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소크라테스의 말 - 스스로에게 질문하여 깨닫는 지혜의 방법
이채윤 엮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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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하면 "너 자신을 알라!"가 떠오른다. 세계 4대 성인이라는 소크라테스와 관련된 플라톤의 저작을 읽지는 않고 두 권 정도 소장하고 있으나 다른 책 욕심에 읽지 못하고 있었다. 이 책은 그 욕심으로 소크라테스에 다가가는 책이었다. 한 권이지만 플라톤의 저작에서 나오는 소크라테스의 말들을 접하고 앞으로 읽게 될 책들에 대한 준비의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은 12개의 챕터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주제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말'들을 모아놨다. 한 번에 이어지는 것이 아닌 각각의 내용들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 독자가 끌리는 대로 읽으면 된다. 종종 출처가 나오지 않은 부분들도 있어서 그 부분들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기도 했다(바로 직전 출처의 책에서 이어지는 듯하지만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부분들의 내용들이 꽤 익숙했다. 그게 소크라테스의 말인지는 모르고 있었지만 어딘가에서 들어 알고 있던 말들이었다. 역시 첫 부분에서 소크라테스가 왜 지혜로운 사람인지는 이 구절이 확실히 말해준다.

나는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p.047)

  두 번째 챕터에서 만나는 '인간의 일'이라는 글은 일희일비一喜一悲와 일맥상통한다.

인간의 일에는 안정된 것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므로 일이 잘 풀릴 때 지나치게 의기양양하거나 역경에 처했을 때 지나치게 우울해하는 것을 피하라.(p.062)

  '진리는 통한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었다. 인간에 대해서도 소크라테스의 성찰은 남다르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수긍하게 된다. 앞서 첫 챕터에서 인용한 것과 비슷한 내용이 두 번째 챕터에서도 만나게 된다. 자신을 경계하는 소크라테스의 생각이고 자만을 경계하는 글도 이어진다. 반복되는 글들이 보이는 것은 그의 저작이 적기 때문에 주제에 따른 연관된 글도 겹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만큼 더 접하며 소크라테스의 말을 익혀 가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 챕터 교육에 대해서는 처음 나오는 글로 이미 끝난 것 같다. 아래의 문장을 읽으며 종 같은 것이 울리는 느낌을 받았기에...

교육은 불을 피우는 것이지 그릇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p.089)

  우리는 그릇을 채우려고만 했지 불을 피우기보다는 끄려 하는 일들을 많이 경험하진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 그릇의 크기는 유동적이기에 채우는 듯한 모습으로 각자의 한계를 정해 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요즈음 아이들'은 옛 문헌에 '요즈음 젊은 애들은 버르장 머리가 없다'라는 내용이 나온다는 게 이 부분을 두고 말한 것인가 싶었다.


  네 번째 챕터에서는 익숙한 내용이 보인다.

어떻게든 결혼하라. 좋은 아내를 얻으면 행복해질 것이다. 나쁜 아내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p.128)

  전자는 그렇다 하더라도 현시대에 후자는 철학자가 되기 전에 이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일곱 번째 챕터의 처음은 앞으로 읽어야 할 책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지금 읽으며 강렬하게 와닿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정치 참여를 거부한 벌칙 중 하나는 결국 열등한 자들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p.213)

  여덟 번째 챕터의 첫 글도 역시나 진리의 말 같은 내용이다.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을 얻더라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p.247)

  정확한 인용처가 보이지 않는 글들이 익숙한 것은 그만큼 익히 들어온 내용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머리로 안다고 해서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기에 진리는 알고는 있어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며 집에 소장하고 있으면서 아직 읽지 못한 소크라테스의 말이 담긴 책들을 어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플라톤의 『국가』에 대한 궁금증 또한 커지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플라톤이라는 제자가 없었다면 소크라테스의 사상이 어떻게 전해졌을지 모르겠다. 제자가 아니었다면 기록되지 않았던 스승의 말들은 허공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소크라테스가 세계 4대 성인으로 자리하는 것도 플라톤 덕분이 아닐지...


  소크라테스의 말이 담긴 여러 권의 책들 중 한 권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내가 간편하게 읽을 수 있었으나 그만큼 그 책들에 관해 관심도 갖게 해준 책이었다. 특히 내게 익숙한 구절들은 다시금 내 지적 호기심을 깨우는 역할을 해줬다.


  오랜만에 많은 인용을 하게 만든 책이다. 소크라테스의 말이 담긴 책들은 읽지 않았더라도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요약해서 간편히 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며 이 책이 그 후의 독서의 마중물이 돼줄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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