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의 강남 - 우리는 왜 강남에 주목하는가
김시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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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강남 불패'의 신화는 여전한 것 같다. 공인중개사를 하기 전부터도 강남은 남다르다는 것을 알았으나 나와 상관없는 곳이라 생각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살핀 강남'이라는 띠지의 문구는 내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본 강남은 뭐가 다를까? 


  책은 '강남 이전의 강남', '강남의 탄생', '현대 강남의 세 가지 차원', '강남의 미래' 총 4부로 구성된다. 구성도 구성이지만 머리말에서 솔깃하게 하는 흥미를 던져주더니 프롤로그를 읽으니 더 이 책에 대해 궁금해져 책을 읽어가게 된다. 영등포구에서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살고 있는 내게 과거 '강남'이 곧 영등포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는 게 생소했고, '영동'이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말도 이번에서야 알 수 있었다. 

  1부에서 지금의 강남을 떠올리기 어려운 역사적인 사실들을 접하게 된다. 을축년의 대홍수가 있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워낙 잠실 일대가 홍수에 취약한 지대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자세히는 몰랐다. 우면산이 무너져 내리던 2011년 정도에는 이미 강남에서 일을 하며 물에 잠기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에 지대가 낮은 것도 알고 있었다(몇 년 전에도 잠겼었으니). 법조 단지와 꽃마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시절에는 내가 그 부근에 갈 일이 없었기에... 그나마 코엑스에나 간혹 갔던 기억만 있으니... 대학시절 매주 국립 중앙도서관에 가던 때는 이미 몇 년이 지난 후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당시에 법조 단지들은 정말 얼마 되지 않았기에 더 멋있어 보였던 기억도 있는 듯하다. 

  2부를 읽으며 영등포가 강남이던 시절의 지도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 당시에는 부모님은 결혼하시기도 전이었고, 이 동네로 이사 오신 것은 70년대 중반 이후였던 것 같으시니... 영등포구에 양재동이 속해 있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옆 동네인 여의도에 시청과 법원 지구를 계획했다는 이야기도 솔깃하다. 그랬다면 우리 동네는 진즉에 재개발이 되었을 테고 강남보다 영등포 권역이 지금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뭐 결론적으로 그렇게 안 된 것이 현재의 모습이니... 잠실도 시절의 모습을 사실 종종 생각하긴 했었다. 현재 봉은사역에서 종합운동장 사이의 천이 결국 과거 섬이었던 시절의 흔적이라는 것을 이번 책을 통해 확신하게 된 것. 그동안 강남에 대해 아는 게 그리 많지 않았으나 책을 읽으니 아는 게 거의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3부에서 강남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을 다룬다. 이미지나 설명이 없었다면 크게 생각하지 않았을 내용일지 모르겠다. 교통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개인적으로는 9호선 신논현까지 개통했을 때의 일이 떠오른다. 뭐 그로 인해 더 견고한 불패 신화의 강남은 이어지고 있음도 생각하게 된다. 뭐 어느 곳은 완급조절이 되겠지만...

  4부에서 강남의 미래를 예상하게 되는데 그건 가봐야 알 일이 아닌가 싶다. 재건축과 재개발은 시간 문제이지만 동네를 겪어 보니 의견이 어느 정도는 잘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으나 내가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뭐 현재의 모습을 그때가 되어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첫 강남인 영등포에 살면서 강남은 아니라고 하고 지냈었는데 나름 가볍게 어깨에 힘을 줄 수 있을만한 내용들을 많이 만났다. 강남에 대해 추후 내게 괜찮은 기회가 생기게 된다면 활용하겠으나 현재의 생활 반경이 더 좋기에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듯하다. 

  강남에 대해 아는 게 없었는데 어떻게 탄생되고 현재까지 이어오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강남에 대해 앞으로 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는 시선이 생긴다면 좋겠으나 실질적 연고지가 아니라 또 잊힐지도 모르겠다. 강남에 대해 관심이 갔던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었던 책이라 전하며 강남에 대해 분석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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