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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챗GPT - 생성형 AI의 원리와 시장 이해, 프롬프트 작성까지, 챗GPT를 일상과 업무에 활용하기 위한 모든 기초 지식! ㅣ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박상길 지음, 정진호 그림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AI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건 기술자나 개발자, 혹은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다루는 영역이라 여겼다. 나는 글을 쓰고, 사람과 대화하고, 감정을 다루는 일을 더 잘하는 쪽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AI는 ‘내 일이 아닌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도 AI와 연결되기 시작했다. 글을 쓰다 막히면 챗GPT를 열고 자료를 찾거나 아이디어를 물어보게 되었고, 그 대답에 놀라기도 하고, 점점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원리가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겉으로는 익숙해진 듯해도 여전히 속으로는 거리감이 있었다. 그래서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챗GPT』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마치 내 얘기를 듣고 누군가 써준 책처럼 느껴졌다. ‘알고 싶지만 너무 어렵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딱 맞는 안내서일 것 같아 반가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을 능가하는 GPT-4’, ‘기계번역을 정복한 인공지능’, ‘챗GPT를 완성한 비밀 레시피’, ‘초거대 모델 최적화 기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마법’, ‘1,000조 시장을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엔비디아와 반도체 전쟁’, ‘인공지능의 미래와 인류의 도전’ 등, 기술적 맥락과 사회적 흐름을 동시에 조망하며 AI를 바라보는 시야를 확장시켜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챕터는 단연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었다. 우리는 흔히 ‘질문을 잘 해야 좋은 답을 얻는다’고 말한다. 이 원칙은 AI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어떤 말로, 어떤 구조로, 어떤 맥락에서 질문하느냐에 따라 GPT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진다. 책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단순하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질문을 여러 번 다듬어가며 결과를 얻는 습관이 생긴 터라, 어느 정도 방향은 잘 잡아가고 있었구나 싶은 안도감도 들었다. 예전에 지인이 챗GPT를 ‘조련’하듯 다룬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웃어넘겼지만, 이제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임을 알겠다.
책에 등장하는 ‘세종대왕의 맥북 던짐 사건’도 인상 깊었다. 물론 실제 사건이 아니라, 챗GPT가 잘못된 정보를 그럴듯하게 생성한 사례다. 이런 현상을 ‘할루시네이션’이라 부르는데, 결과값을 무작정 믿고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창작을 위한 용도라면 어느 정도 허용될 수 있지만, 현실에 영향을 미칠 정보는 반드시 검증이 필요함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 경계를 인식하는 것 역시 AI를 사용하는 사람의 책임이라는 점도 새삼 실감했다.
책을 읽는 내내 여러 번 멈춰 서게 되었다. 책 속 이야기들이 익숙한 뉴스나 내 경험과 겹치면서, 나도 모르게 생각이 깊어졌다. AI는 단지 인간을 대체하려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을까’를 묻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기술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결국은 삶의 태도와 방향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챗GPT』는 단순한 기술 안내서가 아니다. AI 시대에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지금 내가 던지는 질문들’, ‘내가 쓰는 문장들’, ‘내가 맺고자 하는 관계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그것들이 AI와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될 수 있을지를 조심스럽게 성찰하게 한다.
책의 마지막 문장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인공지능은 당신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당신을 대체할 뿐입니다.”(p.387)
이 책은 내가 왜 AI를 공부하려 했는지, 그리고 왜 지금이라도 공부해야 하는지를 확인시켜주었다.
조금은 늦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빠른 편 아닐까. 단순히 사용만 하던 챗GPT에 대해,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나처럼 AI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제대로 활용하고 싶은 ‘비전공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