 처음 책으로 접했을 때에는 CD 부록에 들어 있는 영상을 따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만 찍으면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페이퍼 드립과 더치커피 기구들은 물론 종종 꺼내게 되는 에어로 프레스와 이제는 아지트 로스터리 카페에 기증한 사이폰, 초반에 몇 번 사용하고 잘 모셔두고 있는 모카포트 등의 사용법이 낯설지 않다. 나폴리타나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내겐 활용도가 낮을 것 같은 제품으로 보였다.


  카플라노의 제품들은 펀딩을 통해서 잘 쓰고 있지만 여전히 카플라노는 신기하면서 휴대성 좋은 제품이다. 처음 출시 때에 비해 가격도 착해졌으니... 그러나 책에서 다루는 제품이 '카플라노 클래식'을 다루고 있어 브랜드명이 아닌 정확한 제품명을 써주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카플라노의 제품들이 현재 의외로 다양하게 나오는 중이니...


  인퓨전 방식의 제품 중 인퓨전 커피메이커의 기본 레시피 외에도 더치커피 워터드립 방식과 다른 침출식 콜드브루 추출법도 언급을 해줬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스타벅스에서 판매가 되는 콜드브루는 침출식이니 토디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도구 같아 그런 생각이 들었다.


  파트 3 '어렵지 않게 집에서 커피 볶기'는 알지만 시도를 하지 않았었다. 얼마 전 내가 일했던 카페에서 수망 로스팅 대회도 개최했던데 나는 상업용 머신으로 로스팅을 주로 하기에 이 부분에서 다루는 방식에는 자신이 없다. 어깨도 좋지 않고 체프가 날리는 것도 걱정이기에... 지인 중에 프라이팬으로 로스팅을 하다가 교반기가 달린 고기 굽는 그릇을 사용한다고 한다. 홈 로스팅 최악은 역시 체프가 날리는 것인데 그 지인은 로스팅 하며 진공청소기를 틀어놓고 하기에 날리는 체프를 최소한으로 줄였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책에 집에서 로스팅 시 체프가 날리는 주의 사항도 언급을 해주면 좋을 듯하다).


  파트 4 '나만의 커피 찾기'의 내용도 과거 내가 초창기 커피를 공부하던 때의 내용이 주가 되는 듯하다. 그게 기본이긴 하지만 최근에 나온 책이라 어느 정도 기대한 게 있었던 것 같다. 홈 카페 홈 바리스타 첫걸음을 하는 이들에게는 이 내용들조차도 충분히 버거울 수 있으니 이해가 간다. 알아가면서 더 공부하고 더 마셔보며 더 커피에 빠져들지 않을까 싶다. 세계 3대 커피는 맛있게 마셔보면 좋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3대 커피 중에서 예멘 모카 마타리를 좋아한다. 이제는 내가 로스팅 하기에도 생두 가격이 배 이상은 올라 생두를 사지 않고 있다. 그래도 그리운 커피라 종종 카페에서 사 마시게 된다. 책에서 소개되는 희귀 커피들을 다 마셔봤기에(뭐 에스메랄다 최고 낙찰가 게이샤도 한 모금은 마셔봤고 기본 에스메랄다 게이샤는 자주 마셨기에...) 정말 커피를 취미와 직업으로 이어가긴 했구나 싶었다.


  파트 5에서는 커피 추출에 대해 배전도에 따른 추출 방법, 분쇄도에 맛의 상관관계 등을 가볍게 다룬다.


  파트 6 '커피 잔의 선택'은 이 책에서 내게 가장 낯선 내용이 아니었을까 싶다.


  파트 7은 '쉽게 따라 하는 커피 레시피'로 10가지 메뉴를 다룬다.


  파트 8 '커피에 대한 안목을 높여줄 상식 더하기'에서 간단한 커피의 역사 이야기와 나라와 지역에 따른 커피의 맛을 정리하고 있으니 가능하다면 책에 나온 커피를 직접 마셔보며 비교를 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 재미가 쏠쏠하다. 결국 내가 맛을 봐야 하는 취미가 아니겠는가? 나도 처음에는 원두를 사서 내려 마시다 일을 하게 되며 직접 로스팅을 하게 됐지만 다양한 원두를 맛보는 것은 그 자체로 커피 공부가 된다. 로스팅도 손에 익어가면 책에서 소개하는 커피를 생두로 구매해서 직접 로스팅을 해서 마셔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커피 생두를 소분해서 파는 수입사들은 '생두 구매'로 검색하면 찾아보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부록으로 커피 원두 구입을 하는 곳과 홈 카페 도구 구입하는 사이트 등을 소개하고, 저자들의 추천 카페와 커피와 관련된 영화들도 간략하게 소개되며 책은 마무리된다.



  집에서 시작하는 커피, 내가 처음 시작하던 16년 전에 비해 편리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홈 카페 시장이 예상보다 더 빨리 성장한 것 같다. 장비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그러나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싶게 된다) 하나씩 하나씩 늘려가며 나에게 맞는 나만의 홈 카페를 만들기 위한 이들에게 첫 입문서로 좋은 책이 될 거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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